국립국악원 전경. ⓒ서인환

국립국악원 국악진흥과에서 특수학교 장애아동의 국악 강좌를 위하여 특수학교에 공문을 발송하여 지원 대상 학교 12개교를 선발하였다.

국립국악원은 국악연주단, 국악박물관, 공연장 등을 갖추고 예술의 전당 옆 우면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방으로는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 진도에 위치한 국립남도국악원을 두고 있다.

그 동안 국립국악원이 주최하는 각종 공연에서 장애인에게는 동반자를 포함하여 50% 입장료 감면을 해 왔다. 그리고 2010년에 특수학교 1개교를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장애아를 위한 국악강좌 강사 지원과 악기지원도 해 오고 있다. 특수학교에서 강의하는 국악 내용은 난타와 사물놀이이다.

문화향유권에 있어서 장애인 정책은 문화시설에서의 편의시설 설치, 문화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향유기회 확대, 엘리트교육으로서 재능발굴과 육성 등이 있을 것이다.

음악을 통하여 음악치료로 장애아동의 심리적 안정과 자존감 형성,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 강화 등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고, 국악을 통한 표현력 향상과 리듬감을 통한 운동능력 강화라는 점도 있겠으나, 국악 이해의 기회를 가지게 함으로써 실제로 접하기 힘든 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해 준다는 순수한 의미가 더 클 것이다.

문화를 향유하기에는 공연을 관람하면서 몸으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겠으나, 국악을 접하기 어려운 현대사회에서는 악기와 국악의 기본적 교육이 필요하고, 직접 악기를 다루어 봄으로써 음악과 자신의 몸과 감정을 일치시켜 감동으로 승화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의 한의 문화와 장애에 대한 심리적 억압과 한을 함께 카타르시스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국악이라는 민중음악을 통하여 소통을 배우고 더불어 함께 통합사회를 이루는 즐거움을 음악을 통하여 누릴 수 있다.

기초 교육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개인적 음악적 재능과 끼를 발굴할 수도 있고, 정서적 안정과 음악세상을 감상하는 법을 배우고 민족과 조상, 역사와 대화하면서 표현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도 있을 것이다.

장애인이 아무런 접근 기회를 가지지 못하다가 공연에 초대되면 공연의 관람 기회는 얻었지만, 같이 호흡할 준비가 부족할 수 있는데, 조기에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가짐으로써 특기를 가지고 대중 앞에 설 수도 있으며, 음악감상의 조예도 가질 수 있어 너무나 소중한 기회라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을 하는 사람도 장애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고, 장애인에 대하여 교육을 하면서 장애인에게 교육할 방법을 연구하게 될 것이며, 국악 전문가가 장애인의 맨토로서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가장 소외되고 이해시키기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면서 국악에 대하여 새로운 발견을 하고 보다 높은 예술의 경지를 획득함과 동시에 국악의 대중화에 대한 대안도 발견하지 않을까 싶다.

3월 31일 전국 12개 지역 특수학교 파견 국악 선생님들이 국립국악원에 모여 1년간의 활동을 준비하고 교육 방법에 대한 강의도 듣고 장애인에 대한 기본 인식교육도 받았다.

장애아동 중 집중력이 지속적이기 힘든 경우나, 중증 장애로 인하여 학습의 진도가 뒤쳐지는 경우 등 선생님들의 고민들이 서로 논의되기도 하였다.

눈높이를 낮추어 장애아동의 눈높이에 맞출 것, 급하게 성과를 바라지 말 것 등이 주문되었다. 칼로리를 계산하여 과일 하나의 섭취로 당장 몸의 영양 효과를 기대하고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맛으로 먹다 보면 세월이 지난 후 성장을 볼 수 있듯이 지치지 말고 그렇게 진득하게 기다리면서 헌신할 것도 주문을 받았다.

인형극 등 다양한 전통놀이 문화 등 아동의 흥미를 유발할 소재나 교육 내용들이 많은데, 난타와 사물놀이로 한정하여 단일한 기술의 지속적 연습이 아동들의 흥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국악원에서 교육 내용을 한정하는 것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였다.

많은 특수학교 중 12개만이 국악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아쉽고,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모든 장애아동들에게 이러한 교육기회가 주어지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일이다.

특수학교에 교사가 파견되는 것도 필요하지만, 특정 장소에 찾아가 장애아동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지고, 판소리나 창 등 보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소질을 개발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해 보인다.

현재 장애인 중 국악과를 졸업하여 국악을 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도 있고, 국악예술단을 조직하여 창작과 발표 활동을 하는 분들도 있다. 이러한 분들이 외롭지 않도록, 그리고 장애인 행사가 아닌 국민들 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면서 갈채를 받을 수 있는 장도 자주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에 국악 교육을 받는 장애아동들은 여름방학에 남원에 위치한 국립민속국악원에서 합숙 캠프를 하게 된다. 전국의 장애아동들이 한 자리에 모일 것이다.

1년 간 교육을 받은 결과를 자랑할 수 있는 전국 특수학교 국악경연대회가 가을쯤에 열리도록 장애인문화축제에 이들을 초대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3년 간 시행을 예정으로 하고 있지만, 교사들이 안정적 교직을 보장받지 못함으로 인해 불안해지지 않도록 프로그램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교사들이 더욱 신념을 가지고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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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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