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개 장애인단체들이 모여 2012 총선연대를 구성하여 장애인의 공약 개발과 그 공약의 실현,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 장애인비례대표 추천인 발굴 등의 일들을 하고 있다.

이 총선연대는 각 당의 관계자들과 간담회, 토론회를 통하여 장애인들의 숙원사업들을 공약에 수용하도록 촉구하는 활동과 더불어 장애인 당사자 비례대표를 총선연대가 추천하는 것을 정당이 받아들이도록 노력하였다.

어느 당이든지 훌륭한 장애인을 추천하는 것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원칙적으로 답하였으나, 또한 어느 당이건 반드시 총선연대에서 추천한 사람 중에서 책임을 지고 공천하겠다고 약속한 곳은 없다.

풍부한 인력풀을 가지고 당의 공심위에서 19대 국회를 끌고나갈 장애인 비례대표 인물을 찾고 있고, 그러한 인물을 추천하는 것에 정당도 도움이 되므로 추천을 거부하거나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총선연대를 통하여만 추천이 가능하다고 한정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장애인 당사자 중에서도 훌륭한 인물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정치인이라고 하여 최고의 인물이라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인으로 추천되는 사람이 장애인의 인물됨의 순위일 수도 없다.

그러나 숨은 인재를 찾아 당이 새로운 인물로 수혈을 받는다면 정당도 더욱 강해질 것이고, 참된 인물을 발굴하여 장애인계에도 공헌하는 바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총선연대가 굳이 비례대표를 추천하는 이유는 정당이 인물을 발굴하는 기능이 약하거나 믿지 못하여서는 아니다.

장애인 당사자의 손에 의하여 대표를 검증함으로써 장애인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자는 것이고, 장애인과 소통이 원활히 되는 모습을 공천 과정부터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기에 각 정당마다 10명이나 되는 인력풀을 추천하고 경선으로 순위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순위로 추천 명단만 작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하게 된 것은 그 동안 장애인 당사자 의원이 비례대표로 다수 있었으나, 그 선출에 있어서 아무런 소통이 없으니 장애인의 대표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지역구 의원은 지역인의 손에 의해 선출되었으므로 대표성이 확실하지만 비례대표는 직능은 있으나 대표성이나 선출해 준 소속이 없어 힘이 약하기도 하고, 그 직능단체와 소통도 약한 것이 사실이었다.

정당에 줄을 대어 비례대표로 추천되면 그사람이 마치 그 직능의 대표처럼 개선장군이 되어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분명 군림하는 정치이다. 그리고 편중된 정책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반면 장애인 당사자의 손에 의해 추천되면 진정한 장애인의 대포로 힘을 가질 것이고 의정활동에서도 확실한 소통 구조가 마련될 것이다.

각 정당에서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물을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당에서 힘을 가진 사람에 의하여 주위의 어느 장애인이 장애인 대표로 변모하도록 작동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개별적으로 공천을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총선연대의 추천자를 우선 선정함이 마땅하다.

총선연대가 민의를 반영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심사를 하고, 정책토론을 하고, 배심원단을 통하여 투표까지 한 마당이니 마땅히 그 민의를 반영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민의를 거부하거나 몰라서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이라면 소통을 건너뛰고자 하는 사람이거나,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이거나, 개별적 정치적 배경은 있으나 당사자성은 약한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비례대표를 더 이상 정당의 표를 얻기 위한 이벤트용이나 선거용 홍보대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림이 된다’, ‘물건이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당사자와의 소통과 민의를 반영하는 정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 인구 10%의 소중한 표가 이제 정권을 바꿀 케스팅 보드가 될 것이다.

각 정당이 이 표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총선연대의 추천은 대단히 무게 있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며, 장애인의 지지와 동의를 받은 대표로 대접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당사자의 갈망을 외면하는 정당에 대해 우리는 정당이 우리를 버리기 전에 우리가 그 정당을 버릴 것이다.

지금까지 장애인은 선거에서 동정을 통하여 국민의 표를 구걸하는 대상이 되었다. 이제 선심성으로 한 자리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권리로서 당선 안정권에 장애인 비례대표가 배정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 국민의 한 계층인 장애인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장애인을 위하는 길이라며 별도의 인물을 발굴한다면 그 당은 국민과 소통을 거부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정당은 국민을 버리고는 존재하지 못한다. 총선연대는 헤어질 수 없는 절대적 관계로 결국 정당은 총선연대의 추천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이 것은 최초로 직능단체로서 투표를 한, 민주주의 실현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정권 교체나 지지도의 하락 등 국민의 마음은 움직이는 것은 '사랑'이다.

움직이는 사랑이 그래도 그 사랑을 지속하고 싶어 이브의 경고를 보낸다. 정당이 원하는 소통과 지지라는 선물을 가지고 이브는 정당을 향하여 구애와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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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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