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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 못지않은 장애인'에 만족 못한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2-15 09:38:20
첫 칼럼에서도 거론한바 있지만, 장애인 중심의 주류 언론에서 다루어지는 장애인의 모습은 장애라는 불리한 조건을 본인의 굳은 의지로 이겨낸 '의지의 한국인'들이 대부분이다.

사회가 짊어져야 할 부분을 개인의 의지로 극복해내기를 요구한다는 점 외에도 이러한 보도들이 가진 문제는 또 있다. 이들이 장애인들과의 불합리한 비교를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주제의 일련의 기사들을 보면, ‘장애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못지않은 성적을 내었다’와 같은 문장들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이들이 ‘장애인/장애인’의 이원적 구분을 고착화시킨다는 점 이외에도 장애인의 능력을 최대 장애인 ‘못지않은 수준’으로 한계짓는다는 문제가 있다.

‘못지않다’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일정한 수준이나 정도에 뒤지지 않다’이다. 이 사전적 의미로 미루어 보건대, ‘장애인 못지않은 장애인’은 그저 ‘장애인장애인보다 못하다’라는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 ‘그렇지 않다’라고 부정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장애인/장애인’을 동일선상에 놓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장애인장애인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들을 무시한 일방적 한계 짓기일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장애인 학생과 시각장애인 학생이 있다고 했을 때 그 두 학생에게 시간의 차이 없이 똑같이 100분의 시간을 부여했다고 해 보자. 문제를 읽는데 불편함이 있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시간이 부족해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시각장애인 학생의 점수가 높기란 사실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만약 이것을 토대로 하여 ‘장애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못지않은 점수를 받았다.’ 라고 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결론일까.

사실 조건이 불리함에도 좋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조건이 동일하다면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장애인 못지않은’ 점수로 규정해 버린다면 장애인이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위치는 '장애인 못지않은 점수'의 수준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우리는 ‘장애인 못지않은 장애인’에 만족하지 않는다. 장애인이기 이전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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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정연욱 (yu_20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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