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러에서 주로 많이 발생하는 문제점들과 그에 대한 관리 요령들을 살펴보자. 컨트롤러는 무엇보다 습기나 열 등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

우선, 컨트롤러가 습기로 인한 고장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컨트롤러는 컴퓨터의 CPU처럼 전자칩과 회로들로 구성되어 있어 습기에 매우 민감하다. 그러나 사용 환경에서 습기에 노출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적인 노출의 경우는 비를 맞거나 음료가 떨어지거나 세면 시 물이 컨트롤러의 내부에 스며드는 것이다.

간접적으로 습기에 노출되는 경우는 장시간 컨트롤러 커버를 씌운 채 사용할 때, 컨트롤러 작동 시 발생하는 열과 외부 기온 차이에 의한 습기가 발생하여 전기 스파크가 일어나 미세한 칩들이 고장 나는 경우이다.

필자는 전동휠체어 컨트롤러를 사용하던 중 습기로 인해 서너 번의 수리와 한 번의 교체를 한 적이 있다. 조이스틱 고무 덮개가 찢어진 것을 바쁘다고 미루다가 습기에 노출되어 컨트롤러를 전혀 쓸 수 없게 되었고 결국 컨트롤러 전체를 교체하였던 적이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은 격이었다.

만원으로 조이스틱 고무 덮개를 일찌감치 교체하였다면 될 것을 결국엔 40만원이나 들여 중고컨트롤러로 교체하였던 것이다.

또한 한 친구의 경우, 비가 올 때 컨트롤러에 비닐을 씌워 사용한 후 벗기지 않고 그 다음날 까지 씌운 채로 있다가 결국 전동휠체어가 오작동하는 것을 보았다.

이는 습기가 있는 비닐을 벗겨 컨트롤러를 건조시켜야 하는데, 다음 날까지 씌운 채 방치하였기 때문에 컨트롤러에 습기가 들어가 미세한 센스 부분에 전류가 흘러 오작동한 것이었다.

그 다음날 친구가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휠체어가 작동되지 않았고, 수업 시간에 컨트롤러의 전원을 끈 상태에서 갑자기 휠체어가 앞으로 미끄러지듯 주행하였다고도 한다. 만약 도로변이나 지하철의 플랫폼 같은 위험한 장소에서 주행할 경우 컨트롤러의 오작동이 발생한다면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컨트롤러가 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몇 가지 사용 요령을 말해 본다면, 가능한 습기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야 하며 굳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 컨트롤러 전용 커버나 적어도 비닐을 씌워서 습기가 컨트롤러 내부로 스며들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

전용 커버나 비닐도 장시간 씌운 채 방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컨트롤러 계기판의 덮개나 조이스틱의 고무 덮개가 찢어지거나 접착력이 약해져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내부로 비나 물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빨리 교체하거나 수리해야 한다.

그 밖에 컨트롤러는 열에도 주의를 해야 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겨울철에는 실내 난방을 위한 전기난로나 난방 기구에 의해 컨트롤러가 뜨거워지기도 했으며, 여름철에는 뜨거운 한낮 실외에서 사용하다보면 컨트롤러가 짧은 시간으로도 태양열에 의해 쉽게 뜨거워지는 것을 보았다.

이 때 열에 의해 컨트롤러 계기판 덮개의 접착제로 사용되었던 양면테이프가 녹으면서 접착력이 약해져 계기판 덮개가 벗겨지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난방기구나 여름철 태양열에 의해 컨트롤러가 열에 장시간 노출되면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오작동을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필자가 관찰한 바로는 기존에는 메인컨트롤러와 조이스틱이 하나로 된 컨트롤러(PNG형: 오토복 구형/케어라인/대세/SS케어)가 사용되어졌으나 최근에는 이 두 개가 서로 분리된 모델(샤크형: 휠로피아 럭셔리, 인바케어 토크)이 사용되고 있다. 오토복 신형 모델의 경우도 분리된 컨트롤러를 적용한다.

이는 사용자가 전동휠체어를 관리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용이하다. 즉 메인컨트롤러와 조이스틱이 분리되어 있어 수리나 교체 시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컨트롤러에서는 조이스틱의 고장률이 높은 편인데, 분리되어 있는 모델의 경우 조이스틱만 교체하면 되는 것이다.

대략 가격을 비교해보면 메인컨트롤러와 조이스틱이 하나로 된 것은 60만원, 분리된 것은 조이스틱 가격만 25만원 정도이다.(출처 : 전동휠체어 품질 및 안전성 시험결과 보고서, 한국소비자원, 2011년)

컨트롤러 종류. ⓒ이평호

여기서 잠깐 필자가 사용하는 컨트롤러 방수 커버는 장애인 의류용품 맞춤제작 업체(마이리오)에서 구매 또는 맞춤제작할 수 있다.

PNG형이나 샤크형 컨트롤러 커버는 기성품을 바로 구입(2만원5천원)할 수 있고, 기타 다른 모델의 컨트롤러 커버는 맞춤제작도 가능하다.

컨트롤러 종류. ⓒ이평호

이제 타이어에 대해 알아보자. 전동보장구 타이어에는 공기타이어와 통타이어가 있다. 사용 환경에 따른 타이어의 특성을 고려하여 선택한다면 안전과 비용의 절감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공기타이어는 충격을 흡수해 승차감이 좋고 단가가 싼 편이다. 단점으로는 펑크가 나기 쉽고 적정 공기압을 주기적으로 체크해 주어야 하고 타이어가 쉽게 마모되어 관리 유지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타이어는 타이어 내부가 공기가 아닌 우레탄 재질로 채워져 있어서 펑크나 공기압 체크를 할 필요가 없고 타이어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타이어 내부가 채워져 있는 형태여서 탄성이 적어 충격흡수가 잘 되지 않아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공기타이어와 통타이어의 장점들을 보완한 제품도 있다. 공기타이어의 경우 고무재질에 카본성분을 혼합하여 제작된 것이 있는데, 일반적인 고무타이어보다 마모가 덜 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통타이어에서는 충격흡수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소프트통타이어가 있다.

여기서 잠깐. 타이어의 제원 항목 중에 2pr 또는 4pr로 표기되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 pr이란 면섬류를 기준으로 하여 타이어에 사용된 코드의 강도와 면섬유 몇 장에 해당하는지를 의미하는데, 2pr은 코드가 두 겹이고, 4pr은 코드가 네 겹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측만이 있고 몸을 전적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는 장애특성 때문에 충격흡수를 잘 하는 공기타이어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울퉁불퉁한 노면이나 턱이 많은 국내의 현실에서 공기타이어는 충격을 완화해주고 공기타이어의 탄성으로 턱을 넘을 수 있게 해주는 장점 때문이다.

필자가 아는 한 사람은 앞바퀴는 공기타이어, 뒷바퀴는 소프트통타이어를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공기타이어가 탄성에 의해 턱을 넘기 쉬우므로 앞바퀴를 사용하고 뒷바퀴는 펑크가 잘 나지 않는 통타이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동보장구 타이어에는 두 종류의 디자인이 있는데, 접지면이 둥근 형태와 평면 형태가 있다. 이 중 평면형 타이어가 마모가 덜 되는 편이다. 이는 평면형 타이어는 접지면 전체가 지면에 닿아 고루 마모되고 둥근형 타이어는 주로 접지가 많이 되는 타이어의 중앙 부분이 먼저 마모되기 때문이다.

타이어는 사용 환경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용 환경을 고려해볼 때 실내에서는 폭이 좁은 둥근형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좁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실내의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노면이 고르지 못한 실외에서는 평면형 타이어, 그 중에서도 광폭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지지면적을 넓혀 주어 더욱 안정적이다.

실외에서 주로 광폭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은 미끌림과 제동거리를 단축시키며 사용자의 피로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타이어와 배터리 소모와의 관계에서 광폭타이어를 사용하게 되면 휠체어의 배터리 소모가 더 많아진다는 것도 알아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주로 실내에서 사용하는 경우라면 굳이 배터리 소모가 많은 광폭타이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휠체어 업체 엠코리아 관계자에 의하면, 외국의 경우에는 겨울철 눈길과 빙판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노우 타이어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용자가 적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판매나 제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타이어 중 광폭타이어가 지지면적이 넓어 미끌림이 덜 하고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보아진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휠체어로 이동이 많다든지 타이어가 쉽게 마모되는 환경에서 휠체어를 사용할 경우, 일반적인 휠체어용 타이어로는 교체가 잦아 AS 비용도 많이 든다. 이런 경우라면 좀 더 견고한 소형 오토바이용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는 오토바이에 사용되는 타이어와 튜브가 표준 사이즈로 제작되어 휠체어의 바퀴 휠과 크기가 맞는다면 사용될 수 있다.

그 밖에 타이어 대한 자세한 정보는 타이어의 측면에 표시되어 있는데, 타이어의 크기, 마모에 따른 교체 시기, 적정 공기압 등을 알 수 있다. 특히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동보장구를 사용하지 않고 오래 방치하면 제품을 사용할 때 보다 오히려 타이어에서 공기가 쉽게 빠진다. 타이어 공기압이 충분치 않으면 주행 중 부하발생으로 배터리의 소모가 많아지고 속도저하도 일어난다. 앞바퀴는 30~35 PSI 정도 뒷바퀴는 35~40 PSI 가량 공기압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지난번 칼럼에서 독자께서 질문을 주셨는데, 충전 시 나는 소리는 전동보장구의 어댑터에서 나는 소리로 충전을 위해 교류를 직류로 변환될 때 발생하는 어댑터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 팬이 도는 소리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팬 소리보단 충전 램프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그리고 충전 시간은 배터리용량과 전압, 기온에 따라 다르지만 램프의 완충시점에서 3~5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3편에서는 전조등(안전등)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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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평호 칼럼리스트
나사렛대학교에서 재활공학을 전공했으며, 보조공학기기 개발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지내오면서 주변의 친구들이나 아는 장애인들이 보조공학기기 관련 정보와 사용하고 있는 보조기구의 관리 요령들을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늘 남의 일 같지 않았다.장애인당사자로서 사용하고 체험한 기기들에 대한 소개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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