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마르타 빈야드'라는 지명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이유는 미대통령 여름 별장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르타 빈야드'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속한 226평방미터 크기의 작은 섬마을이다. 인구 1만5천명 정도의 마을 주민이 살고 있는 곳이지만 여름에는 7만5천명이 될 정도로 여름휴가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정작 이 '마르타 빈야드'라는 곳이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청각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미국에서도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수화가 여러 갈래로 발전해 오면서 결국은 미국수화(American Sign Language)로 통일되게 되었는데, '마르타 빈야드'에 살았던 청각장애인들은 그들이 따로 수화를 창안해 사용할 정도로 우수했다. 그들이 사용했던 수화를 '마르타 빈야드수화'라고 부른다.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은 마르타 빈야드 커뮤니티에서는 '농아'를 '장애'라는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고 소위 말하는 '정상인'과 구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자연히 이들에 대한 사회적 태도 역시 비장애인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예를 들면 사람마다 얼굴모습이 다르고 머리카락 색이 다른 것처럼 말하는 방법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다. 이러한 이해는 미 주류사회의 장애인식과 크게 다른 것이어서 장애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마르타 빈야드'에 청각장애인이 많았던 이유에 대해 여러 갈래로 추측을 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청각장애인들이 이 곳으로 이주해 와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 작은 섬마을에서 200여년 동안 그 맥을 이어오면서 청각장애인들이 살아왔는데, 그들의 수가 국가 평균의300배나 될 정도였다고 한다. 빈야드 마을 주민 4명중 한 명이 청각장애인이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 한동안 이들의 청각장애는 유전적이라는 가설이 세워졌을 정도이다.

'마르타 빈야드' 마을은 이미 말한대로 사회 전체가 청각장애를 장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청각장애인이 아닌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청각장애인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오히려 수화를 배웠고, 자기는 말하면서 수화를 동시에 사용하는 습관과 전통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전통은 비교적 최근까지 이어져 왔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전통인가! 그야말로 장애가 없는 사회였다!

*역대 미국대통령의 청각장애인 이해에 대한 에피소드

1. 토마스 제퍼슨 : 청각장애인 노예를 데리고 있었는데 이 들이 일급 포도주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결국은 미국의 최고급 포도주인 '버지니아주'를 만드는데 기여하였다.

2. 데오도르 루스벨트 : 서부 개척시 옐로스톤을 발견할 때 루스벨트를 안내했던 가이드가 청각장애인이었다.

3. 아이젠하워 : 전쟁 당시 수화를 전쟁 암호로 종종 사용하였다.

4. 존 F 케네디 : '마르타 빈야드'에서 가장 많이 파티를 한 대통령이지만 청각장애인 주민을 파티에 초청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5. 우드로우 윌슨 : 청각장애인 대학인 갈로데 대학 졸업식에 연설을 한 유일한 대통령이다

6. 프랭클린 루스벨트 : 백악관 조수로 청각장애인을 채용하여 자신의 휠체어를 밀게 하였다.

7. 리차드 닉슨: 수화통역사를 공식적으로 채용한 첫 번째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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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덕 칼럼리스트
“장애신학” 저자(Ph.D). 다운증후군 딸 조이의 이름을 따서 [조이장애선교센터]를 설립하여 조이와 같은 지적장애인들과 함께 삶을 나누고 있으며 그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이야기들과 하나님이 주시는 영감들을 글에 담아내는 사역을 함께 하고 있다. 지금은 “House of Joy"라는 이름으로 많은 나라에 장애인들의 공동체를 설립하고, 장애인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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