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동보장구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사용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장애인 단체나 보조공학서비스 기관들은 전동보장구 관리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과 수리사업들을 실시하고 있다.

필자는 그동안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면서 나름 터득한 경험과 정보들을 모아 전동보장구 관리 요령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아래에서 설명하는 전동휠체어의 제원은 모터 450W 4600RPM, 최대속도 8km/h, 배터리 12V 36Ah, 주행거리 32km로 전제한다.

배터리와 관리 요령

필자가 전동보장구의 배터리에 대해서 자료를 찾아본 바로는 전동스쿠터에는 건식 납배터리가 주로 사용되고, 전동휠체어에는 건식 납배터리나 젤타입 배터리가 사용된다.

표준 36Ah 배터리의 경우 초기 제품을 구입해서는 약 10시간 이상 완전 충전을 해줘야 하고, 초기 충전으로 배터리는 88%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으며, 5~6번의 충전과정을 거쳐야만 100%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충전에 소요되는 비용은 한 달에 2~3천원 정도이다. 배터리를 장시간 보관할 때에는 완전 충전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배터리의 수명은 대략 충전 횟수로는 300회 이상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 우선 배터리를 완전 방전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완전 방전될 시 배터리액에서 화학 성분이 분리돼 정상 효율을 낼 수 없다.

전동보장구 컨트롤러의 배터리 게이지는 빨강, 주황, 연두 색상으로 표시되는데, 연두색이 다 사용된 후 주황색으로 넘어오게 되면 배터리가 약 70%까지 소모된 상태이고, 빨강색으로 넘어오게 되면 90%까지 소모된 상태로 배터리의 잔량은 대략 10% 미만이 된다.

업체에서는 주황색까지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완전 방전되어 배터리가 망가진 경우 충전을 하면 배터리 게이지가 꽉 찬 것으로 보여도 실제 주행거리를 사용할 수 없는 거짓 표시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권장 충전 시간 외로 대략 3~4일 이상 무리하게 충전하면 배터리의 과열로 인해 부풀어서 망가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배터리는 과충전뿐만 아니라 사용 환경에 따라서도 과열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20~25도의 상온에서 가장 효율이 좋은데, 28~35도 이상의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완전 방전 경우와 같이 망가질 수도 있다.

따라서 여름철 실외에서 장기간 사용할 때, 노면의 복사열에 의해 배터리가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늘을 이용하거나 잠깐이라도 휠체어의 열을 식혀주는 것이 센스.

배터리의 수명과 관련해 메모리 효과와 충전 횟수를 잘 알고 관리한다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는 조금 사용하고 다시 충전하는 것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자주 충전되는 시작점을 기억해 그 구간은 최대 효율을 나타내지만, 사용되지 않았던 용량은 본래의 성능을 발휘할 수 없는 현상이 있다.

이와 같이 배터리가 마치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의 한계를 기억하는 것과 같은 현상을 메모리효과라고 한다. 따라서 배터리는 완충하였다가 허용하는 방전하한까지 사용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가장 잘 사용하는 방법이다.

배터리 용량이나 충전기의 용량에 따라 충전 시간은 다르지만, 겨울철에는 완전 충전을 할 경우 업체의 권장 충전 시간보다 3~4시간을 더 충전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실외에서 충전할 경우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배터리는 충전할 수 있는 횟수는 제한돼 있다. 대략 36Ah 배터리의 경우 300회 이상 충전한 이후부터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위의 메모리효과와 충전 횟수를 연결해 생각해 보면, 배터리 잔량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도 매일 충전할 경우 효율이 떨어져 주행거리가 짧아질 수 있고, 1년 동안 365회를 충전하게 돼 300회를 넘게 되고 따라서 배터리의 수명이 1년조차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주변에서 보면 배터리를 완전히(빨강색 게이지 1개까지) 방전시킨 후 충전하면 효율이 좋다는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구매 초기 단계부터 배터리를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잘못된 상식은 배터리 기술이 안 좋았던 예전의 일이다. 요즈음 생산되는 배터리는 품질이 향상되어 완전 방전될 시 배터리액이 황산 등 화학 성분이 분리되어 배터리를 망가뜨린다고 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배터리의 주황색 게이지가 4개 중 2개가 남아 있을 때(80%가 방전된 상태) 충전하는 것을 한 달에 2~3회 정도 해주면 배터리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도 한다.

배터리의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는 요령으로는 앞서 말한 기온뿐만 아니라 몸무게나 가방의 무게와 도로 상태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가방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휠체어 제조 회사가 표시한 주행거리는 실제 생활 환경이 아닌 평지의 일직선 코스로 테스트한 것이라서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표시된 주행거리보다 짧을 수 있다.

우리나라 인도의 보도블록 상태나 시골의 비포장 노면은 고르지 않아 배터리가 더 많이 소모되어 그만큼 주행거리가 짧아진다. 그리고 주행거리를 계산할 때 갔던 만큼 되돌아오는 거리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가 전동휠체어의 A/S를 몇 차례 받으면서 느꼈던 점은 작은 부품의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전체를 교체하게 돼 필요 이상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있었고, 주변에서도 유사한 경우들을 보았다. 간단한 부품 교체의 수리 정도는 사용자가 기본으로 알고 있으면 업체의 상술에 의해 필요 이상의 부품 교체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될 것이다(아래 모터브러쉬의 예를 참조)

전동보장구는 전기 모터에 의해 구동되는 것으로 모터(전자석과 코일로 구성)의 성능은 450W, 4600RPM으로 표시되며, 450W는 배터리에서 모터로 입력되는 직류전류, 4600RPM은 분당 회전수를 의미한다. 모터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기어부와 모터가 하나로 된 것이 있고 모터, 전자브레이크, 기어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다.

모터의 과부하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생긴다. 중량 초과로 인한 것으로 사용자의 과체충이나 또는 동행자가 걷기 힘들거나 재미삼아 전동휠체어에 올라타는 경우는 모터에 무리를 주어 과부하가 되고 기어를 손상시켜 모터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또는 장시간 주행 시 모터의 회전에 의한 과열이 발생할 수 있는데, 대략 1.5 내지 2km 마다 멈추어서 모터의 열을 식혀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비포장 도로, 눈이 쌓인 길, 오르막길 등에서 무리한 주행을 하여 모터의 과부하가 생길 수도 있다.

필자의 경우 눈이 쌓인 길을 가다가 바퀴가 눈에 빠져서 나오려고 작동하던 중 바퀴는 그 자리에서 공회전만 하고 타는 냄새가 난 적이 있었다. 그 때 주변 사람들에게 휠체어를 밀어달라고 요청해 어렵게 빠져나온 적이 있다. 만약 이 때 재빨리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계속 혼자 끙끙거리며 공회전 시켰다면 그야말로 모터가 타버렸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오르막길이나 경사진 곳을 진입할 때 자동차 기어 변속 시 나는 소리처럼 모터부에서 으드득 소리가 난 적이 있다. A/S 기사는 기어가 이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터의 이상이 있을 때는 주행 중 모터의 회전 속도가 떨어져 갑자기 멈추거나, 한 쪽 모터만 고장 난 경우는 한 쪽으로 회전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모터 교체 시 앞서 이야기했던 모터의 종류에 따라 기어와 모터가 하나로 된 것이라면 전체를 바꾸어야 하고, 기어와 모터를 따로 교체할 수 있으면 둘 중에 하나만 교체해 수리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그 밖에 모터에 물이 들어가는 경우나 기타 소모품의 노후, 접촉 불량, 외부 충격으로 인해 모터가 고장나기도 한다. 장기간 사용 시 모터와 배터리의 연결부 또는 컨트롤러와 모터의 연결잭이 먼지 또는 주행에 의한 진동으로 느슨해지거나 접촉 불량이 발생하기도 한다.

필자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모터의 고장을 경험한 적이 있다. 기숙사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전동휠체어와 같이 내리다가 다른 전동휠체어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서 필자의 휠체어 측면 뒷바퀴 부분을 부딪쳤다. 그 후 채 몇 미터를 못 가서 부딪힌 쪽의 모터가 멈추어 버렸는데, 결국 모터를 교체해야만 했다. 다른 전동휠체어와 부딪치는 정도로도 모터가 고장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작은 소모품의 노후로 모터를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

전동휠체어가 갑작기 멈추거나 한 쪽 모터만 작동해서 회전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우선 모터브러쉬의 이상을 점검해야 한다.

모터브러쉬는 배터리에서 모터로 들어오는 전력을 전자석이 위치한 코일부로 보내는 역할을 하며, 이것은 자동차의 점화플러그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자동차의 경우 점화플러그의 교체 주기가 되거나 먼지와 기름때 등이 쌓이게 되면 시동이 잘 걸리지 않거나 엔진이 꺼지는 현상이 있다. 전동휠체어의 경우 모터브러쉬 노후되면 갑자기 멈추거나 한 쪽으로만 회전하게 된다. 이 경우 모터브러쉬만 교체하면 되고 가격은 청계천에서 개당 2천원~4천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다.

만약 이것을 모르면 13만원~7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모터 전체를 교체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모터 고장으로 인한 소리와 관련해 전동휠체어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또 하나의 원인은 베어링이다. 각 바퀴의 회전축에 들어 있는 베어링의 노후로 소리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기어부에서 나는 소리는 '으드득'하는 마찰음과 같고, 베어링에서 나는 소리는 주행 시 딸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이것은 베어링 내부에 들어 있는 금속 구슬이 레일에서 빠져나와 서로 부딪치는 소리다. 모터에서 소리가 날 때 우선 베어링의 이상인지 모터의 이상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2편에서는 컨트롤러, 타이어, 안전 등에 대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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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평호 칼럼리스트
나사렛대학교에서 재활공학을 전공했으며, 보조공학기기 개발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지내오면서 주변의 친구들이나 아는 장애인들이 보조공학기기 관련 정보와 사용하고 있는 보조기구의 관리 요령들을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늘 남의 일 같지 않았다.장애인당사자로서 사용하고 체험한 기기들에 대한 소개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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