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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생활녀'와 '땡땡이 엄살여왕'

목숨 걸고 치료와 운동만 하라면 어쩌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08-11 09:23:00
완치해야지

오늘은 몸 컨디션이 안좋아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잔소리여왕 울엄니 웬일인지 너그럽다. 게으름의 해악에 대해 몇 마디 하시더니, 컨디션 안 좋다는 말에 아침밥 먹으라고 바로 챙기신다. 
 
바른생활녀 울엄니와 땡땡이 엄살 여왕인 나. 마치 대입을 앞둔 고3 학생처럼 뇌졸중 환자는 오로지 치료운동에만 올인해야만 한다는 울엄니에겐, 요즘 난 땡땡이를 치는 못마땅한 불량학생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난 내 몸을 인정하지 못했다. 마음과 다른 불편한 내 몸이 낯설었다. 하지만 이젠 꿈에서도 불편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 며칠 전에는 꿈에서 요양병원 차리는게 내 꿈이라고 했다. 치료도 받고 돈도 벌고……. 하하.

전에 울엄니가 자주 하던 소리는 “니가 정상인줄 아니?”였다. 넌 환자라고. 아프기 전 몸이 아니라고. 요즘 울엄니가 자주 하는 소리는 “너 내일 죽니?”이다. 몸이 그런데 치료나 열심히 하고 운동해서 완치해야지. 쓸데없이 놀러나 다니고, 쓸데없는 일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한다고.

한량처럼 즐겁게

하긴 어찌 보면 난 한량이나 다름없다. 시간이 나는대로 사진기 들고 여행 다니고, 싼 맛집 찾아서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할인받아 영화 보러 다니고, 수영장에서 신나게 물장구를 친다.(수치료는 왜 그리 비싼지 할 엄두가 안난다)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교육받아서 다음 달부터는 자원봉사 다닐 예정이고(울엄니 그 몸으로 뭔 자원봉사냐고. 헐~ 나나 받으란다.), 독서치료 심화과정 듣고 관련 자격증을 계속 따고, 지역아동센터에 수업하러 다닐 예정이다.(직장 다닐 것도 아닌데 운동이나 하지 자격증은 뭐하러 따냐고 걱정하며 반대하신다.)

바른 생활녀 울엄니, 매일 새벽기도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시며, 자기 전까지 잠시도 게으름 피우시는 일 없이 내가 봐도 열심이 사신다. 땡땡이 엄살여왕인 나는 오늘도 느지막하게 일어나 나만을 위해 신나게 놀러 다니고, 교육 다니고 맛난 거 먹으러 다니며, 즐겁게 살고 있다.

이 모습 이대로

죽지 않고 보너스로 받은 인생, 하루하루 즐겁고 감사하게. 행복하기만한 현재 생활에 가끔은 '이렇게 살아도 되나?'싶다. 비록 편마비가 되어 불편하게 살게 되었지만 완치해서 행복하게 살길 기다리지 않고, 난 지금 이 상태도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완치될 때까지가 아닌, 이 모습 이대로 지금 행복해도 되죠~오?

운동치료에만 목숨 걸지 않고 운동하며 하고 싶은 거 하며 행복해도 되죠~오?

헐 안된다고 목숨 걸고 치료운동만 하라면 어쩌지.....??!"

*칼럼니스트 홍성미님은 ‘장애여성 INU기자학교’ 수강생으로서 날카로운 장애여성감수성과 함께 독특한 유머코드를 소유하신 장애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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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홍성미 (grayment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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