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관련 기관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은 대체로 장애인복지시설과 장애인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애인복지시설과 장애인단체에서 하는 일이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장애인의 복지증진을 위해 하는 일이라 그 경중을 가리거나, 중요성을 논할 수는 없다. 모두가 장애인을 위한 일이므로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고, 열악한 조건에서 고생들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7~8년 전 쯤으로 기억되는 데, 보건복지부 '장애인복지사업안내'에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근무한 사회복지사의 경력은 100% 인정해 주고, 장애인단체에서 근무한 사회복지사들의 경력은 80%밖에 인정해 주지않는다는 차별을 둔 적이 있어 보건복지부에 이의 시정을 요구하여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장애인단체에서 근무한 사회복지사들도 100% 인정 받도록 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시정한 이 경력이 슬그머니 도로 80% 인정으로 보건복지부 '장애인복지사업안내'에 게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누가 장애인단체와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런 만행(?)을 저질렀는가?

앞에서도 밝혔듯이 장애인복지시설에서는 장애인들과 직접 부딪히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장애 극복을 돕거나,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근무하고, 장애인단체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사업과 함께 장애인의 교육환경 개선과 복지, 고용증진을 위한 법의 제정과 개정을 위한 활동을 하는 등 서로 중요하지 않은 업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시설 근무자들은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급여 기준에 의해 보장된 급여를 지급받지만, 장애인단체는 단체의 급여 기준에 의해 급여를 받기 때문에 장애인시설 근무자에 비해 급여수준이 낮은 게 현실이다.

특히, 지방의 장애인단체 근무 사회복지사들은 과중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월 100만 원도 못 받는 사회복지사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거기다가 경력마저 80% 밖에 인정받지 못한다면 이는 이중 삼중의 차별이 아니고 무엇인가?

장애인단체에서 10년을 근무한 사회복지사가 장애인시설로 이직할 경우, 2년의 경력을 도둑맞게 되는 데, 이래서야 과연 누가 장애인단체에서 근무하려고 하겠는가? 이래서야 장애인단체에 우수한 인력을 유치할 수 있겠는가? 똑같이 대학에서 2년 또는 4년간 같은 과목을 이수하고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사회복지사자격증을 받았음에도 이런 차별을 받는다면 과연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사회복지관, 노인, 아동시설 등 장애인과 무관한 업무에서 근무한 사회복지사들도 장애인복지시설로 이직하면 경력을 100% 인정해 주면서 장애인단체에서 근무한 경력에 차별을 두는 근거와 이유를 밝혀라!

이것은 단순히 사회복지사 개인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 복지 전체에 관련된 사안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단체를 대표하고,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회원인 사회복지사들을 대표해서 보건복지부와 협의해서 즉각 장애인단체 근무자들의 경력도 100% 소급해서 인정하도록 앞장서서 해결하기 바란다.

언제부턴가 이 나라는 데모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군중을 모아 집회를 통해 요구를 과격하게 하면 들어주고, 신사적인 서면 건의는 묵살하다 보니 너도나도 집회를 통한 요구를 하게 되었고, 이제는 관행이 되다시피 했다. 사회복지사들이 정당한 요구를 위해 집회라도 해야 수용할 것인가?

오늘도 열악한 환경에서 장애인과 가족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고생하는 장애인단체 근무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장애인단체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의 근무경력을 100%로 환원하라!

도둑맞은 경력을 돌려줘라!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4급 지체장애인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1급 자폐성장애인이다.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남겨질 아들 때문에 부모 운동을 하게 된 지도 17년여가 흘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수급대상자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장애인복지를 하니까 이런 거다. 발이 있으면 현장에서 뛰면서 복지 좀 하길 바란다. 아직까지 중증장애인들의 모든 것은 부모들 몫이다. 중증장애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장애인 단체들도 자신들 영역의 몫만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얻어먹을 능력조차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관심 좀 가져 주고, 부모들의 고통도 좀 덜어 달라. 그리고 당사자와 부모, 가족들의 의견 좀 반영해 달라. 장애인복지는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 부모님들, 공부 좀 하세요.’ 부모들이 복지를 알아야 자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갑을 지나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혼자서 우리 자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힘이 모아져야 장애인복지가 달라질 수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