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특수학교에서 교육시키는 것이 좋은지, 일반학교 특수학급에서 교육시키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갈등하는 장애인 부모들의 상담을 자주 받는다.

이 문제는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담자 자녀의 장애 상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답을 제공하기도 쉽지는 않다. 하지만 가능하면 비장애인들과의 통합교육을 권유할 때가 많다.

내 아이가 특수학교에 입학해서 버스를 한 후, 지하철을 갈아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려서 15분 가까이 걸어서 학교에 가느라 통학에만 4시간 이상을 허비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사회통합이나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것이 아니더라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것보다 더 장애인을 잘 이해하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또,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장애인을 접촉해 보지 못한 데 기인하므로 통합교육보다 장애인을 접촉할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는 없다.

최근 수도권 특수학교의 과밀학급으로 인해 이사하는 장애인들이 가까운 특수학교에 전학할 수 없다는 부모들의 전화를 자주 받으면서 이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특수학급의 증설을 외쳐본다.

서울의 경우, 중·고등학교의 특수학급이 공립학교에만 설치 되어 있고, 사립 중·고교에는 특수학급이 설치 되지 않아 통합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특수학교의 과밀학급 해소에도 문제가 많아 이를 해소 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립 중·고등학교에 특수학급 설치를 강력하게 요구한다. 이는 지방의 경우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자료에 의하면, 2010년 4월 1일 기준으로 서울의 사립중학교는 109개교이며, 사립고등학교는 202개교(일반계 144개교,전문계 58개교)가 있다.

이들 학교에서 특수학급을 설치하여 5명씩만 장애인들이 입학할 수 있다면 중학교에 545명, 고등학교에 1,010명의 장애인들이 수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몇년 째 서울시교육청특수교육운영위원으로 활동 하면서 수년 째 이문제를 제기하고, 사립 중·고등학교에서 특수학급을 설치할 경우에는 예산지원을 대폭 늘린다던가, 아니면 법률이나 조례를 제정하여 의무적으로 특수학급을 설치 하도록 건의했으나 전혀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집계에 의하면, 특수교육대상자는 2006년 62,538명에서 2010년에는 79,711명으로 17,173명이 증가했다. 그러나 특수학교를 신설 하는데는 주민들의 반대, 고가의 부지매입비와 건축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시·도교육청의 재정 사정으로 인해 특수학교 신설이 이루어지지않는 현실에서 과밀학급의 증가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립학교의 특수학급 설치는 교육효과 이외에도 인식개선에 기여하고, 특수교육전공자들의 고용창출을 통한 청년실업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의 통합교육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중증장애로 인해 일반학교나 특수학급에서의 통합교육이 불가능한 장애인을 제외하고는 통합교육을 통한 장애극복과 더불어 사는 사회건설, 과밀학급 해소를 통한 양질의 특수교육 서비스 제공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데는 사립 중·고등학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모든 사립 중·고등학교에 특수학급 설치를 의무화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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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지체장애인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1급 자폐성장애인이다.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남겨질 아들 때문에 부모 운동을 하게 된 지도 17년여가 흘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수급대상자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장애인복지를 하니까 이런 거다. 발이 있으면 현장에서 뛰면서 복지 좀 하길 바란다. 아직까지 중증장애인들의 모든 것은 부모들 몫이다. 중증장애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장애인 단체들도 자신들 영역의 몫만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얻어먹을 능력조차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관심 좀 가져 주고, 부모들의 고통도 좀 덜어 달라. 그리고 당사자와 부모, 가족들의 의견 좀 반영해 달라. 장애인복지는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 부모님들, 공부 좀 하세요.’ 부모들이 복지를 알아야 자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갑을 지나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혼자서 우리 자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힘이 모아져야 장애인복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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