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터넷 방송 중 ‘장애인 합동 결혼식’에 취재 요청을 받았다. 토요일은 방송이 없는 날이라 잠시 고민했지만, 이런 현장 취재도 모두 경험이라는 생각에 흔쾌히 승낙하고 현장 취재를 하기로했다.

얼마 전부터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의 결혼식이 빈번해졌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이제 결혼 적령기가 되어 가는 구나!’ 라는 생각을 자주한다. 그래서 인지 이번 합동 결혼식은 나에게 매우 큰 기대를 주었다.

결혼식 당일이 되었다. 예상하지 못할만큼 날씨가 추웠고, 7시부터 서울시청광장에서 메이크업을 한다던 신부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유인 즉,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신부들은 다른 곳에서 화장을 하고, 10시가 넘어서야 도착한다는 것이 었다. 메이크업을 하는 신부들의 모습과 인터뷰를 하고 싶었건만, 급작스런 주최측의 조정에 우리의 계획까지 무산되어 버렸다.

하는 수 없이 하객들의 인터뷰와 함께 참석하신 내빈 분들과 인터뷰를 했다. 날씨가 추워 손, 발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하나같이 모두 신랑, 신부의 모습을 기다리며 설레어 하는 모습들이었다.

이윽고 신랑, 신부들이 탄 버스가 도착했다. 방송사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담기위해 그 주위로 몰려들었다.

이번 합동결혼식은 총 47쌍의 부부가 참가했다. 서울시가 장소를 지원하고,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의 주최 하에 이루어졌다. 사회는 개그맨 윤형빈씨, 주례는 5선 국회위원 출신의 박찬종 변호사가 맡았다. 또 가수 VOS가 참석하여 축하무대를 꾸며주었다.

그런데 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신부의 드레스였다. 결혼식에서 꽃은 뭐니 뭐니 해도 신부가 아닌가? 그런데 허술한 화장과 일괄적으로 입은 드레스들…. 특수제작 했다고 하지만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고, 색이 누렇게 바래 있어서 보기에 안 좋았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었던 진행과는 다른 행사 진행이 많이 거슬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도 있겠지만, 기다리는 많은 하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 보다는 실망감만 안겨준 결혼식이었다.

하지만 결혼식에는 오래 살다가 이제 서야 식을 올리는 부부들이 많다고 한다. 후다닥 번개처럼 이뤄진 결혼식, 그래도 어려운 환경의 부부들에게 이런 의미 깊은 행사를 마련해준 지체장애인협회에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47쌍의 부부들에게 ‘고진감래’라는 말처럼, 오래 기다려왔던 것처럼 더 큰 행복이 있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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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국문학도를 포기하고, 음악을 선택한 아이. 하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아이. 안녕하세요^^ 김빛나입니다. 대학교에서 플루트를 전공했습니다. '독립연대'에서 '활동가'로 근무 중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심리상담가'가 되겠다는 스물다섯의 당찬 아이. 저는 꿈꾸는 아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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