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길찾기'의 9회 모임 장소였던 '어린이대공원'에서 찰칵! ⓒ김대군

이윽고 자조모임 '숨길찾기'의 모임이 모두 끝났다.

‘숨길찾기’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가 주관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장애 청년의 희망cell’이라는 사업으로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의 자조모임이다.

‘장애 청년의 희망cell’이라는 이름처럼 이 사업은 20대 장애 청년을 중심으로 하여 5개월간 10차례의 자조모임을 갖는다.

나에게 ‘숨길찾기’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먼저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첫 발을 내딛고 맡게 된 사업이기도 했고, 중도장애를 입고 ‘장애인’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정식으로 참여해 본 모임이기도 했다.

‘숨길찾기’는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의 자조모임으로 ‘장애인 환경지킴이’를 양성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환경에 대한 강의와 체험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솔직히 ‘환경’이라는 주제로 자조모임을 한다고 할 때, 그저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요즘 ‘친환경’이라는 말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나에게 ‘환경’은 ‘너무 먼 당신’ 같은 존재다.

어떤 일이나 처음에는 힘든 법이다. 1회 모임 후에 정말 난감 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회원들을 대하기 어려웠고, 다양한 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다가가기도 힘들었다.

그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생각지 못한 뇌종양의 재발에도 불구, ‘리더 교육’이나 다른 가르침 없이 모임을 진행하고 많은 서류들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모임이 회를 거듭하면서 내 어려움을 알아주시는 선생님들도 늘었고, 도와주시는 선생님들도 많아졌다. 처음보다 요령이 생겼다고 해야할까?

‘장애 청년의 희망 cell’ 사업과 함께 회원들과도 많이 친해지면서 ’숨길찾기‘라는 자조모임은 일이 아니라 즐거운 모임이라는 생각이 점점 들었다.

이제까지의 모임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원예치료 허브 비누 만들기’ 시간이었다. 손쉽게 내가 직접 비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고, 비누를 선물했을 때 비누의 향기에 취하고, 내 정성에 두번 취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매우 뿌듯했다.

나 역시 심한 아토피 피부라서 아무 비누나 쓸 수 없다. 하지만 순해서 피부에 전혀 자극이 되지 않는 비누를 쓸 때마다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혼자 빙그레 미소 짓곤 한다.

‘과연 숨길찾기가 언제 끝날까? 제발 끝났으면…’하고 바랬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막상 활동을 모두 끝내고 나니 한 달에 두 번씩 만나던 얼굴을 못 본다는 점이 서운하기만 하다.

그러나 흔치 않은 주제로 다른 장애인 자조모임과 차별화를 가진 것 같아 흐뭇하다. ‘장애 청년의 희망 cell’이라는 사업의 이름만큼 나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숨길찾기’라는 기회를 통해 환경에 대해 공부 하고, 체험하면서 이제는 ‘장애인 환경지킴이’로서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사업을 끝으로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를 그만두게 되었다. 이유를 찾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동안 ‘사회복지’라는 분야에서 일을 하기에 음악 전공자인 내가 한없이 작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 일이라도 충분한 이론적 공부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난 7개월 동안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의 활동가로 있으면서 해보지 못한 경험이나 알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었다.

사회인으로서의 첫 번째 안식처였던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에서의 7개월을 정말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명문대 국문학도를 포기하고, 음악을 선택한 아이. 하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아이. 안녕하세요^^ 김빛나입니다. 대학교에서 플루트를 전공했습니다. '독립연대'에서 '활동가'로 근무 중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심리상담가'가 되겠다는 스물다섯의 당찬 아이. 저는 꿈꾸는 아이 입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