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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도 자립생활을-!③자녀의 발달을 가로 막는 부모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8-12 11:07:52
앞서 발달장애 아동을 발전시키는 힘은 아동 자신에게 있고 스스로의 경험이 결정한다고 이야기했다.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아동의 발달에 대한 분분한 이론들이 있지만, 부모로서 양육하면서 솔직하게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냉정하게 관찰한 결과였다는 점을 부연한다.

오늘은 발달장애인들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리고 발달장애인들이 보이는 다양한 기질들, 즉 자폐적인 성향, 산만함, 까다로움, 느린 반응, 과잉 행동 등이 늘 부정적이기만 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아무튼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발달장애인의 입장에서 발달이나 자립능력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다뤄져야 한다.

발달장애인들에게 어떤 손상이 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진단된 손상과 장애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손상으로 인해 발달하고 자립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할 뿐이다. 그러나 의료적 진단에 길들여진 부모들이나 재활전문가들은 마치 질병의 원인을 밝히려고 하듯이 손상에 집중하여 손상으로 인한 기질이나 행동을 문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우리나라에서는 발달장애인들의 기질적 특성을 약물로 쉽게 다룰 수 있다는 과도한 의료적 발상에 사로잡혀 있다. 중추신경에 작용하는 약물은 일시적으로 어떤 행동성향을 억제할 수는 있지만, 발달에 도움을 주지 않으며 더욱이 발달을 촉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발달장애인들이 가진 기질적 속성과 그 행동들은 때때로 사회적 적응에 문제가 되거나 방해 행동이 되므로 자기조절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재활교육을 지원한다. 그러나 발달장애인들이 가진 기질이나 특이행동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그것을 억제하려 함으로써 발달장애인들이 스스로 경험하고 발달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몇가지 사례를 들 수 있다. 최근 교육현장에 배치된 특수교육 보조원들이 주입식 교육환경의 교실 안에서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발달장애 학생들을 다루기 쉽다. 교육보조원이 무조건 “조용히 해, 움직이지 마” 라고 지시하면서 자폐성 학생들의 상동행동이나 ADHD(주의부족 또는 과잉행동) 학생들의 움직임을 억지로 통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 아이들은 교실을 감옥처럼 느껴 억압 경험을 표출하거나 무력감을 느낄 것이다. 딸 아이가 자신에게 지나치게 간섭하는 보조원의 뺨을 때린 적이 있는데, 그런 경우이다.

어느 지적 장애인 부모는 다른 자폐성 아이의 상동 행동을 자녀가 모방한다고 같은 교실에서 활동하는 것을 꺼려했다. 학습능력이 좋은 자폐성 아이의 부모 중에는 학습이 어려운 지적 장애학생과 같은 모둠이 되면, 자녀가 배울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많은 장애인 부모들이 자기 자녀보다 심한 장애학생이 같은 학급이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발달장애 아동들이 상호작용 속에서 서로 발전한다는 사실을 잊고, 인지능력이나 교과학습만이 중요한 발전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지적 장애아동은 지적능력이 약하지만, 그로인해 갖게 된 단순한 호기심은 경험세계 속에 쉽게 참여하게 하고 그것이 그 아이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적 능력이 취약한 딸아이의 아이의 억누를 수 없는 호기심은 다양한 신체 움직임과 사물에 대한 경험,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경험을 증폭시킨다. 물론 돌발적인 행동과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부작용은 지적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어떤 행동과 사물에 집착하는 특성을 가진 자폐성 아동이라면 그런 행동과 사물경험을 통해 외부세계를 배우고 다른 사람과 대면할 기회를 늘릴 수 있다. 기차역 외우기와 기차 타기를 좋아하는 어느 발달장애 아동은 기차로 전국을 일주하며 다양한 사물과 지리, 이동경로를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사귀게 되었다고 한다.

학습능력과 동기가 부족한 산만한 ADHD 아이들에게 그 산만함이 없다면 스스로 발전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산만한 행동은 ADHD 아이들을 발달시키는 힘이다. 방해 행동에 대한 조치는 필요하겠지만, 산만한 행동 자체를 억제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무언가를 경험하게 하는 계기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만약 몸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것을 일상화한다면, 아동은 발달 기회는 물론 스스로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욕구를 잃게 된다.

발달장애인이 가진 손상이나 특이한 기질을 어떤 사람들은 장애라고 부르지만, 자신들 마다 가진 고유한 기질과 특성을 통해 발달하고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다. 손상이 장애가 아니라 그것에 덧붙여 보편적인 욕구를 억압할 때 장애가 만들어(disabling) 진다. 부모들은 자녀 만을 관찰하는 게 아니라, 자녀의 발달을 가로막는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지 늘 자신을 관찰하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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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박인용 (inyou8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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