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투터 2박 3일간 있었던 동료상담 심화과정.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얼마 전,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의 ‘동료상담 심화과정’에 참가하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 참가를 권유하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서운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작년에 8개월 동안 동료상담가로 활동했기 때문에 나를 몰라준다는 서운함이 앞섰다.

예정된 날이 오고…, 별 기대 없이 교육 장소로 향했다. 3일간 편히 쉬고 집에 돌아오겠다는 내 생각과 달리, 2박 3일간의 프로그램은 너무나도 알찼다. 무엇보다 새로운 상담의 한 분야를 접하면서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내가 ‘동료상담’을 좋아하게 된 것은 2005년 ‘국립재활원’의 재활훈련생으로 입소하게 되면서 부터이다.

인터넷을 통해 국립재활원의 ‘사회적응훈련’에 입소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교육 가운데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동료상담’ 시간이었다. 사실 그 때까지도 나를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다른 장애인들까지 무시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내가 장애로 받은 상처가 내 것뿐만 아니라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서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료상담에 매력을 느꼈다. 내 장애도 인정하게 되었고, 장애를 가지고도 할 수 일이 많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 후 대학교를 다니면서 틈틈이 동료상담 기초과정과 심화과정 그리고 리더교육을 받았다. 리더교육 후에 교육을 받았던 센터 주최 하에 시험을 통해 동료상담가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시험 후에 홈페이지 합격자 발표에서 내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정말 세상을 다 얻은 양 기쁘기만 했다. 오랜 노력 끝에 얻은 ‘동료상담가’란 직함을 나를 행복하게 했다.

그러나 내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다. ‘동료상담’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아무나 붙잡고 상담하자고 할 수도 없었고, 장애인들만의 상담이라는 틀이 정해져 있어 내담자 모집부터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어렵사리 내담자들을 모집하여 ‘동료상담’을 시작했음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시간 약속을 매번 어기는 내담자가 있는가하면, ‘동료상담’은 전문성이 없다며 자격증을 운운하는 내담자도 있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란 말이 있다. 장애인 문제는 같은 장애인만이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담을 하다보면 장애인들은 거의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부분에서 서로 신뢰감을 가지고, 깊은 내면의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었다. 바로 그게 동료상담의 묘미 아닐까?

처음 상담을 시작한 달에는 내담자를 만나면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담자와의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나까지도 마음의 정화를 하고, 카타르시스까지 느낀다. 나와 만나는 내담자 한 분 한 분이 깊은 장애의 늪에서 헤어나 마음의 치유를 하고 밝은 사회의 일원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기쁨이나 슬픔 같은 감정의 효과란 산허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방울과 같듯이 나와의 상담을 통해 기쁨의 골짜기를 형성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본다. 힘들기도 했지만, ‘동료상담가’로서의 8개월은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동료상담’도 상담의 한 분야로서 우뚝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격증 제도가 하루빨리 확립되어 ‘동료상담’의 전문성도 함께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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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국문학도를 포기하고, 음악을 선택한 아이. 하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아이. 안녕하세요^^ 김빛나입니다. 대학교에서 플루트를 전공했습니다. '독립연대'에서 '활동가'로 근무 중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심리상담가'가 되겠다는 스물다섯의 당찬 아이. 저는 꿈꾸는 아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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