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생산품을 판매하는 곳. ⓒ김현미

지난 달 중순, 칼럼을 통해 나를 알게 되셨다는 어느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알고 보니 선생님께서는 장애인개발원에서 근무하시는 분으로 ‘장애인 직업재활 실무자 세미나’ 중 실습에 참여하기를 권하셨다.

드디어 실습하는 날. 배정받은 방에 가서 자리에 앉았다. 상담사와 부상담사 선생님 이외에도 10명의 참관인 선생님이 나를 주시하고 계셨다. 무엇보다 여러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참 불편하게 만들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상담을 시작했다. 마침 상담사 선생님께서 우리 동네 복지관 선생님이셨고,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상담에 들어갔다.

“이름이 뭐예요?”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지요?”

이런 사소한 질문에서 부터 끊임없는 질문세례가 쏟아졌다. 많은 질문 속에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많이 있었다. 그 중 나를 가장 난처하게 만든 질문이 있었으니….

“최소 임금을 받고 하고 싶은 일을 택하겠어요? 아니면 높은 임금을 받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겠어요?”

“네? 글쎄요, …….”

1시간 여의 상담이 끝나고 상담 사례 발표 시간이 이어졌다. 교육생들 앞에서 상담사 선생님께서 상담사례와 진단과 함께 교수님의 코멘트를 받는 시간이었다. 나도 모르게 나의 상담 사례가 나오자 귀 기울여 졌다.

상담사 선생님의 진단을 들으며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짧은 시간에 내 자신도 몰랐던 부분까지 파악하신 것 같아 놀랍기도 했다.

이어진 교수님의 코멘트는 나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셨다. 아직 어리고, 다양한 경험 등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여러 가지 비전을 제시해 주시며 내가 장애인으로서 더 유리한 여러 가지 길들을 제시해 주셨다.

지금까지 나는 ‘장애’ 때문에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구체적인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지금의 ‘장애’를 인정하지 못하고 허황된 꿈에 빠진 적도 있었다. 항상 ‘직업재활’을 왜 받을까? 의문을 가졌었는데 이번 실습을 통해 장애인에게 좋은 직업을 선택하고,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기까지는 ‘직업재활사’의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 말했다. ‘당신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걸 인정하기를 두려워 말라. 우리들을 구속하는 것이 바로 이 덧없는 두려움이다’라고…. 아무리 어려운 여건이라도 분명한 것은 포기만 하지 않는 다면 모든 시련에는 극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요즘 사람들은 조그만 역경도 이겨내지 못하고 쉽게 좌절하고 그리고 그러한 어려움이 가득한 삶에서 탈출하고 싶어 한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길이 있다. 사람들은 그 길들 중 자신이 가야할 길을 선택하고 아스팔트 길 같이 잘 닦여진 방향으로 자신의 인생을 던진다. ‘나는 어떠했을까? 나 또한 마찬가지였을까?’ 이제야 나를 조금씩 알아가고 나의 무한한 잠재력을 깨우고 싶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명문대 국문학도를 포기하고, 음악을 선택한 아이. 하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아이. 안녕하세요^^ 김빛나입니다. 대학교에서 플루트를 전공했습니다. '독립연대'에서 '활동가'로 근무 중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심리상담가'가 되겠다는 스물다섯의 당찬 아이. 저는 꿈꾸는 아이 입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