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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인생-①왜 하필 나예요?

내 머리 속 앤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4-08 13:02:23
올해는 내가 장애를 입은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에이블뉴스 가족모임 때 한 기자분께서 장애 경력 10년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하다고 말씀하실 때 나 역시 그러하다고 생각했다. 장애를 입고 전혀 알지 못했던 세상도 바라볼 줄 알게 되었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장애를 입고, 10년 동안 대학교도 졸업하였고, 사회로 진출하여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내 가 장애를 잘 극복한 것 같아 나름 대견하게 생각해왔다.

“빛나야, 너 이번엔 다 낫다고 선생님이 병원 오지 말라고 하실 거야! 엄마는 오늘 봉사 가야 하니까 아빠랑 병원 다녀오는 게 어떻겠니?”

“치~ 난 엄마랑 가고 싶은데…. 엄마는 딸보다 봉사가 더 중요한가봐.”

서운했지만 할 수 없다는 듯, 아버지와 함께 MRI 결과를 보기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는 뇌종양이란 5년만 지나면 재발 가능성은 없다고 안심해도 된다고 했고, 나는 이미 5년을 무사히 넘긴 후라서 그다지 긴장되지 않았다. 매년 학기 초에 CT나 MRI를 찍곤 했기에 나에게는 매년 형식적으로 행해지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었다.

대학병원이라 시간이 지나고 한참 후에나 이름이 불려 진료실로 들어갔다. 선생님께 반갑게 인사를 하고, 간단하게 안부를 나눴다. 그리고 MRI를 판독하시던 선생님은 고개를 갸웃거리셨다. 이것저것 한참을 보시더니 나를 지그시 부르셨다.

“빛나야. 대학원 입학식은 했니?”

“네, 엊그제요. 그건 왜요?”

“그럼 입학취소 못하나? 흠…, 전에 수술했던 자리에 1~2cm 정도 뭐가 보이는데…. 수술해야 할 것 같아. 물론 작아서 증상도 없었을 거야. 우선 입원해서 검사하자! 1주일정도면 수술하고 회복까지 가능하지만 그래도 이번 학기 공부하는 건 무리 같아.”

‘수술’이란 말에 눈앞이 깜깜해 졌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입술만 깨물어 댔다.

“빛나야, 너무 걱정하지마! 전에 수술한 것처럼 심각한 것도 아니고 지금은 작아서 아주 간단하니까 일단 검사받고 수술하는 걸로 하자!”

돌아오는 내내, 걷잡을 수 없이 눈물만 흘렸다. ‘또 왜 하필 나예요?’

아버지가 우는 나를 위로하려 농담을 하셨지만, 나는 연신 눈물만 닦을 뿐이었다.

“엄마 생각엔 6개월이고, 1년이고 지켜보다가 자라면 그 때 수술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나는 내 머리 속에 뭔가 있다는 게 께름칙해요! 이번에 수술할 거예요!”

부모님께서는 좀 더 지켜보길 바라셨지만, 결국에는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너한테 종양인지 혹인지, 뭔지 모르는 걔가 너를 너무 좋아하나봐! 떠나지 못하고 또 찾아온 거 보면….”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내 방으로 건너와서 생각에 잠겼다.

“야! 내가 그렇게 좋아? 10년 전에 날 그렇게 힘들게 하고 또 야?!”

처음에는 화를 내기도 하고 미워했다. 그러나 검사를 받고 수술이 결정된 후에는 우는 아이를 달래듯이 살갑게 대화하기 했다. 그 얘도 내 신체의 일부이기에 '앤드'라고 이름 짓고 일상생활에서 늘 대화했다. 그러자 앤드 역시 우리의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듯 했다.

"앤드야! 우리 이번엔 정말 헤어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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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빛나 칼럼니스트 김빛나블로그 (bich07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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