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의 아탈구에서 탈구까지 방사선 사진. ⓒ김하용

소아 정형외과의사 입장에서 ‘보행이 불가능한 어린이의 치료는 어떤 것이 있는가?’에 대해 적고자 합니다.

먼저 이런 어린이들에게 치료, 특히 정형외과 의사 입장에서 수술적 치료가 어떤 경우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는 자세(균형), 둘째는 위생(돌봄), 셋째는 통증이라는 문제에 대해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한 가지 변형이 한 가지 문제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한 가지 변형이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초래기도 합니다. 대체로 후자의 경우가 많습니다.

마비성 고관절 탈구의 경우에 앉는 자세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다리가 벌어지지 않으므로 위생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논문 보고에 의하면 절반 정도, 혹은 그 이상의 환자는 탈구에 따른 통증을 느낀다고 합니다. 또한 뇌성마비 아동에서 한가지 변형이 고착되면, 그 변형이 2차 3차 변형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흔한데, 고관절 탈구는 골반을 경사지게 하고, 나아가서 척추에 측만증을 일으킵니다.

보행이 불가능한 경우는 대체로 사지 마비형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 아이가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변형이 순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아정형외과 프로토콜에 의하면 이런 아동은 일년에 한번 정도 검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년에 한번 정도 고관절과 척추의 방사선 검사를 하여서 탈구의 기미(아탈구)가 있는지 체크하여야 합니다. 아탈구란 고관절이 완전히 빠지기(탈구) 전에 부분적으로 빠져가는 상태를 의미하며, 의사들은 사진에서 몇 퍼센트 정도가 빠져있는지 측정하게 됩니다(그림).

고관절은 아탈구 상태에서는 치료가 쉽습니다. 하지만 한번 완전히 빠지게 되면, 수술도 커지고, 성공율도 낮아집니다. 2005년 유럽 소아정형외과학회에서 ‘뇌성마비 환자의 고관절 탈구의 치료’를 주제로 여러 연자들이 자기의 결과를 발표하는 장이 있었습니다. 공통된 의견이 완전 탈구의 수술적 치료는 성공률이 70~80%정도이며, 수술에 실패한 환자는 수술 전보다 더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더 힘들어진다는 것은 합병증이 생긴다는 것인데, 그 것들로는 욕창, 다시 빠짐, 관절이 더 뻣뻣해짐(더 심한 강직), 통증, 사망 등이라고 보고했습니다.

따라서 교정이 쉬운 시기를 놓치면 서로가 힘들어 집니다. 30~50% 정도만 빠진 경우에는 재활 치료, 보조기, 보톡스 같은 걸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그 이상 빠진 경우에는 수술적 정복이 바람직합니다. 수술은 어린 나이라면 근육 수술을, 좀 더 나이든 아이는 뼈 수술을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반드시 1년에 한번 검진하셔서 고관절만큼은 안정되게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전동 휠체어와 시설물의 장애인 배려 시공으로 인해, 보행하지 못하더라도 자세만 유지 된다면 어느 정도 이동이 가능해지지 않습니까? 물론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과거에 비해 좋아졌고, 앞으로 더 많은 개선이 올 것입니다.

척추 측만증도 고관절과 유사합니다. 측만증 교정은 고관절과는 다른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수술 전에 반드시 수술하는 의사와 깊게 상담해야 합니다. 첫째는 수술의 위험성이고, 둘째는 수술 후 얻는 것과 잃을 것입니다. 아이가 허리가 휜 특정 자세에서만 가능한 무언가(?)가 있다면, 그 것을 수술 후 할 수 있는지 반드시 상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휘어진 자세에서만 닌텐도가 가능하다든지, 키보드가 가능하다든지- 그 것이 그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가능한지 반드시 상담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위생 혹은 아이를 돌보기 편함의 문제인데, 이에 대해서는 지난 시간에 일부분 지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구축이 심한 경우에 습진, 옷 입히기 어려움(통증), 기저귀 갈기 어려움, 목욕통에 넣기 어려움 등의 문제 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십여 년 전만해도 이런 문제들이 정말 심해서 펴지지 않은 손 때문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설이나, 자원 봉사, 국가 보조 등으로 많은 개선이 있어서인지 심한 환자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팔꿈치, 손가락 등이 너무 구축이 심하거나, 하지가 너무 심하게 구부려져서 이상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수술적으로 어느 정도 구축을 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비록 능동적 기능(걷기, 수저질하기 등) 향상을 얻을 수는 없지만, 피동적 기능 향상(옷 입히기, 기저귀 갈기, 목욕시키기, 의자에 앉히기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면 보행이 불가능한 사지 마비 환자의 경우에 1) 일년에 한번 검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2) 고관절과 척추는 사진을 찍어보아서, 3) 완전 탈구로의 진행을 막아야 하며 4) 위생적인 문제나, 아이를 돌볼 때 문제가 되는 변형은 적극적으로 의사 혹은 물리 치료 선생님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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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매산 고등학교를 다녔고, 1988년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공중보건의로 여수 애양재활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소아마비환자와 장애인들을 접한 것이 제 나아갈 길을 정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서울대학병원에서 소아정형외과 전임의를 하고, 대전 을지대학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2002~2003년 간은 미국 오레곤주의 슈라이너 소아병원에서 뇌성마비와 보행 분석을 더 공부했습니다. 현재는 을지대학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와 보행분석검사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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