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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어장애 사회에 할 말 많습니다

'까칠한 장애여성의 까칠한 독립생활 이야기' 연재 시작하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2-01 11:16:17
1. 비언어장애 사회에 할 말이 많다.

나는 언어장애를 동반한 뇌병변 장애를 가졌다. 활동보조인이 전적으로 필요한 장애를 가졌으며 컨디션에 따라서 언어장애 정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내 장애와 부딪치며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특히 비언어장애 사회에서 언어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살아가기엔 너무 힘든 세상이란 것을 느꼈다. 비언어장애인들의 발음과 속도에 익숙한 사회 속에서 나의 말은 들리지 않거나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들 때문에 언제부터인가 나는 낯선 사람들과 말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고 말보다 글을 쓰는 것이 더 편해졌다. 글을 통해 내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글을 통해 다시 사회와 소통하다.

처음으로 칼럼 연재를 하게 되었다. 사실 칼럼을 도전하기까지 많은 갈등과 고민이 있었다. 내가 남다르게 뛰어난 글 솜씨를 가진 것도 아니며, 화려한 표현력을 구사할 능력도 갖추지 못했다. 9살에 한글을 조금씩 깨우치면서 일기를 쓰기 시작하였고 말로 하긴 어려운 고민거리들을 글의 통해 털어놓으면서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내게 글은 다시 사회와 마주할 수 있도록 해준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중학교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퇴를 하면서(나중에 내가 학교를 자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의 대해 찐하게 한번 써야겠다.) 재가장애인으로 5~6년을 시간 낭비를 하며 보냈었다. 몇 년을 장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가족들 틈에서 밥 시간 되면 밥 먹고, 잠 잘 시간 되면 잠을 자고, 애국가 시작할 때쯤에 텔레비전을 켜서 애국가가 다시 시작할 때쯤에 텔레비전을 끄곤 했다, 중증장애를 가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집에 갇혀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신감도 많이 잃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에 오래전부터 컴퓨터를 무척 좋아했던 나는 어머니를 설득해서 컴퓨터를 사게 되었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난 다시 사회와 소통할 수 있었다. 인터넷을 하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더는 이렇게 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할 결심을 했다. 하지만, 몇 년을 손에서 놓아버린 공부를 혼자서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학원에 다닐 수도 있는 상황도 못 됐고(우리 부모님 집은 계단만 10개가 넘고 언덕이 심한 동네에 있다. 아....학원에 다닐 수 있었다면 학교에 다녔겠지만...^^;;) 부모님이 비싼 과외를 시켜줄 만한 형편도, 의지도 없으셔서 나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 방법은 지금 내 상황을 글로 써서 자원봉사관련 사이트에 올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 달이 넘게 글을 올리면서 자원활동가들을 만나게 되었고, 아무런 희망이 안 보였던 내 삶이 뭔가 할 수 있겠다는 의지를 되찾을 수 있었다. 만약 내가 글조차 쓸 수 없었다면 정말 암 혹 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나는 암 혹 속에서 나와서 사회와 싸우며 때론 지치기도 하고 다시 힘을 내기도 한다.

그리고 어쩌면 나는 말이 많은 장애여성일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독립 6년 차인 나는 참, 할 말이 많다. 그래서 말 많은 내가 앞으로 칼럼을 통해 어떤 얘기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하다. 무엇보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너무 지루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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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상희 (hee81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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