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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한다, 고로 존재한다

[연재]방귀희의 마인드學 <나를 부탁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1-11 11:47:07
왜 배우 김혜수와 유해진의 열애가 나라 안을 시끌시끌하게 하는 것일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남녀가 결합됐기 때문이다.

만약 김혜수가 돈 많은 재벌집 노인과 결혼한다고 발표했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당연하다는 수긍이었을 것이다. 만약 김혜수가 10년 이상 연하인 초콜릿 복근을 가진 비와 열애에 빠졌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관능미를 가진 그녀답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김혜수가 나이도 비슷하고 조연급 배우이고 부자도 아니고 더군다나 인물도 엽기적인 남자와 연인 사이라는 사실에 사람들은 신기함과 호기심으로 그들의 열애에 극도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써놓은 각본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다. 김혜수가 유해진을 택한 이유는 뭘까? 유해진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하면서 나름대로 분석을 해야 하니 말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이런 결론을 내렸다. '김혜수는 참 현명하다'는 것이다. 현명한 결정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이제 김혜수 유해진 커플 때문에 사람들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연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앞으로 어떤 연예인 열애설이 나와도 시큰둥할 것이다.

어떤 커플이 탄생해야 사람들을 놀라게 할까?

결혼하지 않기를 바라는 남자 연예인 1위로 뽑힌 이승기가 숨겨둔 여자친구가 휠체어를 타는 여자라면 난리법석이 날 것이다. '역시 이승기다', '이승기는 천사다', '이승기는 컴퓨터 시대에 존재하는 마지막 순수남이다' 하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찬사를 쏟아 부을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라면 여성장애인은 사랑받는 존재가 될 텐데…….

또 어떤 소식이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까?

만약 박근혜 의원이 장애아동을 입양해서 장애아 엄마가 됐다는 뉴스가 나온다면 하루 종일 한 달 동안 보도를 할 것이다.

사람들은 박근혜 의원에 대해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지', '이제 박의원도 엄마 마음을 알겠군', '정말 아름다워', '고개가 절로 숙여져', '그분이니까 할 수 있지' 라며 박근혜 의원 지지자가 세 배로 늘어날 것이다.

입양된 장애아와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서 장애아가 대통령 자녀가 된다면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는 30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행복했다. 그런데 글을 마치면서 이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우울해진다.

나는 왜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는 것일까?

나는 상상한다. 고로 존재한다.

한번 부탁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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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방귀희 (ghbang5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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