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 <너꽃해>시인 김종태 작품. ⓒ김종태

유인촌 장관님,

문화체육관광부에 장애인문화체육과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애인문화체육과에 과장과 주무관을 장애인으로 임용해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장애인문화예술 행사에 종종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유장관님 재임 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입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문화체육관광부 전체 예산에서 장애인문화예술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0.1%에 불과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는 59건의 경연대회 가운데 장애인문화예술 행사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장애인체육예산은 365억 원인데 장애인문화예술예산은 63억 원입니다. 장애인문화체육과 직원 8명 가운데 문화예술담당은 단 2명밖에 없습니다.

장관님, 한국장애인개발원이 2007년도에 장애문화예술인 창작활동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의하면 장애문화예술인은 창작 활동 관련 수입이 없다는 응답이 69.3%였습니다. 장애문화예술인들도 비장애문화예술인 못지않게 예술에 대한 열정과 재능이 있지만 우리 사회는 장애문화예술인들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뮤지컬은 가면서 왜 장애인 공연은 티켓을 사서 가지 않는 걸까요? 높은 권력을 가진 사람 부인의 그림은 몇천만 원을 주고 구입을 하면서 장애인 화가의 작품은 왜 거들떠보지도 않는 걸까요? 조지오웰의 <1984년>을 읽으면 지성인이고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어야 대화가 통한다고 생각하면서 장애문인이 쓴 책은 선물을 받고도 왜 읽지 않는 걸까요?

TV를 켜면 같은 연예인이 이 채널 저 채널에 나와서 알맹이 없는 비속어나 남발하고 있는데 장애예술인은 왜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는 걸까요? 왜 장애인은 가수로, 연기자로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걸까요?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애인문화예술정책이 필요합니다.

장관님께 딱 세 가지 부탁을 드립니다.

첫째, 장애인문화예술 예산을 확대해주십시오.

둘째, 장애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이 수입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공연(Social Entertainment)”을 인증해주십시오.

셋째, 방송, 영화, 출판, 전시회, 공연 등 모든 문화예술활동에 장애인문화예술인의 참여를 일정 비율로 정해 의무화하는 “공공쿼터제도”를 도입해주십시오.

장애인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오는 18일 “장애인문화진흥회”가 출범합니다. 저 방귀희와 강원래가 그 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장애인문화시대가 열립니다. 유인촌 장관님께서 장애인문화시대의 길 안내자가 되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1세기 문화 혁명에 장애인문화예술이 또 다시 소외를 받는다면 대한민국 장애인은 영원히 소외계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느끼기에 유인촌 장관님께 부탁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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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동안 방송계에 몸담고 있는 방송작가이자 방송을 직접 진행하는 방송인입니다. 장애인 문학 발전을 위해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장애인 문예지「솟대문학」을 창간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습니다. 틈틈이 단행본을 19권 출간하고 있는데 주로 장애인을 소재로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우송대학과 의료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대학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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