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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클리닉의 효과와 비용

지체장애 6급 송정률씨의 삶②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7-31 14:26:52
중학생이 되었어도 체육은 언제나 꼴찌였고 자리는 항상 앞자리였다. 그런데 그동안 별로 개의치 않았던 친구들의 놀림이 조금씩 심해지기 시작했다. 제일 많이 듣는 소리가 난쟁이였다. 친구들은 난쟁이 앞에다가 키 작은 난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다. 때로는 소인국이라 부르기도 했고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를 줄여서는 백설난장이가 아니라 아예 백설공주라고 놀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를 놀리는 나쁜(?)친구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를 놀리는 친구들이 있는 만큼 그의 작은 키를 지켜주며 그를 다독거려주는 좋은 친구들도 있었는데 그 친구들과는 지금도 교류를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화관.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롯데백화점 영화관. ⓒ이복남
부모님도 조금씩 걱정하기 시작했고 어머니는 그의 키를 키우기 위해 병원이며 한의원을 오가며, 키에 좋다는 온갖 민간약을 처방하기도 했다. “우리 애가 키가 좀 작은데요.” 요즘 같은 성장클리닉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어느 종합병원에 성장클리닉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어머니에게는 구세주였고 그야말로 복음이었다. 중학교 2학년짜리 애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잘못 아신 것 같네요. 우리병원에는 아직 없습니다. 00병원으로 가 보세요.”

부산에서는 제법 유명하다는 00병원을 찾아 갔다. 부산에서는 단 한곳 그곳에 성장클리닉이있었던 것이다. 의사는 그를 진찰하고 처방했는데 아직은 성장판이 열려 있으므로 성장촉진제를 맞으라고 했다. 의사가 처방하는 성장촉진제 즉 성장호르몬이 외제는 1대당 7만원이고 국산은 5만원이었다.

대구 우방랜드.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대구 우방랜드. ⓒ이복남
성장호르몬은 성장판 즉 뼈가 자라고 있는 곳으로 양팔의 관절과 양 무릎의 관절 그리고 엉덩이 고관절 등의 관절에 하루에 1대씩 6일간 맞히고 일요일은 하루 쉬고 다시 월요일부터 주사를 맞았다. 주사약은 제약회사에 주문을 하면 집으로 가져다주었는데 주사는 어머니가 놓고 몇 달에 한번씩은 00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비용은 국산으로 일주일분만해도 30만원이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치료비를 벌기위해 우유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자 주사를 맞는 것에 대해서 점점 회의가 생겼다. 주사를 맞을 때마다 아프기도 했지만 더 이상 주사를 맞기가 싫었다. “내가 왜 주사를 맞아야 하나, 나 보다 못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고 나는 움직이고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는데, 단지 키만 좀 작다는 것뿐인데 왜 내가 주사를 맞아야 하나.”

성장호르몬 주사에 대해 회의가 일어날 즈음은 벌써 1년이 지난 후였다. 성장촉진제를 맞은 이후 키는 7~8cm가 자라는 등 효과는 미미했고 효과에 비해 돈은 너무 많이 들어서 결국 1년 만에 성장촉진제는 중단을 하고 했다.

영천 만불사 여행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영천 만불사 여행 ⓒ이복남
성장호르몬 외에 소련의 정형외과 의사가 개발했다는 일리자로프(Ilizarove)라는 원통형의 외고정 기구가 있었는데 이 기구로 신경이나 혈관, 근육뿐만 아니라 뼈도 하루에 1mm씩 늘이면 서서히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성장촉진제에 실망했던 터라 일리자로프에 대해서는 효과도 미심쩍었지만 무엇보다는 돈이 더 문제였다. 부모님이 자신의 키 때문에 동분서주 하는 것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인자부터는 아무 것도 안 할낌니더” 그의 선언에 부모님도 더 이상은 방법을 찾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못내 아쉬운 듯 혼자서 밥 먹고 살 수 있는 기술을 배우라고 했다. 그런데도 어찌된 일인지 아버지가 하라는 기술교육이 아니라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게 되었다.

롯데백화점 음식점.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롯데백화점 음식점. ⓒ이복남
부산사대 부고에 입학하였다. 키는 작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니 죽어라 공부만 해서 판검사가 되어야지. 법과대학을 희망하고 공부를 하였으나 생각처럼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교과서를 마주하고 앉아도 IQ가 낮은 건지 실력이 없는 건지 공부는 되지 않고 잡생각만 떠올랐다.

이 키를 가지고 사회에 나가서 무엇을 한단 말인가. 법대는 벌써 물건너간지 오래였다. 아버지 말씀처럼 너무 키가 작아서 사회에서도 어울릴 수 없을 테니 혼자서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야지. 그러나 생각뿐 아무런 기술도 배우지 못한 채 실력은 점점 더 떨어져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법대는 커녕 그가 갈 수 있는 4년제 대학은 어디에도 없었다.

송정률씨 이야기는 3편에 계속.

* 이 내용은 문화저널21(www.mhj21.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복남 기자 (gktk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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