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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마지막 보내는 칼럼

영유아기때부터 정확한 진단/사정체계가 있어야

재활체계가 선행되어야 바우처제도는 생명력 가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12-29 10:18:55
2008년 마지막 칼럼을 쓰게 되었다. 혼란스러운 세상을 바라보면서, 특히 장애인 현장을 바라보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 중에 하나가 장애인의 생애주기에서 가장 중요한 영유아기에 대한 정책적 제도가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조기개입(early intervention)은 교육적인 차원이 아니라 장애인의 재활체계에서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 부분이다.

그러나 장애인 재활체계, 장애인 복지정책, 장애인 관련 법, 그리고 장애인 운동에서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단지 아이가 장애가 있는가 아니면 없는가에 대하여 주관적인 판단을 하고 황당해 하는 부모들의 발들에만 떨어진 불덩어리와 같다.

이제 장애인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머리에 띠를 매고 거리로 나섰다. 최근에는 장애인 부모회와 장애인 부모연대 사이에 갈등에 첨예화되고 있다. 결국 장애인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 사이에 분열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지적(발달 등)장애아를 두고 있는 부모들의 힘을 믿었다. 적어도 장애인 당사자 이상의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부모들은 장애자녀의 아픔 이상의 아픔을 경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세력이며, 영향력있는 자기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모들의 모임도 양극화 현상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왜 이러한 일이 생겼을까?

자세히 살펴보면 제도상의 문제요, 이러한 제도를 방치한 전문가집단 혹은 정책결정자들의 안이한 태도로 기인한 것이다.

장애영유아를 둔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장애아가 아니기를 기대한다. 일단 여기에서 출발하기에 장애에 대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관점을 갖지 못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부모의 방황과 고민을 경감시켜줄 제도가 절실히 요청된다.

즉 전문가들이 모인 다학문적 팀(Multidisciplinary Team Approach)에 의한 장애의 진단(diagnosis)과 사정(assessment)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장애인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애를 경감시키고 최소화하기 위하여 장애아 개개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즉 부모가 참여한 전문가들에 의하여 장애아 한 사람 한사람에게 어떤 서비스가 필요로 하는지가 결정되어야 그 다음에 장애아에게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솔직히 말하면, 이러한 진단과 사정을 위한 전문가 그룹이 존재하는가? 그러한 전문가들이 팀접근에 의하여 정확한 진단과 사정을 하려고 하는가?

사실 전문가가 존재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정확한 진단과 사정 보다는 치료(therapy)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수익을 창출하고, 고용창출하는 일에만 전심전력하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장애아를 양육하는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정확하게 어떠한 상태에 있고, 어떠한 서비스가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도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그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하여 많은 서비스를 받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돈이 들지 않으면 더 좋을 것이라고 믿고 행동한다.

2003년부터 장애아 무상보육제도를 만들었다. 장애아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러한 제도를 만들었다. 이러한 제도를 만들었을 때, 사설 치료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걱정했다. "보육시설에서 무상으로 하면, 우리 처럼 비용을 받는 기관은 어떻게 합니까?" 그런데 이러한 걱정은 기우였다. 장애아동 부모들은 보육시설에 지불해야 할 돈으로 사설 치료기관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정부가 지원하고, 정부가 인정하는 자격증을 가진 공적인 지원체계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종사자가 있는 사설 기관을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 치료 바우처 제도가 시행된다. 곰곰히 생각한다. 한 달에 20만원 정도의 치료바우처 제도가 제공된다. 과연 어떤 치료가 제공되는가? 아마 이 제도로 인하여 흥미를 갖고 접근하는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혹은 치료사를 배출하는 기관은 호재를 만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걱정이다. 앞에서 말한 것 처럼, 장애영유아(0~5세 이하)에게 어떤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사정하는 체계가 있는가? 노인 요양보호사 제도를 양성하는 제도 처럼 일단은 확대하고, 경쟁에 의하여 줄여보자는 속셈이 있지는 않는가? 결국 질적으로 하향 평준화를 만들어가는 경향이 되지 않겠는가?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만이 국가자격증이다. 그런에 이는 이번 바우처제도에서 예외가 되었다. 건강보험으로 사용이가 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 일반 치료사 자격증의 적격성은 누가 보증하는가? 필자는 진솔해야 한다고 믿는다.

학문적 기준에 의하여 치료 범주를 정확하게 구분하고,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격자를 국가가 제대로 검증하여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는가? 또한 이보다 먼저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재활체계를 만들어 정확한 진단과 사정에 의하여 이 제도가 올바른 생명력을 가지도록 해야 하지 않는가?

그래야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 사이의 신뢰가 형성될 것이다. 지금 처럼 지극히 주관적인 선택과 결정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에 의한 서비스 제공과 이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제도가 올바르게 만들어져야 혼란이 사라질 것이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 바우처 제도는 위험하다. 부작용이 심각해질 것이다. 결국 나중에는 대안책을 찾는 일에 이익집단들의 로비가 왕성해질 것이다. 2008년 마지막 칼럼에서까지 걱정하면서 이 글을 쓴다.

이계윤 칼럼을 읽어주신 독자들 위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한다.

칼럼니스트 이계윤 칼럼니스트 이계윤블로그 (leechur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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