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로그인 | 회원가입
Ablenews로고
서울다누림시티투어 운행
에이블뉴스의 기사를 네이버 모바일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배너: 최첨단 스포츠의족 각종보조기전문제작 서울의지
뉴스로 가기동영상으로 가기포토로 가기지식짱으로 가기블로그로 가기사이트로 가기
[모집] 현재 에이블서포터즈 회원 명단입니다.
세상이야기
사업주 장애인인식개선교육법적의무강화 미이행 시 과태료 부과
신우프론티어
뉴스홈 >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기사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싸이월드 공감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RSS 단축URL
http://abnews.kr/mOo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지체장애 3급 최정철씨의 삶②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12-15 16:23:41
“얼마나 한이 되었는지 나중에 돈을 벌고는 뻥튀기 한차를 산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신문이요 신문” 외치는 신문팔이를 만났다. 저 일이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어 그 애를 붙잡고 사정을 해서 그 애를 따라 갔다. 보급소에서 주소와 이름을 적고는 보리밥에 깍두기 무국을 주었다. 며칠 만에 먹어보는 그 밥이 어찌나 꿀맛이든지.

다음날 신문을 끼고 거리에 나섰는데 처음에는 신문이요 하는 말도 입이 안 떨어졌다. 신문 한부는 10원이었는데 다른 아이들처럼 뛰어 다닐 수가 없어 버스에서 팔기도 했다. 버스에 올라 채 중심을 잡기도 전에 버스가 출발하는 바람에 버스 안에서 여러 번 나뒹굴어지기도 했다.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한 장면.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한 장면. ⓒ이복남
어느 날 우연히 이종사촌동생을 만났다. 동생은 국도극장 앞에 구두터 하나만 있으면 신문이나 암표도 팔수 있어 돈을 잘 벌수 있다고 했다.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아이고 이놈아 안 죽고 살아 있었느냐” 어머니는 통곡을 했다. 잘 살고 있으니 염려 말고 돈 30만원만 보내 달라고 했다.

15만원을 주고 구두터 하나를 샀다. 그는 딱새를 하면서 찍새 똘마니도 두셋 거느렸다. 극장 앞 구두닦이는 어둠의 세계다. 어둠의 세계에서는 주먹이 최고다. 그는 비록 뛰지는 못하지만 누구든지 그의 손아귀에 걸리기만 하면 끝이었다. 구두터를 하나씩 늘려 나갔다.

어느 날 열심히 구두를 닦고 있는데 청색 운동화 두 짝이 눈에 들어 왔다. 눈을 들어보니 교복을 입은 여학생 둘이었다. 운동화를 닦으러 온 것은 아닐 테고 무슨 일인가 의아해서 쳐다보니 한 여학생이 “식사 하셨어요?”라고 물었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자 “다리도 불편하신 분이 씩씩하게 일하는 것을 보고 밥을 사주고 싶었어요.” 이게 웬 떡이람. 예쁜 여학생이 밥을 사주겠다니. 근처 중국집으로 가서 자장면 곱빼기를 시켰다. 그렇게 A를 만났고 같이 온 여학생은 동갑내기 사촌언니였다. 자기 집이 근처 빌딩에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매일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인가 지나서 찍새 한 놈이 쪽지 하나를 가져왔다. 사흘 뒤 저녁 7시 을지로 2가 중앙극장 앞으로 와달라는 것이었다. 그 사흘이 어찌나 더디 가든지 잠이 안 왔다. 약속한 날에 목욕재계하고 집을 나서니 눈이 내렸다. 지팡이를 짚고 한발 한발 눈길을 걸어 을지로 2가까지 가슴 설레며 걸었다. A는 기다리고 있었다.

“왜 오라고 하셨어요.” A는 말없이 손을 들어 무언가를 가리켰는데 그녀의 손길을 따라가 보니 ‘엘비라 마디간’이라는 영화간판이었다. “이 영화를 같이 보고 싶었어요.” 귀족 출신 장교 식스틴과 곡예사 엘비라의 사랑이야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식스틴과 엘비라는 소풍을 갔고 엘비라가 나비를 잡는 순간 한발의 총성이 울리고 연이어 또 한발의 총성이 울렸다. A와의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이 개통되고,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의 총탄에 쓰러진 날이다. 그날 오후 엄청 비가 내렸다. 호외가 뿌려지고 신문과 비닐우산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애들이 20여명이나 있었음에도 대학생이 된 A는 구두터에서 돈 받느라고 바빴다.

밤늦게까지 정신이 없었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한숨을 돌리자 통금 사이렌이 울렸다. 국도극장 보일러실에서 A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4시 통금이 해제되자 장충공원으로 갔다. 성모마리아상 앞에서 평생을 함께 하자고 맹세를 하고는 키스를 했다. 어디선가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고 경찰서로 잡혀 갔다. 최정철씨 이야기는 3편에 계속.

* 이 내용은 문화저널21(www.mhj21.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이복남 (gktkrk@naver.com)

칼럼니스트 이복남의 다른기사 보기 ▶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구독료 1,000원도 큰 힘이 됩니다. 자발적 구독료 내기배너: 에이블서포터즈
기사내용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싸이월드 공감 RSS
화면을 상위로 이동
최신기사목록
기사분류 기사제목 글쓴이 등록날짜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어려운 이웃에게 등대 되어주는 자원봉사자 김진철 사장 칼럼니스트 안승서 2019-06-26 10:34:11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7월부터 달라지는 장애인보장구 급여제도 칼럼니스트 서인환 2019-06-25 14:10:10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청소년기 여성장애인의 권리 하나 칼럼니스트 정선희 2019-06-24 11:46:37

찾아가는 장애인 생활체육 서비스 1577-7976 열린사이버대학교 제7회 전국발달장애인합창대회’참가 안내

[전체] 가장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더보기

인기검색어 순위




배너: 에이블뉴스 모바일웹 서비스 오픈



배너: 에이블뉴스 QR코드 서비스 오픈

[세상이야기]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 더보기


댓글이 더 재미있는 기사

댓글이 더 재미있는 기사 더보기

주간 베스트 기사댓글



새로 등록된 포스트

더보기

배너:장애인신문고
배너: 보도자료 섹션 오픈됐습니다.
화면을 상위로 이동
(주)에이블뉴스 / 사업자등록번호:106-86-46690 / 대표자:백종환,이석형 / 신문등록번호:서울아00032 / 등록일자:2005.8.30 / 제호:에이블뉴스(Ablenews)
발행,편집인:백종환 / 발행소: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7길 17 서울빌딩1층(우04380) / 발행일자:2002.12.1 / 청소년보호책임자:권중훈
고객센터 Tel:02-792-7785 Fax:02-792-7786 ablenews@ablenews.co.kr
Copyright by Ablenews. All rights reserved.
장애인권리협약의 이행 증진을 위한 토론회 장애인용품 노인용품 전문쇼핑몰, 에이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