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고, 빛이 있으라 하시고, 빛과 어둠을 나누어 낮과 밤이라 하신 것이 첫째 날의 역사였다. 둘째 날 하늘과 물과 땅과 바다를 만드시고, 셋째 날 풀과 꽃과 나무를 만드시고, 넷째 날 해 달 별 우주를 만드시고, 다섯째 날 바다의 물고기 육지의 동물과 하늘을 나는 새와 땅위를 기어 다니는 파충류를 만드셨다.

여섯째 날 하나님의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며 먹을거리를 주시고 다음날은 쉬셨으니 안식일이다. 창세기 1장의 내용이다. 하나님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만드시고 맨 나중에 사람을 만들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스리라 하시면서 왜 질병과 장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일까.

박영필씨. ⓒ이복남

박영필(30)씨는 부산 연제구 망미동에서 아버지 박경희(72)씨와 어머니 정인순(61)씨의 3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입학 무렵 남구 용호동으로 이사를 했다. 아버지는 택시운전을 하셨는데 주색잡기에 빠지셨는지 생활비를 제대로 갖다 주지 않았다. 어머니가 용호시장에서 생선 장사를 해서 3남매를 키우셨는데 단칸방에 4식구가 살았고 누나는 다락방에서 생활했다.

그렇거나 말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 시절 활달한 개구쟁이로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의 고무줄도 끊는 등 동네를 휘젓고 다녔다. 공부는 하는 둥 마는 둥 유행가를 좋아했는데 당시 박남정의 ‘널 그리며’를 좋아했다.

중학교 때 친구가 교회 가자고 했다. “교회가면 뭐하는데?”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르고. 귀가 솔깃한 제안이었다. 교회에서 손끝에 피가 맺히도록 열심히 기타를 배웠다. 기타를 치면서 찬양 즉 복음성가를 불렀다. 어느 정도 기타를 칠 수 있게 되자 복음성가가 재미가 없어 유행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무렵 015B의 ‘이젠 안녕’ 기타를 치면서 즐겨 불렀다.

어머니와 형과 함께. ⓒ이복남

누나는 여상을 졸업하고 조그만 회사에 경리로 일했는데 어느 날 기타를 사왔다. 부모님이나 누나에게 기타를 사달라고 조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누나가 어떻게 알고 기타를 사왔는지 눈물이 날 만큼 고마웠다.

“생각해보면 그 때가 제일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절이었습니다.”

대학갈 형편도 아니었기에 기타치고 노래 부르면서 중학교 시절을 보내다 졸업이 다가왔다. 돈도 없고 성적도 안 되고, 공고를 나와서 돈을 벌어서 어머니를 조금이라도 도와드리고 싶었다. 성지공고 자동차과에 입학을 했다. 당시만 해도 자동차과가 잘나가는 유망 과였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취업도 바로 된다고 했다. 공부는 물론 자동차에 관한 것이었다.

1996년 고 3때 취업 나간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니 월급이 40만 원 정도라고 했다. 맥이 빠졌다. 40만원 받으려고 공고에 들어왔나 싶어 더 이상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군복무시절. ⓒ이복남

그 무렵 영어 선생이 인문계만 대학을 가는 게 아니라 실업계 학생들도 대학 갈 수 있다. 노력만 하면 4년제는 어렵더라도 2년제는 얼마든지 갈 수 있다. 실업계 학생들은 대체로 공부를 안했기에 선생들도 학생들을 험악하게 다루었는데 그 영어선생은 학생들을 위로하며 다독여 주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영어단어를 외우고 국어를 공부하고 수능시험을 쳤다. 성적이 잘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2년제 대학을 갈 정도는 되었다. 컴퓨터는 중학교 때부터 통신을 했었기에 컴퓨터 관련과를 찾다가 동명전문대학 전자계산과에 입학을 했다.

박영필씨 이야기는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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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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