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암에서 도두동으로 가는해안도로. ⓒ전윤선

꿈을 꿉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물드는 그 깊은 가을날의 꿈을 찾아 제주로 날아갑니다. 하늘은 잔뜩 찌푸리며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듯 빨래 통에 담가져 있는 물기 먹은 솜이불을 덮고 있다. 하늘위로 높이 날아오른 철근덩이는 구름 위를 뚫고 파란하늘을 정지한 듯 날고 있다. 저 구름바다 밑에는 어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가을비로 대지는 촉촉이 적셔있을 것이다. 오랜 가을 가뭄 끝에 내리는 비는 반갑기 그지없지만 여행을 시작한 일행에게는 조금은 서운하기도 했다.

어찌된 일인지 제주에 도착하니 비가 그치고 흐린 가을하늘만 보여주고 있다. 공항 밖으로 빠져나와 용두암쪽으로 향한다. 전동휠체어 이용하는 열한명이 용두암쪽으로 향하는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번여행의 코스는 전동휠체어 동선에 맞게 용두암에서부터 시작했다.

용두암은 한이 서린 용의 몸부림이라 고하며 '용두암' 용궁에 살던 용 한마리가 하늘로 승천하고자 했으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가지면 승천할 수 있다는 것을 안 용은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몰래 훔쳐 용현계곡을 통해 무사히 몸을 숨겨 내려 왔으나 용현이 끝나는 바닷가에서 승천하려다 들키고 말았다고 한다. 하늘을 날다 한라산 신령의 활을 맞고 바다에 떨어진 용은 승천하지 못한 한과 고통으로 몸을 뒤틀며 울부짖는 형상으로 굳어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비오는 우도. ⓒ전윤선

용두암은 이름 그대로 용이 포효하며 바다에서 막 솟구쳐 오르는 형상이라 고 한다. 바람이 심하고 파도가 거친 날이면 금세 꿈틀거리는 용이 하늘을 향해 오르는 듯하다 한다. 바닷가에 높이가 10M나 되고 바다 속에 잠긴 몸의 길이가 30M 쯤 되는 용두암은 석양 속에서 가만히 이 괴암을 응시하고 있으면 정말로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이 용두암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서쪽으로 100M 쯤 덜어진 곳이 적당하며, 바다가 잔잔한 날보다 파도가 심하게 몰아치는 날이 적격이라 한다.

마치 일행이 도착한 날이 용두암을 보기에 딱 제격인 날씨인 것 이였다. 마치 천지개벽이 이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신의 노여움 속에 용이 ‘으르르’ 울부짖으며 바다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듯하다 했다. 용두암은 제주 관광의 상징처럼 유명한 곳으로 제주시 해안도로가 시작되는 동쪽해안가 한천 하류의 용연 서쪽 200M 쯤에 위치하며 그 명성은 널 리 알려져 있어 용의 형상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의 발길로 늘 분주한 곳이다.

용두암을 천천히 감상하면서 다음으로 향한 곳은 해안선 따라 도두동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도두동은 제주 유람선을 탈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제주바다를 향해 서 있는 빨강 등대가 아름다운 부둣가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즐길 수 있는 이색관광인 유람선을 타고 청정제주 바다를 볼 수 있고 유람선을 타고 제주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약 70분가량을 배를 타고 가판위에서 제주 앞바다를 둘러볼 수 있고 식사도 할 수 있는 뷔페식당도 마련돼 있다. 일행이 이곳에 도착했을 당시엔 날이 어두워져 유람선을 탈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이튿날 아침 일찍 성산포 항으로 향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우도로 향하는 배위에 몸을 실었다. 비가 오는 가운데에서 일행은 마냥 즐거웠다. 성산포 항에서 배를 타고 약 10여분의 항해 끝에 소가 누워있는 모형을 하고 있다는 우도에 도착했다.

우도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우도팔경이라 하여 낮과 밤하늘과 땅, 동과 서를 손꼽습니다. 또한 우도는 영화 ‘시월애’, ‘인어공주’를 촬영한 장소로서 서정적인 제주 섬마을 풍경과 아늑한 풀밭의 정취, 푸른 제주바다와 맞닿은 하얀 백사장 풍경이 무척 인상적인 곳으로 한라산과 함께 제주도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우도에 사람들이 정착하여 살기 시작한 것은 조선조 헌종 9년(1843)경부터이다. 물론 그 이전부터 사람들의 왕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도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을 채취 하기위해, 그리고 숙종 23년(1679) 이후 목장이 설치되면서 부터는 국마를 관리, 사육하기 위하여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했다 고한다. 우도주민의 대부분은 우도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본토박이라고 한다.

과거 우도의 주민들은 우도 내의 같은 마을에서 결혼하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의 대부분은 우도 내에 외가, 처가, 친정, 친가를 두고 있고. 이와 같은 지역적 연고관계로 우도 주민들의 대부분은 앞으로도 우도에서 계속해서 살아가길 원하고 있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이기 때문에…." "나와 내 가족이 태어나서 자라 온 곳이기 때문에" 라고 하는 혈연적, 지역적 연고 의식이 강한 때문이기도 하다.

우도 해안도로. ⓒ전윤선

섬의 남동쪽 끝의 쇠머리 오름(132m)에는 우도등대가 있다. 남쪽 해안과 북동쪽 탁진포를 제외한 모든 해안에는 해식애가 발달하였고 한라산의 기생 화산인 쇠머리 오름이 있을 뿐 섬 전체가 하나의 용암대지이며 넓고 비옥한 평지가 펼쳐진다.

주요 농산물은 고구마, 보리, 마늘 등이 생산되고 부근 해역에서는 고등어, 갈치, 전복 등이 잡힌다. 소, 돼지 등의 사육도 활발하며 해녀들의 축산지로도 유명하다.

우도는 작고 아담한 섬이다. 섬 둘레가 약 17키로 정도 되는데 우도에서 식사를 하고 전동휠체어로 섬 한 바퀴를 도는 섬 여행은 잊었던 서정이 그대로 살아나는 편안한 여행이 될 것이다. 계절은 저무는 가을인데, 어찌하여 쑥부쟁이는 천연스럽게 고운 빛인가. 황금분할을 생각하며 등대 아래로 시선을 모으면 사람의 얼굴이 형상화된다. 자연은 또 얼마나 신비스러운가.

저가 뉘엿뉘엿 제주 바다 속으로 저물어갈 무렵 우도에서 성산일출봉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어둠이 성산을 뒤덮기 전에 일출봉 뜨락에 도착하여 일출봉에 달뜨거든 날 불러주오 하고 일출봉 아름다움에 취하고 싶었다.

해발 182m인 성산 일출봉은 10만 년 전 제주도 수많은 분화구 중에서는 드물게 바다 속에서 수중 폭발한 화산체이다. 용암이 물에 섞일 때 일어나는 폭발로 용암은 고운 화산재로 부서져 분화구 둘레에 원뿔형으로 쌓여 있다. 원래는 화산섬이었지만 신양해수욕장 쪽 땅과 섬 사이에 모래와 자갈이 쌓였다.

성산일출공원에서. ⓒ전윤선

일출봉 정상에는 지름 6백m, 바닥면의 높이 해발 90m에 면적이 8만여 평이나 되는 분화구가 자리한다. 이곳에서 이장호 감독의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의 한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예전엔 일출봉 정상에서 농사를 짓기도 했는데 지금은 억새밭을 이루며 우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예부터 이곳 성산일출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광경은 영주10경(제주의 경승지) 중에서 으뜸이라 하였다. 넘실대는 푸른 바다 저편 수평선에서 이글거리며 솟아오르는 일출은 온 바다를 물들이고 보는 이의 마음까지도 붙잡아 놓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케 한다. 2000년 7월 19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 기도하다.

성산일출봉 정상까지 가는 길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휠체어 접근에 어려움이 있지만 일출봉 공원에는 길이 잘 정비돼 있어 휠체어로 다니기엔 큰 불편이 없다.

성산에서 바라본 우도. ⓒ전윤선

어떻게 가나=김포공항에서 비행기로 50분이면 제주공항에 도착한다. 공항에서 용두 암까지는 전동휠체어로 30분이면 도착한다. 용두 암에서 해안도로를 끼고 도두 항까지는 10키로 이내에 있다. 도두 항에서 성산까지는 차량을 렌트해야 한다. 만일 전동휠체어 5대 이상이 갈 경우 봉고트럭을 빌려 휠체어는 트럭에 싣고 사람은 다른 차를 렌트해서 차량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트럭 렌트 1회 7만원, 카렌스 렌트 1박 2일 15만원, 왕복 항공요금 장애할인적용 11만원 선이다.

무엇을 보나=용두암에서 도두동까지는 해안선을 따라 볼거리가 펼쳐져 있다 바다를 끼고 전동휠체어로 걸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인다. 성산포에 도착하면 우도와. 성산일출봉, 섭지코지를 볼 수 있다.

무엇을 먹나=먹을거리는 풍부하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제주의 맛에 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해물뚝배기, 제주 똥돼지, 싱싱한 자연산 횟감 등이 있다.

어디서 자나=도두 항 바로 앞 '노을 빌리지', 성산일출봉공원에 '일출봉 호텔', 4인기준 5만 원 선이다,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

여행문의=여행에 대한 문의와 함께 여행하시길 원하시는 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 분은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다음카페 '휠체어배낭여행'문의.

전윤선 칼럼니스트
여행은 자신의 삶을 일시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일상을 벗어나 여행이 주는 해방감은 평등해야 한다. 물리적 환경에 접근성을 높이고 인식의 장벽을 걷어내며 꼼꼼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돈 쓰며 차별받지 않는 여행, 소비자로서 존중받는 여행은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모두를 위한 관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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