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성재활 가이드북' 표지. ⓒ국립재활원

흔히들 인간의 3대 욕구로 식욕, 수면욕, 성욕을 꼽는다. 먹고 자는 것만큼이나 성적 욕구도 인간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욕구 중에 하나인 것.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성욕에 대해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현실.

이에 국립재활원이 장애인에게 올바른 성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발간한 ‘장애인 성재활 가이드북(2013년 10월, 개정판)’ 속 장애별 궁금증을 Q&A로 소개한다. 두 번째는 뇌졸중이다.<편집자주>

Q. 뇌졸중 후 성생활을 하면 재발을 일으키지 않나요?

A. 가장 많이 가지는 두려움이지만 실제로는 성관계가 재발을 더 증가시킨다고 보고된 바는 없다.

뇌졸중은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 대부분 선행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위험요소만 해결되면 대부분 성관계에는 이상이 없다.

성관계 시 심박동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하는 현상은 정상적이기 때문에,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추가적인 혈압상승에 대비해 평소에 혈압관리를 철저히 하면 된다.

Q. 배우자가 성관계를 거절하지는 않을까요?

A. 뇌졸중 후 반신마비, 관절의 구축, 실어증, 보조기의 착용 등 신체적 변화는 배우자에게는 낯선 것이고 혹시 성관계가 신체적 통증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할 수 있다.

때문에 배우자와의 충분한 적응기간이 필요한데 마음을 열고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대화를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다.

Q. 뇌졸중 환자에게 발생될 수 있는 성문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성적관계에서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뇌졸중 후에 발생하는 실어증, 편측 무시, 인지장애 등은 전반적인 성생활의 저하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뇌졸중과 함께,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같은 기질적 문제들도 성기능 장애에 영향을 미치지만 뇌졸중 후 경험하게 되는 심리적인 변화도 성생활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실제로 자신의 모습에 대한 자존감 변화, 성역할의 변화, 파트너에 대한 의존감, 재발에 대한 두려움, 파트너의 거절에 대한 불안감, 미안함 등은 환자와 파트너로 하여금 성생활에 대해 소극적이고 수동적이 되도록 만든다.

가장 흔한 성기능 장애로는 성욕의 감소, 성관계 횟수 저하로 성에 대한 서로간의 대화 부족, 성에 대한 태도의 변화, 성행위 참여를 꺼리는 마음 등이 있다. 이외 사정 장애 및 발기부전, 윤활작용 부족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Q. 성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약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수면제, 고혈압약, 우울증약, 항경직제 같은 약물은 성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뇌졸중 후 성관계를 시도해봤지만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담당의사와 상의해 가급적 성생활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약물로 바꿀 수 있다.

Q. 뇌졸중 발병 이후 언제부터 성생활이 가능한가요?

A. 편안하고 안정이 됐다고 느꼈을 때부터 성생활을 시작하면 된다. 대체로 발병 후 3개월이 지나면 환자는 안정기로 접어들게 되고,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성관계가 가능하게 된다.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완전히 안정된 상태라고 보고 발병 전 수준의 성관계가 가능하다. 처음에는 성관계에 대해 민감하고 주저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이 당연하며 마음을 열고 파트너와 먼저 얘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Q. 성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A. 먼저 성행위 중 심장에 부담을 주는 조건을 피해야 한다. 예컨대 낯선 환경에서 친숙하지 않은 상대와의 성관계나 과음이나 식사 후의 성관계 등은 피해야 한다.

또 성관계를 갖는 시간을 잘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상의 기분이나 신체적 조건일 때 만족도 증가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간을 준비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다음날 특별한 일과가 예정돼 있지 않다면 성관계는 일반적으로 밤 시간보다는 아침시간이 더 적절하다. 저녁은 하루의 피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고 대부분 식후이기 때문에 심장에도 부담이 된다,

하지만 아침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약물을 섭취하기 이전이기 때문에 약물에 의한 영향도 줄일 수 있다.

혹시 성행위 도중 협심증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중지하고 혀 밑으로 넣는 약(nitroglycerine)을 복용해야 한다.

성적 절정기후 5분 이상 맥박이나 호흡 상승지속, 협심증 증상 발현, 성행위 다음날 심한 피로가 지속되는 증상은 위험하기 때문에 의사의 진찰이 꼭 필요하다.

Q. 뇌졸중 이후 감각에 이상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감각의 이상이 운동장애 보다 성생활에 더욱 영향을 미친다. 특히 통증이 있는 경우 사랑의 행위도 불유쾌한 이상감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감각 이상의 부위에 대해 배우자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변형된 자극이 도움이 되기도 하는데 불빛자극이나 자극적인 언어, 벨크로 같은 도구의 사용이 권장되기도 한다. 이 때 감각이 손실된 부위에 피부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Q. 여성이 뇌졸중 후 장애를 가진 상태에서 과연 임신과 출산이 가능할까요?

A. 가능하다. 하지만 임신의 가능성 여부와 임신 시 주의할 점 등에 대해 전문적인 진찰과 준비가 수반돼야 한다.

출산을 원하는 여성은 산부인과 의사와 신경과 의사, 장애를 담당하는 재활의학과 의사와 먼저 상의해야 하며 가족과의 협의도 이뤄져 출산 후 양육에 대한 진지한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

Q. 여성 뇌졸중 장애인의 경우 임신 중 특별히 조심해야 되는 것들이 있나요?

A. 임신 1기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피로다. 장애를 가지고 일상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다 임신에 의해 증가된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피로가 가중되게 된다.

때문에 가족들이 임산부의 활동량과 스트레스를 조성하는 환경을 줄여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산부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임신 2기는 산모의 신체적 변화가 가장 큰 시기다. 자궁의 크기가 커지고 아이가 자라가면서 복강내의 구성물의 이동이 있어 변비와 요실금이 잘 생긴다.

또한 체중증가에 따른 무게중심의 축이 변해 편마비 산모가 이동하거나 보행할 경우 새로운 적응을 위한 훈련이 필요하게 된다.

이때는 보행보조도구나 일상생활 보조용구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되며 부종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이 때 부종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임신중독증, 편마비 부종, 이소성 골형성증에 의한 부종, 심부정맥 혈전증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감별은 산모 스스로는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몸이 비정상적으로 붓는 경우가 발생하면 꼭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또한 혈압의 변화가 심할 수 있으므로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자궁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횡경막을 압박하는 경우 호흡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에 호흡훈련을 해야 한다.

출산이 가까워짐에 따라 진통과 출산자체가 산모에게 스트레스를 가하는 환경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분만 시에는 경직을 최소화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며 또한 편마비로 인해 저하돼 있는 운동기능을 고려한 분만자세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와 재활의학과 의사의 협조 하에 훈련이 돼야 한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