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윈더라인스 김헌용 군이 중국관에 전시된 명나라 시대 보살 작품을 손으로 만져보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비트윈더라인스팀이 22일 오후(현지시각)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투어에 참여하며, 영국연수의 공식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은 지난 1851년 앨버트 공이 하이드 파크에서 연 박람회 수익금으로 1852년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을 위해 산업 박물관으로 처음 문을 연 곳이다.

앨버트 공이 사망한 뒤 1899년 빅토리아 여왕이 신관을 새롭게 건축하면서 산업 박물관이었던 곳에 미술 작품이 더해지게 됐으며, 1909년 앨버트 공을 기념하기 위해서 현재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으로 새롭게 개관했다.

세계 최대 장식 미술 공예 박물관으로서 중세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를 아우르고 있으며 아시아, 북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관련 물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유럽 미술을 중심으로 조각, 건축, 회화, 도자기, 금속 공예, 가구, 보석, 의복 등 수많은 작품들이 양식별로 진열돼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영박물관과 국립미술관, 자연사박물관을 뒤로하고,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이 특별한 이유는 이미 오래 전인 1985년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투어를 실시하고 있는 것.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은 작품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각장애인이 작품을 만져 볼 수 있도록 일부 작품을 개방하고, 현재는 모든 사람들이 작품을 만져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개방된 작품에 설명이 담긴 점자 안내문을 마련하고, 내용이 많은 경우에는 오디오 해설기기를 설치했다.

이날 비트윈더라인스팀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투어 가이드 앨리자베스의 안내를 받아 중국관, 한국관, 르네상스관, 유리공예관 총 4개관에 있는 대표적인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어가며 작품을 손으로 만져 봤다.

김헌용(남, 29세, 시각1급) 군은 “그림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들은 뒤 만져 봤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자세하게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면 기본적 생존을 할 수 있겠으나 질 높은 삶을 살 수 없다”면서 “영국에서 만지는 작품을 한국에서 못 만질 이유가 없다, 문화재가 파손되지 않는 선에서 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게 문화적 권리가 보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일(남, 26세) 군은 “박물관에 전시되는 문화재를 만진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에게 만진다는 것은 당연한 권리인데 한국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배리진리는 “이전부터 꾸준히 장애인의 접근성에 대한 요구가 있어 일부 작품을 개방하고, 사업을 확장하며 점자안내문과 오디오기기 설치, 접근성에 대한 평가사업, 전 직원 장애인식 개선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만족도 조사에서 접근성에 관한 불만이 줄어들고 긍정적이 평가가 늘어나고 있다”고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각장애인 전문 통번역사의 길 모색'을 주제로 영국 연수에 나서고 있는 비트윈더라인스팀은 오는 29일까지 시각장애인 통번역사 인터뷰, 노스엄브리아 대학교 장애학 교수 인터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물관 직원인 엘리자베스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투어 안내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비트윈더라인스 김헌용 군과 박물관에 장애인 접근성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배리진리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비트윈더라인스 팀이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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