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를 내지 못해 거리로 내몰렸던 민들레장애인야학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이전했다. ⓒ에이블뉴스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기쁨이 있습니다. 이 공간은 민들레장애인야학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 싸워준 작은자야학과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해 준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것입니다. 살아있는 배움의 공간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임대료를 내지 못해 거리로 내몰렸던 민들레장애인야학(교장 박길연, 이하 민들레야학)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이전했다. 민들레야학은 지난 21일 오후 ‘민들레장애인야학 이전 개소식’을 개최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지난 2006년 7월 설립된 민들레야학은 장애인들이 직접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어렵게 운영해왔으나,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지 못해 올해 4월경 결국 퇴거조치 당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집기와 교구도 담보로 잡힌 채 빈손으로 거리로 나오게 됐다.

당시 민들레야학은 작은자야학 등과 함께 ‘인천지역장애성인교육권쟁취를위한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장애성인 교육권확보를 위한 투쟁을 진행 중이었고, 투쟁을 위해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앞 중앙공원에 설치한 천막에서 야학수업을 이어갔다.

천막야학이 진행되는 동안 ‘교육청 앞 열린야학’, ‘서명운동’, ‘거리선전전’ 등 인천 장애인야학들의 어려운 현실을 알려내기 위한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펼쳤고,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장애성인 교육권확보를 위해 힘쓰겠다는 약속을 받고 22일간의 천막농성을 마무리했다.

민들레야학은 이후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2,500만원, 인천시로부터 1,500만원을 각각 지원받게 됐다. 또한 이들의 사정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전교조 인천지부에서 536만원을 지원했으며, 개인과 단체들의 후원도 이어졌다.

이를 통해 민들레야학은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계양구청 인근에 있는 상가건물 2층에 75평 규모의 새로운 교육공간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문해교육, 검정고시 대비, 특별활동 교육, 인권실천교육 등을 진행하기 위해서 총 3개의 교실(각 25평)을 마련했다.

박길연 민들레야학 교장은 “교육에 대한 열정의 마음들이 하나로 모여 오늘의 작은 결실을 맺었다. 평등한 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강한 투쟁과 많은 분들의 성원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박 교장은 “따뜻한 손길들을 기억하고, 더 힘차게 한발 한발 내디딜 것이다. 장애성인들의 교육을 위한 진정한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앞으로도 인천지역 장애성인 교육권 확보를 위해 더 강하게 연대하고 투쟁해 나가면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민들레야학은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계양구청 인근에 있는 상가건물 2층에 75평 규모의 새로운 교육공간을 마련했다. ⓒ에이블뉴스

민들레장애인야학 이전 개소식 행사에서 대구질라라비장애인야학 박명애 교장이 돼지저금통에 성금을 넣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민들레야학은 지난 21일 오후 ‘민들레장애인야학 이전 개소식’을 개최했다. 장애인학생들과 인천지역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함께 축하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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