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역 시각장애인 추락참사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인근 코레일 수도권서부지사 정문 앞에서 제물포역 시각장애인 추락참사 사죄를 촉구하고, 지하철 역사를 장애인의 무덤으로 방치하는 코레일(철도공사)을 규탄하는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대책위는 제물포역에서 시각장애인이 선로에 떨어져 숨진 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책임을 통감하는 사죄의 말도, 앞으로 일어날 사고에 대한 현실적인 사고방지 대책도 없다는 사실을 규탄했다.
대책위는 “제물포역 시각장애인 추락참사는 스크린도어와 같은 편의시설 미비로 인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철도공사측에 이번 사고의 책임이 있으나 책임을 외면하고 똑같은 사고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현실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장애인들이 지하철역에서 사망하는 일이 연중행사가 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3년 5월 송내역, 2004년 송내역, 2004년 부천역, 2004년 11월 이수역, 2008년 제물포역에서 연중 행사처럼 장애인들이 목숨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전했다.
대책위는 “제물포역에 스크린도어 설치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다른 역사의 공익근무 인력을 빼내어 배치하는 기만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오늘 투쟁선포식을 출발로 해서 장애인의 사회적 타살을 묵인하고 있는 이사회의 침묵을 깨트리고 지하철 역사를 장애인 무덤으로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철도공사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철도공사가 사죄한다고 해서 죽은 목숨들이 살아 돌아오진 못함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더 이상의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곧 우리의 투쟁이고 양심”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철도공사는 제물포역 시각장애인 추락참사 책임을 통감하고 공개 사죄할 것 ▲철도공사는 모든 역사에 스크린도어 및 엘리베이터 즉각 설치할 것 ▲철도공사는 현실적인 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 등을 공식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이날 대책위 대표 5명은 집회 후 코레일 서부지사장과 면담을 갖고, 이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날 코레일 서부지사장은 재발방지책과 관련해 “관내 8개 스크린도어 설치 계획이 올해 안에 있다. 그러나 제물포역은 빠져 있다”고 말했고,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 “부족하지 않다”고 답변해 대책위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대책위측은 “하루 종일 대화를 해도 문제가 안 풀리겠다”면서 1주후인 26일까지 3가지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서부지사장은 공문을 통해 답변을 주기로 했고, 병무청에 공익요원 보충에 대해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서부지사장이 직접 투쟁결의대회에 참석한 장애인들에게 면담 내용을 설명하도록 요청했고, 서부지사장이 직접 주요 면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투쟁결의대회가 끝이 났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