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의 '불구낙태허용'발언에 대해 장애인단체들은 대선캠프 점거등을 통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하며 공개사과를 촉구했다.ⓒ에이블뉴스

장애아 낙태허용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에 대한 장애인계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장애인단체들은 연이어 성명을 발표해 이 후보에게 다시 정식으로 공개 사과할 것을 일제히 촉구하고 있다.

장총련, “대통령후보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

먼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임통일, 이하 장총련)는 지난 17일 ‘대선 후보로서 부끄러움이 없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해 “일개 촌부가 아닌 제1야당의 대선주자인 이 후보가 경솔한 발언을 내뱉은 것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장총련은 “이 후보가 낙태에 대해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대선주자로서 적어도 한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지도자라면 장애아를 낳더라도 국가와 사회가 적절히 보조하여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임을 주창했어야 한다. 우리나라를 복지국가로 성장시킬 자신감도 없이 대선주자로 출마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장총련은 “현재의 논란 속에서 이 후보가 해야 할 일은 현행법을 들어 자기 발언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에 대한 좀 더 세심한 고찰과 준열한 자기 성찰일 것”이라며 “장애인계가 무엇 때문에 분노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하고 자숙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자연, “도망갈 구멍 찾지 말고, 진심으로 사과하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총연합회(상임대표 고관철, 이하 한자연)도 지난 18일 성명을 발표해 “이 전 시장의 사과는 그냥 미안하다 정도의 이야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명박 후보의 위상에 맞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자연은 “이 후보가 ‘실수’, ‘오해’라고 해명한 자체가 이 사건의 본질을 비켜가고 있다. 그가 단순하다고 생각한 말실수에서 장애인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며 “장애인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단순히 그의 말이 아니고 그의 발언태도와 생각에 있다. ‘실수했다’, ‘미안하다’고 하면 끝이라는 그 생각이 문제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자연은 “이 시장의 사과문을 보면 오히려 내가 이런 일을 했는데 단순한 말실수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내 업적을 가리지 말라는 식의 업적 내세우기로 비춘다. 또한 모자보건법을 내세우면서 ‘내 말의 근거가 여기 있다 봐라’ 식의 도망갈 구멍을 찾는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한자연은 “도마뱀이 제 꼬리 자르고 도망가는 듯한 지금의 모습은 유력 대선 후보인 이명박씨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한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공식적이고 진심어린 사과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푸른아우성, “반성 없다면 차라리 사퇴하라”

장애인푸른아우성과 한국장애인성문화네트워크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조차도 모르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자신이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이 크게 부족함을 인식하고, 공식적인 사과와 충분한 반성이 없다면 스스로 대통령 후보 자리에서 사퇴하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 단체들은 “이 후보의 발언에 우리는 경악과 섬뜩한 공포를 느껴야 했다. 이러한 발언이 다른 사람도 아닌,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생명존중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5년 간 한 나라를 책임진다면 장애인들이 겪어야 할 고통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이 후보가 공식적이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그날까지 낙선운동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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