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측이 ‘불구 낙태 허용’ 발언 논란과 관련, 장애인단체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반대 여론이 일자, 보도자료와 해명발언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1시께 대선캠프 공보관실에서 긴급 보도자료를 배포한데 이어 ‘민생경제탐방’을 위해 강원도에 방문했던 이명박 대선후보는 16일 강릉시 종합실내체육관에서 언론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칙적으로 낙태를 반대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했다. 이 후보의 해명인터뷰는 MBC등 주요방송사를 통해 보도됐다.

이 후보는 “나는 원칙적으로 낙태를 반대한다. 다만 설명하는 과정에서 장애인들에게 혹시 오해와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면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낙태를 반대하지만,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모자보건법 제14조 제1항의 내용을 압축해서 표현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잘못된 것 같다. 본뜻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 후보는 “서울시장 재직 시에 지하철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택시와 치과를 만드는 등 장애인 복지정책을 최우선으로 시행해 왔다”며 “본인은 장애인에 대해 전혀 인식을 달리하지 않는다. 오해가 있다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경석 집행위원장이 이명박 후보의 해명발언을 인터넷으로 확인한 후 한숨을 쉬고 있다.ⓒ에이블뉴스

점거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애인들이 DMB를 통해 이 후보의 해명발언을 보도한 방송을 보고있다.ⓒ에이블뉴스

시위 참가자들이 이 후보의 해명발언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나누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측 “장애인정책을 최우선으로 시행? 기가 차다!”

하지만 16일 오전 10시께부터 이 후보의 사무실을 점거한 채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측은 해명인터뷰를 보도한 방송을 시청한 후 "문제의 본질을 여전히 모른다"며 오히려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시위대들은 “다시 한 번 유감스럽다”, “오해는 이 후보가 하고 있는 듯 하다”, “반성은 커녕 오히려 정치적 선전까지 보탰다”, “이 후보자 시장시절 스스로 한일이 뭐가 있냐?”등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어 즉각적으로 비판 성명을 발표해 이 후보의 해명발언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장애인 측은 “이명박 후보는 ‘불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것은 장애인에 대한 심각한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불구’는 ‘폐질’, ‘병자’등과 비슷한 의미로 장애인을 퇴치해야 하는 질병으로 치부하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번 해명인터뷰에서는 이 단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얼렁뚱땅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애인측은 “이 후보는 생명에 대해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낙태는 반대한다면서 불구자의 낙태는 불가피하다는 것은 잉태된 생명 중 지켜질 필요가 없는 생명도 있다는 의미”라며 “이 후보가 인용한 모자보건법 제14조 1항 역시 장애인의 생명을 단지 의학적으로만 판단해 조치를 취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 심각한 인권 침해적 조항이다. 대선 후보라면 오히려 이 같은 법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향을 밝히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애인측은 또한 이명박 후보가 재임시절 장애인 정책을 최우선으로 실행했다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장애인 측은 “이 후보가 시장재임시절 발산역 리프트 사고로 장애인이 죽었다. 그때 인권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그 책임이 없다고 발뺌했던 장본인이 바로 이 후보”라며 “장애인들의 목숨을 건 지하철 점거와 단식농성 끝에 겨우 약속했던 사항들을 이제 와서 마치 본인이 장애인 정책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어 이뤄낸 듯 말하는 것은 정치적 계산에 의한 자기 홍보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측은 “이 후보는 장애인에 대해 전혀 인식을 달리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이는 거짓이며 오해도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다시 한 번 이 후보에게 객관적이고 진실된 사실을 근거로 장애인 당사자에게 직접 공개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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