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산과 어우러지는 함덕해수욕장의 풍경. ⓒ정재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이 오는 아름다운 섬 제주, 제주는 벌써 봄기운에 술렁거린다. 봄기운이 가득한 제주 제주로 떠나보자.

육지엔(제주사람들은 제주 말고 반도를 육지 또는 뭍이라고 표현한다)겨울을 시샘하는 막받이 추위가 여전한데 남쪽엔 벌써 봄바람이 살랑대고 봄나물을 따러 다니는 아낙네의 마음도 싱숭생숭 할 때다.

제주 공항에서 시작하여 해안선을 끼고 동쪽으로 가는 여행이다. 오른쪽으로는 한라산이 구름과 친구하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푸른 바다와 숨바꼭질을 하다보면 이정표는 성산을 가리키고 차머리는 벌써 함덕해수욕장이다.

제주시내에서 동쪽으로 15km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함덕해수욕장은 호수같이 둥그런 해안선에 유난히 검은 현무암석이 눈에 띠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바다빛깔이다. 멀리 해안선은 쪽빛바다인데 해안으로 가까이 올수록 바다는 옥빛에 가깝다. 본래 바다였던 곳이 바다가 얕아지면서 10~15 m의 패사층이 넓게 이루어졌는데 바다가 옥빛으로 빛나는 것이 바로 이 조개가루가 쪽빛 바다 밑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여러 해안을 다녀보았지만 바다빛깔이 가장 고운 곳 중의 하나이다. 동쪽에는 나지막하고 완만한 서우산(犀牛山)이 있는데 마치 손으로 유채(油菜)를 감고 있는 양 산안에는 노랗고 푸른 빛깔을 담고 있다.

함덕의 푸른 바다. ⓒ정재은

제주의 아름다운 색감(色感)에 취하고 있을 쯤 발길은 해안으로 향했는데 해안선 현무암 위로 관광객을 위한 아름다운 산책길이 눈에 띤다. 아기자기한 경사로를 이용 상하 굴곡을 이루며 바다로 향해 있는 이 길은 바다위에 떠있는 듯 서정적으로 이어진다.

아주 쉽게 바다로 접근할 수 있는 이 산책로는 휠체어를 타고도 가장 바다에 가깝게 갈 수 있어 내가 이곳을 장애인에게도 적극 추천 수 있는 기쁨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바다위에서 제주의 푸른 바다와 푸른 바람에 취해 한참을 머뭇거려야 했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산책로. 현무암 때문에 장애인들이 다가갈 수 없었던 것을 아름다운 아이디어로 접근성을 높였다. ⓒ정재은

발길은 다시 동쪽으로 이어진다. 함덕에서 한경면 쪽으로 해안을 끼고 돌아가니 멀리 해안선에 풍차들이 돌아간다. 그 유명한 풍력 발전소다. 하늘과 바다와 어우러지는 풍차들의 향연은 또 다른 제주의 서정을 자아내고 있었다.

한경면 해안에 위치한 풍력발전소. ⓒ정재은

마음은 풍차처럼 빙글빙글 바람에 돌고 한참을 제주의 빛깔에 젖어 있을 쯤 저 멀리 일출봉이 보이고 우리의 목적지 우도가 바다위에 우직하고 누워 있었다.

풍력발전소. ⓒ정재은

[제4회 에이블퀴즈]퀴즈를 풀면 선물과 지식이 팍팍!!

[리플합시다]장애인들은 이명박 대통령당선자에게 이것을 바란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경기지사에 재직 중이다. 틈틈이 다녀오는 여행을 통해 공단 월간지인 장애인과 일터에 ‘함께 떠나는 여행’ 코너를 7년여 동안 연재해 왔다. 여행은 그 자체를 즐기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심리활동이다. 여행을 통해서 아름답고 새로운 것들을 만난다는 설렘과 우리네 산하의 아름다움을 접하는 기쁨을 갖는다. 특히 자연은 심미적(審美的) 효과뿐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정화시켜 주는 심미적(心美的) 혜택을 주고 있다. 덕분에 난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장애라는 것을 잠시 접고 자유인이 될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받아온 자연의 많은 혜택과 우리네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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