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미선 헌법재판관 배우자의 주식 투자 논란이 정가에서 크게 논쟁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부동산 투기도 아닌 진짜로 경제에서 도움이 되는 주식 투자를 한 것이 왜 논쟁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발달장애인에게는 솔직히 주식 투자는 커녕 자기 이름 앞으로 된 은행 계좌를 가지는 것도 험난한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뉴스는 ‘남의 집 이야기’가 되고 마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저는 공식 은행 계좌가 2개 있고, 주택청약종합통장도 하나 있습니다. 거기에 부모님이 “보험에 가입하기 위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치료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할 정도로 강력하게 밀어붙여서 그러한 조건을 붙이지 않는 보험에 간신히 가입해서 보험료를 제 계좌에서 인출해서 낼 정도입니다. 그리고 10만원씩 붓고 있고, 앞으로 2023년 즈음에 납입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훗날 연금 환급이 된다는 저축보험 하나도 있습니다.

거기에 대학교 시절 집안 형편이 넉넉지 못해서 대학교 등록금을 전액 학자금 대출로 냈었는데, 당연히 상환 의무가 남아서 현재 640만 원가량의 잔금이 남아있습니다. 사실 학자금 대출 상환 속도가 예상외로 느려서, 원래는 2018년 내 상환 완료를 목표로 했었지만 현재는 2020년에서 2021년에 가서야 상환 완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사실 학자금 대출도 약 640만 원 정도를 빼면 제 월급에서 떼서 갚았을 정도고, 그 640만 원은 집에서 대 준 것과 130만 원 정도는 예전에 학교에서 장학금을 학자금대출 상환으로 대체해서 장학금을 준 것이라 실제로 제가 돈을 털어서 갚은 것은 총 3500만 원가량 중 2760만 원 정도라고 계산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학자금 대출에 대한 예상외의 사실이지만, 펀드 등에 가입해서 ‘재테크’를 하러 금융 전문가를 만나고 오면 저는 대부분 돌려보내집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그들이 일제히 하는 말이 “학자금 대출을 다 갚고 오세요!”이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다 보니 신용카드 결제 비용도 내야 하는데, 이 비용도 집에서 딱 한번을 빼고는 전부 다 제 돈으로 냈습니다. 그래서 재정 운용이 그래서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주위사람들의 평가도 오죽하면 “장지용은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사실 여러분들도 궁금하겠지만, 에이블뉴스 기고를 하고 나서 받는 원고료를 어떻게 쓸지 궁금하실 분들이 있어서 공개하는 사실이지만, 제 계좌에 도착하면 이것에 약간의 돈을 붙여서 별도의 계좌에 적립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장애 관련 활동을 하고 나서 받는 수당(원고료, 회의 참석 수당 등)은 모두 별도 계좌 적립 대상입니다. 저는 이러한 수당 처리를 ‘대외대충자금’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에 월급 중 쓰고 남은 뒤 학자금 대출 중도상환에 쓰지 않은 돈이 조금 있는데, 다음 달로 넘기지 않는다면 대부분 ‘대외대충자금’에 적립하고 있습니다.

300만원이 실제로 모인 ‘대외대충자금’을 모으고 있는 실제 은행 통장. ⓒ장지용

그러한 돈은 나중에 해외여행을 갈 때 쓸 요량으로 모아두고 있고, 실제로 2016년 대만여행은 그렇게 다녀온 것입니다. 지금은 300만 원이 조금 넘게 모으는데 성공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모아서 이 돈으로 2021년에서 2022년 사이에 영국으로 여행을 갈 생각입니다. 그때 쓰기 위해서 대기시켜놓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도 주식 투자건 무엇이건 돈을 불려보고 싶은 욕망도 요즘은 생깁니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그리고 발달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무시당한 것을 벌충하기 위해서라도 돈을 모으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발달장애인에게 금융 지식은 ‘전혀 없다’라고 냉정하게 저조차 평가할 정도로 발달장애인도 알고 가면 좋은 금융 지식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도 ‘펀드’니 ‘보험’이니 배운 것은 신문 경제면을 보거나 주위사람이 알려준 것 정도입니다. 그나마 가르치는 것도 저축 습관, 은행 이용 방법 수준에 그친다고 봅니다.

물론 발달장애인 경제교육의 핵심은 ‘경제의 원리를 아는 것’, ‘합리적으로 재정을 쓰는 방법’과 ‘발달장애를 이유로 돈을 뺏기지 않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에 있습니다.

언젠가는 자기 생활을 하는 발달장애인도 1인 1은행 계좌는 기본 상식이 돼야 할 것입니다. ‘부동산 투기’나 ‘주식 투자’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적어도 발달장애인도 자기 나름대로의 ‘금융 생활’을 누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발달장애인 경제교육이 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경제계나 금융업계에서 조금 더 발달장애인 친화적인 경제/금융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적어도 고등학교 졸업 전에는 발달장애인도 기초적인 경제/금융 상식을 갖출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전에는 발달장애인도 1인 1은행 계좌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월급이나 복지수당은 당사자 이름으로 된 은행 계좌에 오니까요.

언젠가는 발달장애인도 ‘금융 생활’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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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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