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싸움. ⓒ픽사베이

원래 알던 사이도 아니고 우연히 만난 사이, 게다가 다른 유형의 장애인이 만나 커플이 된 우리는 참 많이도 싸웠고 많이도 싸운다.

기억이 안나는 여러 가지 이유들과 사소한 이유들이 합쳐져 싸운 것만 수만가지 이유가 되고 그것들이 수많은 싸움들이 되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순간에도 별거 아닌 이유로 싸웠다.

싸우는 이유를 나름 분석해보았다. 가장 첫 번째는 장애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청각장애인으로 전화통화도 가능한 경증이지만 말귀를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듣고나서 몇 초 후에 뇌에 입력이 되는 경우가 많아 못들은 척 하느냐는 오해를 받는데 내 사람에게도 오해를 받는 것이다. 그러면 난 억울해서 화를 내고 내 사람도 억울해서 화를 낸다.

내 사람은 뇌병변장애인이다. 내가 장난으로 놀래키거나 그냥 옆구리에 손을 댄 것인데 깜짝 놀라고 심할 때는 너무 놀라 혀를 깨물기도 한다. 그것도 모르고 난 그 반응에 웃는다. 그 모습을 보고 내 사람은 짜증나고 아파서 화내고 난 억울해서 화내거나 미안해한다.

무엇보다 이런 문제는 금방 화해를 한다. 왜냐하면 서로의 장애특성에 대해 잘 몰랐거나 인지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긴 오해이기 때문이다.

다른 장애유형의 사람이 사귄다는 것은 실로 서로 이해와 배려, 상대방의 장애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필요하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위한 것들 중에 우리는 우리의 장애를 알려주고 이해해줘야 하는 것이 추가될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또 싸우고 또 화해하며 서로를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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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 칼럼리스트
안녕하세요. 평범함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데이트를 하고 싶고 할 수 있다는 것, 성관계를 가지고 싶고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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