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지대학교 성기창 교수가 26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개최한 유니버설디자인환경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는 모습. ⓒ에이블뉴스DB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와 상호 보완하는 새로운 제도·정책을 마련해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복지대학교 성기창 교수는 26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개최한 유니버설디자인 환경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BF인증은 지표의 보편적 일반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UD의 속성인 포괄적 다양성을 충족할 수 없다. UD활성화를 위해 상호 보완하는 새로운 제도·정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UD는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범용 디자인으로 불린다. 성별, 연령, 장애와 상관없이 사회구성원 모두를 배려해 디자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과거에 비해 UD 도입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고, 적용 범위 또한 확장되고 있다.

최초 UD는 1960년대 미국에서 상이군인, 장애학생의 접근성(Accessibility) 개선을 위한 사회운동으로 시작됐다. 이듬해 미국표준협회가 무장애빌딩을 위한 국가표준을 수립했고, 모두를 위한 디자인 철학이 스며들면서 1973년 미국 재활법 속에 UD의 원칙이 포함되기도 했다.

한국은 1997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편의증진법)을 제정하고 2007년 BF인증제도를 마련하면서 한국형 UD 기반을 마련했다.

BF인증은 어린이·노인·장애인·임산부뿐만 아니라 일시적 장애인 등이 개별시설물·지역을 접근·이용·이동함에 있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계획·설계·시공 여부를 공신력 있는 기관이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다.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점에서, BF 인증은 도시 및 건축의 영역에서 UD를 실천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BF인증은 지표에 의한 보편적인 일반화를 추구하고 있어 UD의 ‘보편적(Universal)이면서도 포괄적(Inclusive)’인 양면적 속성을 담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평가다.

이에 성기창 교수는 BF 인증제도와 상호 보완하는 새로운 제도·정책을 마련해 UD 활성화를 꾀할 것을 제언한 뒤 세부적인 실천과제로 사용자 의견 디자인 적용 정책 프레임 마련, UD 인식변화 위한 장기적 관점의 홍보·교육을 제시했다.

성기창 교수는 “UD의 속성인 포괄적인(Inclusive)의 의미는 사용자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참여결과를 디자인에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다양한 사용자의 소통결과가 디자인에 적용될 수 있는 정책적 프레임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UD는 규제가 아닌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디자인 접근법(Approach)”이라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홍보가 필요하고, 일반적 교육의 영역에서 지속적인 인식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정열 이사, 광운대학교 채철균 교수, 성신여자대학교 장혜진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DB

토론자로 나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정열 이사는 “UD는 물리적 환경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 적용할 수 있다. 교육 측면에서 볼 때, 평소 비장애학생과 통합교육을 받도록 하고 수학시간에는 발달장애인에 맞는 교육내용으로 구성하고, 음악시간이나 미술시간에는 치료적 측면을 고려한 교육계획을 세우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UD 활성화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 UD 10년 국가기본계획 수립, 실생활 적용 가능한 UD 정보접근 및 제품 개발·보급이 필요하다”면서 “UD 적용이 가능토록 장애인 관련 법령 개정, UD 전담부서 설치 등 법·제도 개선도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광운대학교 채철균 교수는 “신체적 어려움과 함께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UD가 사회구성원의 개별적 또는 집단적 삶의 질 향상을 지향하는 만큼, 신체적 뿐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UD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성신여자대학교 장혜진 교수는 “특정 사용층을 고려해 설계된 디자인이 아닌 모든 사회구성원이 사용하도록 설계된 디자인은 비용과 운영 측면에서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UD가 사회경제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지속가능성 추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26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개최한 유니버설디자인환경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전경. ⓒ에이블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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