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동안 “한보철강이 살아야 당진 경제가 산다”라는 말을 무수히 들어 왔다. 이는 우리군민들이 한보철강에 걸었던 바램과 애정이 그만큼 컸음일 것이다.

이러한 한보철강이 지난 1일자로 새 주인인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에 경영권이 완전 인수됐다.

지난 97년 1월 우리군내 최대기업인 한보철강 부도는 우리군민들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과 아픔을 안겨 주었다.

부도 당시 작게는 구내식당에 채소 등 부식을 납품하던 식품가게로부터 건축자재를 납품하던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총 178개 업소에서 558억원이라는 미 변제 채권이 발생하여 연쇄부도가 속출하였고, 2,500여명이 정리해고 되어 생활터전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군 재정도 200억원에 가까운 세수감소로 계획했던 많은 일을 포기해야 하는 등 지역경제는 회복하기 힘든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이러한 한보철강이 2차례의 매각추진 무산등 우여곡절을 겪고 7년여만에 INI스틸, 현대하이스코라는 이름으로 새출발 하게 되었으니 군민들의 기대와 애정이 각별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동안 인수사측 관계자들은 한보철강이 완전 정상화되려면 건설 중단된 공장의 완공 등에 2조원대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고 완전가동을 위해서는 3,000여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될 것이라고 말해 왔다.

철강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이라고 한다. INI스틸 컨소시엄의 관련업체와 철강을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동반 이전도 예상되고 있다. 기대되는 바가 매우 크다.

군수로서 인수사측에 하고 싶은 말은 이미 언급했던 한보철강 부도이후 군민들이 겪은 고통과 아픔을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군민들이 겪은 고통과 아픔이 인수사인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와는 무관하지만 군민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기업활동을 할 때 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투자규모 등 정상화 계획은 어차피 회사의 경영여건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나 지역주민과 함께 하려는 기업주의 의지를 나는 강력히 희망한다.

이제 우리군민들은 우리 당진이 지역기업을 사랑하고 기업인을 존중하여 기업하기 좋은 고장을 만드는데 동참하여야 한다.

군수 취임 후 일관되게 지역상품 애용운동을 전개해오면서 직원들에게 군이 발주하는 공사나 제품구매는 물론 군행정과 관련된 민간부분의 공사 등도 관내 업체가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많은 직원들이 관내 업체들이 너무 높은 가격을 제시해 성사되기 어렵다는 보고를 종종해 왔다.

결국 한보 부도로 아픔을 함께 했듯 정상화 과정에서의 과실(果實)도 함께 하려면 기업에 대한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역 및 지역민과 함께 하려는 기업가 정신과 기업인을 존경하면서 정직하고 근면하게 일하는 지역근로자, 기업을 사랑하는 군민이 있을 때 INI스틸,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은 우리 당진 군민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 포항을 능가하는 신철강 산업지역으로 자리매김해 당진 경제는 물론 우리나라 산업 전반의 경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보철강 정상화의 여세와 기회를 살려 2008년 15만 당진시 건설이라는 목표는 기필코 완수해야 한다. 또한 지난 9월23일 헌법재판소의 해상도계심판 승소를 바탕으로 우리 당진항을 신행정수도의 관문이자 동북아 중심 허브항으로 육성해야 하는 절호의 기회와 과제를 함께 껴안게 되었다.

먼저 우리는 서해대교 하나로 이어지는 조그만 여건 변화에 개발기대 심리만 앞서 과다한 지가상승으로 기업유치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우리 마을에 공장이 들어와 도움될 게 없다는 배타적 반 기업 정서가 팽배해 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업유치는 한보철강의 예에서 보듯이 신규 투자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이어지는 고용창출과 인구유입으로 군세가 신장하여 군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의 초점은 기업유치에 맞춰져야 하고 기업이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임을 이해하고 우리군민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기업인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나는 훗날 군민들로부터 “기업가적 군수” “기업가적 시장”으로 불려 지는 게 소망이다. 이제 지역발전의 큰 전환점에서 지금 내가 또 다른 당진을 만들어 간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설레임으로 하루하루 잠을 못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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