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은 회원 모두가 하나돼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열고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한다는

취지 아래 철쭉나무를 심고 가꾸어 ‘철쭉꽃동산’을

만들기 위해 계획됐다. 이에 바르게살기운동 충청북도협의회 사무처장이면서 (사)삼삼코리아 자연생태연구소

유병수 소장이 산행에 앞서 소백산의 풍광과 생태계를 시리즈로 싣기로 했다. <편집자주>

여체처럼 늘씬한 주능선 설화 만발

소백산은 충청북도 단양군과 경상북도 영주시와 봉화군에 걸쳐있는 산으로 지난 87년 국립공원 18호로 지정됐고 면적은 320.5㎢다.

예로부터 신성시 되어온 명산으로 산세가 웅장하면서도 초원의 부드러운 능선과 굴곡은 늘씬한 ‘여체의 풍만함’을 연상케 한다.

백두대간의 중앙부인 소백산은 북으로 태백산, 설악산, 금강산, 백두산, 장군봉으로 뻗고, 남으로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 천왕봉으로 이어진다. 산 정상과 능선의 방대한 초원에는 5월말부터 연분홍의 철쭉이 만발하며 갖가지 야생화가 봄부터 늦가을까지 천상의 화원을 이룬다.

골은 넓고 깊으며 너덜지대로 물은 맑고 많이 흐르며 잡목과 이끼류 그리고 다양한 넝쿨식물이 하늘을 덮는다.

지난 98년 소백산 국립공원 자연자원조사 자료에 따르면 관속식물 1067종, 포유류 23종, 양서 파충류 14종, 조류 65종, 곤충 1562종, 담수어류 29종으로 동식물의 종이 다양하고 개체수도 많다.

소백산의 겨울은 세찬 바람이 불며 눈이 많이 내린다. 입동이 지나면서 남한강 자락을 스치면서 습기를 가득 먹은 북서풍은 계곡과 능선을 타고 올라 산정부터 순백의 날카로운 서리꽃과 수정 같은 얼음 꽃을 피우고 소설과 대설이 지나면서 솜털같이 부드러운 눈꽃이 온산에 만개하여 순백의 설원으로 변한다.

산 능의 작은 돌출부마저도 깊은 눈으로 덮여 매끄러운 면을 드러낸다. 밋밋한 연봉의 이어짐이 능선의 어느 곳에서나 거칠 것 하나 없이 한눈에 들어와 소백의 겨울은 누구나 오르고 싶은 백두대간 제1의 설경이다.

신라인 ‘죽죽’이가 죽령 길 연지 1800년

소백산은 생태계 복원에 힘쓰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훼손되고 있다.

연화봉과 비로봉, 국망봉을 잇는 등산로는 나무계단이 설치되고 벌겋게 속살을 드러낸 곳은 그물 망을 씌우고 복토를 하여 새로운 생명들이 새 터전을 잡아가고 있다. 연화봉의 자연학습 탐방로는 발길을 멎게 하고 눈에 익었던 나무이름을 알게되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모든 것들이 자연과 조화되고 정성이 배어있다. 그러나 스틱과 아이젠에 의해 나무계단이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 이에 따라 등산객의 협조와 보조시설이 요구된다.

천문대 오르는 시멘트 포장길은 넓고 지루하며 절개지의 석축물은 흉물스러워 더욱 다리가 무겁다. 주변과 어우러지는 정겨운 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산은 조용히 오르고 조용히 내려야 한다. 지나친 행위의 해맞이나 철쭉제는 자제해야 한다. 다행이 신라인 ‘죽죽’이가 죽령 길을 열은 지 1800여 년이 지난 후 새로운 땅속 길이 열려 소백산의 생태계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비로봉 일대 1500여 그루 주목 군락지

지난 60년대 후반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을 잇는 산정부에 200에서 400년 생 3만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비로봉 일대에 1천5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안타까운 일로 지난 70년 천연기념물 244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고 한다. 주목나무는 끈질긴 생명력과 4계절 푸른 자태가 고고하고 기품이 있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고 이로 인하여 수난도 당했다.

‘겨우살이’ 상월봉 형제봉 사이 자생

참나무과나 팽나무, 팥배나무 등의 가지에 붙어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상록활엽 관목으로 수관의 폭이 1m정도로 까치의 둥지처럼 자란다.

중국과 일본,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도 분포한다. 가지가 두 갈래로 계속 갈라지며 끝에 두 개의 잎이 마주난다. 가지는 황록색이고 잎은 넓이 6에서 12㎜인 피침형으로 앞뒤가 같고 두툼하다. 암수 딴 그루로서 이른봄에 연 노란색의 작은 꽃이 핀다.

열매는 공 모양이며 익으면 연 노란색의 반투명 체가 되는데 이를 약용으로 쓴다. 번식은 매우 어려우며 열매를 먹은 조류의 배설물에 의하여 전파되거나 끈끈한 액에 그네처럼 매달려 옆가지로 옮겨가기도 한다.

열매가 적색으로 성숙하는 것은 붉은 겨우살이라 한다. 상월봉에서 형제봉 사이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어의곡서 ‘속새’ 군락지 발견

박재인 충북대 교수와 동행, 어의곡에서 속새의 군락지를 발견했다.

발견된 장소는 해발 800에서 900m의 넓고 깊은 계곡의 습지인 너덜지대로 이끼와 산벗나무, 물박달나무, 팥배나무, 회나무 , 물푸레나무, 함박꽃나무 등의 교목층과 머루나무, 다래나무, 오미자나무, 으름덩쿨 등의 넝쿨성 식물이 다양한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와 울릉도 강원도 이북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속새는 속새과로 깊은 산지의 응달진 숲 속에서 자라는 상록의 다년초로 검은 근경이 땅속을 뻗는다. 원추상인 줄기는 딱딱하고 짙은 녹색이며 곧게 서고 높이 30에서 100㎝, 지름 5에서 10㎜로 가지가 갈라지지 않는다.

국외는 일본, 사할린, 중국북부, 시베리아 , 유럽, 북아메리카, 등 북반부 온대에 분포한다. 이번 발견으로 속새의 자생지인 남방한계선이 강원이북에서 소백산으로 확인된 것이다.

<유병수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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