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식당에서 두 중년 부인들이 장애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됐다.

그들은 자신 주변에 있는 장애인 동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한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했다.

“아휴, 그냥 그 사람하고 싶은대로 하게 내버려둬요. 불쌍한 장애인인데... 얼마나 사는 게 고달프겠어. 그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도 몰라”

그 부인은 나름대로 장애를 가진 이에게 배려를 한다고 한 말이겠지만 이야기를 듣고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리는 종종 장애인은 아주 비참하고 어려운 삶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사실 맞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이 있을 것이다.

어느 부분에서는 나도 인정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복지가 많이 부족한 나라에서 장애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나는 정상인들이 장애인을 보면 무조건적으로 불쌍하다 가엾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장애인들은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다. 단지 불편함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는 곧 이 사회가 그들에 대한 작은 배려만 갖춘다면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고 정상인들과 같이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면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장애인에게 이러한 배려를 갖춰 정상인과 같은 삶을 살 수 있게 하고 있는가?

내일이라도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거나 일을 하다가 다치게 되고 병이 발병해 장애인이 될 지 모르는 일이다.

얼마 전 한 정신지체장애인이 마라톤을 배우게 되면서 자아를 실현하는 과정을 그린 TV 프로그램을 감동 깊게 본 적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한 맘을 갖고 살면서 부모님을 공경하고 작은 일에도 만족하며 사는 한 장애인이 정상인을 제치고 훌륭한 성적으로 마라톤을 완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다.

정말 우리는 이러한 장애인을 보면서 그의 삶이 불쌍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황금만능주의에 젖어 불평과 불만만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짜 장애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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