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대회를 마치고 대전역 앞 도로를 행진하고 있다. ⓒ박종태 기자

“대전의 대표적 중심지인 중앙로와 대종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라!”

대전광역시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한 20개 장애인 단체 회원 200여명은 지난 11일 대전역과 으능정이거리 일대에서 중앙로와 대종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 단체들의 지적에 따르면 대전시 중심가인 중앙로와 대종로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교통약자뿐만 아니라 대전시민 모두가 많이 이동하는 곳이지만 횡단보도가 전혀 없어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들이 많아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장애인단체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대전역에서 충남도청으로 이어지는 중앙로 1km 구간은 횡단보도가 전혀 없다. 지하 상가 입구는 19곳이며, 이중 4곳에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되어 있다.

대전역 지하상가에는 경사로 1곳이 설치되어 있지만 경사가 급하고 층계참이 없어 휠체어장애인뿐만 아니라 이동약자들도 보행이 불편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대흥4가에서 선화4가로 이어지는 대종로 0.9km 구간도 횡단보도가 전혀 없다. 지하상구 입구 2곳이 있으며, 휠체어리프트도 2곳에 설치돼 있다.

호출벨을 누르면 직원이 나와 서비스를 제공하나 30분 이상 소요되며 현재 직원의 서비스를 원활히 받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장애인단체측은 지적했다.

하지만 지하상가 상인들은 횡단보도를 설치하면 지상으로 사람들이 다녀 장사가 안 된다면서 횡단보도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1일 중앙로 횡단보도 설치사업을 반대하는 지하상가 상인들은 시민 1만명의 서명 자료를 대전시에 제출했다.

장애인단체측은 “횡단보도 설치를 반대하는 지하상가 상인들의 행위는 분명 장애인, 이동약자들의 인권침해이며 명백한 차별”이라며 “횡단보도를 설치해 장애인, 이동약자의 이동권과 안전성을 확보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를 마치고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대전역에서부터 의능정이거리까지 가두행진을 하면서 횡단보도 설치 당위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횡단보도 설치를 촉구하는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박종태 기자

의농정이거리에 모여 결의대회를 벌이고 있다. ⓒ박종태 기자

장애인들은 느리고 위험한 휠체어리프를 타는 것을 싫어한다. ⓒ박종태 기자

횡단보도 설치를 지하상가 상인들이 반대하고 있다. ⓒ박종태 기자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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