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등 아래 사교와 만남의 공간, 유흥업소.

일반 서민, 더더구나 장애인들에게는 북극의 오로라를 연상케 하는 꿈속 같은 세계에서 영업하는 유흥업계의 대표직을 맡고 있는 고관진 (사)한국유흥음식업광주지회장.

직업에 어울리지도 않게 장애인을 위한 봉사자로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는 고 회장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장애인들에게 진솔한 마음을 전하는 모습을 보면 그의 손을 덥석 잡는다.

배금주의에 물든 삐뚤어진 생각을 가진 자들은 비웃을지 몰라도 그는 장애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회의 틀 속에 안주하면서 봉사하는 자리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져 보이지만 고 지회장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은 아릅답기까지 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아 죽을 때 가지고 갑니까? 죽은 뒤에 남기면 뭐합니까. 살아있을 때 물 한 모금이라도 떠주는 것이 공덕이지요. 보람이라는 것을 얻기 위해서도 아니고 명예를 얻고자 봉사의 길로 들어선 게 아닙니다. 다만 동기가 있다면 남들이 약간은 꺼려하는 직업에 종사하다보니 속죄양인양 자처하는 뜻에서 엷은 마음으로 한 두번 돕고 말아야지 했습니다만 장애인들과 여러 차례 만나면서 제 인생관을 되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고 특히 장애인총연합회장을 지내신 지영완 회장님의 각별한 장애인 사랑의 인본정신에 이끌려 사람이 할 도리가 바로 이것이구나 깨닫게 되어 지금껏 이 길을 가고 있지요”

그의 남다른 장애인을 위한 봉사는 올해로 8년째다. 지난 95년부터 2,000여명이 함께 하는 광주 장애인 송년잔치행사에 코미디, 가요, 무용 등 인기연예인 쇼와 더불어 주류와 음료 식사류를 협찬하여 송년행사를 주도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 날만은 광주유흥협회의 전임직원들이 함께 자리를 하여 장애인들을 위로하고 광주장애인 총연합회의 각종 수련회 등 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자리를 같이하는 열성을 보여주고 있다.

고 회장은 또 자기만이 간직하고 있는 비밀스런 봉사는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가정경제 형편이 어려운 중·고등학생과 소년소녀가장세대들을 구청으로부터 추천 받아 학비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독거 노인들을 찾아 생필품을 전달하는 등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대상을 밝히지 않는다.

이처럼 광주의 장애인들은 고관진 회장 같은 진실한 봉사꾼을 만난 것 자체가 큰 행운으로 느껴지면서도 은근히 부러움반, 시샘반으로 만난이들의 마음을 갈등하게 한다고 한다.

“나누고 가는 길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툰 것 같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제 마음을 다스리는 잣대가 되어 하루라도 위하여라는 개념으로 업무에 임하지 않으면 무엇인가 쫓기는 것처럼 불안하기도 해요. 하지만 봉사라는 개념의 하고자하는 일을 하고 나면 우선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에 반대로 제가 도움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젊은 시절 남다른 생활도 접했고 청년 실업가로 영고성쇠의 길도 맛보았다는 그의 우람한 뒷모습을 보면서 장애인복지의 발걸음이 빨라질 수도 있다는 믿음이 드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