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앤카페 해밀에서 근무하는 지적장애인(가운데)들과 더행복사회복재재단 관계자들. ⓒ에이블뉴스

강원도 강릉시 포남동 1300-6. 선일교회 1층. 그곳에 가면 지적장애인들이 근무하는 꿈앤카페 ‘해밀’을 만나볼 수 있다.

35평 남짓한 매장은 3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만큼 넓다. 여기에 매장 옆 야외 테라스도 테이블을 갖추는 등 조만간 완성될 예정이다.

카페 명인 해밀은 ‘비 온 뒤에 맑게 개인 하늘’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사회복지법인 더행복사회복지재단 산하 강릉시장애인보호작업장인 ‘해오름식품’이 운영한다.

주 메뉴는 커피지만 여기에 강릉의 명물인 감자떡이 더해졌다. 한식과 서양식의 콜라보레이션을 이루었다. 여기에 쿠키 등의 제과제빵도 판매한다.

감자떡, 제과제빵은 모두 더행복사회복지재단 산하 강릉시장애인보호작업장(직업재활시설)인 ‘해오름식품’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다.

꿈앤카페 해밀의 탄생은 해오름식품의 감자떡을 보다 가깝게 접할 수 있는 판매점이 있으면 좋겠다는 주위의 권유에 호응하기 위해 시작됐다.

해오름식품은 이를 위해 감자떡과 콜라보를 이룰 수 있다고 판단된 꿈앤카페 운영을 고민했고, 지난해 한국장애인개발원의 ‘민간기관 연계 중증장애인 창업형 일자리 지원사업’공모에서 최종 선정돼 지난 30일 공식 개소하게 됐다.

강릉시에서 해밀을 포함해 개소한 꿈앤카페는 총 3곳. 이중 2곳은 강릉시청과 강릉 공군 제18전투비행단 내에 둥지를 틀었지만, 해밀은 강릉시 내 꿈앤카페 최초로 민간기관에 둥지를 틀었다.

당초 교회 1층은 성경을 공부하는 교육실이었지만, 최승천 목사가 장애인 일자리 등의 복지에 동참하겠다며 저렴한 가격에 공간을 제공했다.

지금까지 꿈앤카페는 공공기관 내를 기점으로 해서 개소했지만, 민간기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노력이 컸다.

장애인개발원은 지난해 ‘공공기관 연계 중증장애인 창업형 일자리 지원사업’의 사업모델을 민간기관으로 확대하기 위해 공모에 나섰다.

장애인복지관, 직업재활시설, 장애인단체 등을 대상으로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기대되는 ‘카페형’, ‘매점형’, ‘공장형’ 등의 분야로 나눠 공모한 결과 해밀을 포함해 총 9곳이 선정됐다.

강원도 강릉시 포남동 1300-6. 선일교회 1층에 자리한 꿈앤카페 해밀 내부 전경. ⓒ에이블뉴스

강릉의 해밀을 포함해 카페형은 서울, 경기, 전남, 충남, 대구 등에서 7곳이 개소했고, 올 상반기 중 제주에서도 1곳이 개소한다. 경북에서는 올 상반기 중 공장형이 1곳 개소할 예정이다.

장애인개발원은 해밀을 위한 초기사업 자금으로 시설 설치 및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했으며, 개소 후 6개월간의 임대료도 지원했다.

해밀에서 근무하는 지적장애인은 박주연(21세, 여, 지적장애 2급), 조수현(21세, 남, 지적장애 2급), 함동민(38세, 남, 지적장애 2급)씨 3명이다. 이들은 모두 특수학교인 강릉오성학교 졸업생이다.

각자의 업무는 개인의 능력과 성격 등을 바탕으로 나누어져 있다.

오성학교 전공과에서 바리스타 이론과 실습을 겸한 박주연씨는 직접 커피를 만들어 해밀을 찾은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해밀 채용으로 박주연씨는 그동안 꿈꾸었던 바리스타의 꿈을 이루었다.

조수현씨는 친척이 운영하던 음식점에서의 경험을 살려 고객들에게 주문을 받고 서빙하는 업무를, 함동민씨는 깔끔한 성격에 맞춘 청소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카페 해밀이 고객들에 평안을 주는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한다.

조수현씨는 “친척집에서 일 할 때는 많이 외로웠어요. 여기서는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 좋아요. 전 이곳이 편안해요. 손님들도 편안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희망했다.

지적장애인 조수현씨가 주문받은 커피를 서빙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해오름식품은 더행복사회복지재단 내 주간보호센터에서의 훈련을 통해 조만간 2명의 지적장애인을 더 고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국커피협회의 바리스타 이수 교육생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이들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도록 연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해오름식품은 우선 단기적으로 월 200만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개소한 해밀의 지적장애인 고용을 10명으로까지 확대하는가 하면 해밀 2, 3호점 확대를 통해 지적장애인 고용 창출을 이어나가고 싶어 한다.

지적장애인 고용 확대는 장애 정도와 체력 등을 고려한 지적장애인의 탄력적 근무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더행복사회복지재단 이성민 사무국장은 “몇몇 지적장애인들은 장시간 근무하지 못하는 만큼 그 시간을 채울 만큼의 지적장애인을 고용할 계획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사무국장은 “지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이어 나가기 위해 해밀 2호점, 3호점 등을 오픈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해오름식품은 찾아가는 홍보 등을 진행해 해밀 알리기와 장애인식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 첫 번째로 강릉 커피축제에 참가한다는 계획.

올해로 8회째를 맞는 강릉커피축제는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녹색도시체험센터 이젠 등 강릉 일원에서 열린다.

이성민 사무국장은 “강릉은 커피축제가 있을 만큼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커피축제에 참여해 해밀 알리기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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