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의 노력과 부모님의 수고와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드디어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저의 대학생활은 참으로 휘황찬란했습니다. 2개의 동아리활동과 학과 생활, 그리고 기숙사 활동 등 참으로 많은 사람들과 만나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장애복지연구모임인 ‘청솔’의 활동을 통해 장애에 대해 많은 생각과 개념의 정립, 장애인으로서의 나를 생각하게 되었고 대학생선교회인 CCC의 신앙 훈련을 통해 세상을 올바로 보는 눈과 살아가면서 청솔에서의 회장이 된 것은 실로 내 인생에서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전까지는 거의 대부분 부모님이나 윗사람의 말을 듣고 그것을 쫓는 수동적인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장이 된 뒤로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회장이란 그 단체를 통솔해야 하고 그 결정이나 행동에 책임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책임감, 신중함 등 모든 면에서의 가치관이 정립됐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약 5년이란 세월이 흘러 저도 30대에 접어들었습니다. 5년이라는 기간에 전 집에 있어야 했습니다. 여러 사정상 사회 활동을 하기에 아직은 힘들더군요. 그 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매우 힘들었습니다. 집을 나가 사회 활동을 하려고 나름대로 많이 발버둥을 쳤습니다. 물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저 같은 중증 장애인이 사회로 진출하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겁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고, 부모님과 식구들, 그리고 절 아껴주시는 분들의 격려와 사랑에 힘입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아버지, 어머니! 끝까지 사랑의 눈으로 지켜 봐 주십시오. 저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십시오.

아들 권이는 부모님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큰아들 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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