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일부터 두 달 넘게 전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평화주민사랑방 문대성 대표. ⓒ강민호

지난 4월 3일부터 두 달 넘게 전주시청 앞을 지키고 있는 남자가 있다. 전주시의 시민단체 중에 하나인 평화주민사랑방의 문대성 대표다.

문 대표가 전주시청 앞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지적장애인들이 새벽 5시 30분에 나가서 저녁 7시까지, 일하고도 한 달에 3만원 밖에 받을 수 없었던 까닭이 무엇이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전주시에 소재한 사회복지법인 A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동작업장에서 일했던 지적장애인들이 새벽 5시 30분에 집 앞에서 회사차로 출근해 저녁 7시까지 일하고도 한 달에 3만원 밖에 못 받았던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을 지난 2014년 7월에 한 목사님의 제보로 알게 된 문 대표는 당사자들을 만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처음으로 전주시에 문제제기를 했다. 그 뒤에 다른 시민단체들과 함께 전주시에 민관합동으로 A재단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전주시는 단독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맞서면서 1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전주시가 이렇게 고집을 피우자 시민단체들은 작년 8월 19일에 전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으로 A재단 문제를 지역사회에 알렸다.

그제야 전주시는 시민단체들의 요구대로 민관합동으로 A재단에 종합감사를 실시했지만 당초 문제로 제기한 지적장애인들의 노동력 착취, 저 임금문제를 빼놓고 엉뚱한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과 인권문제만 밝혀졌고 시정조치만 내려졌다. 물론 이들 문제들이 밝혀진 것도 성과이었지만 A재단 문제의 본질을 바꾸어놓는 감사결과 같았다. 또 시정조치만 내린 전주시의 조치는 큰 잘못을 저지른 자식을 감싸 안은 못난 부모를 보는 듯 했다.

감사결과가 이렇게 나오고 이름뿐인 처벌만 내려지자 A재단에 대한 종합감사를 시실하기 위한 TFT를 구성할 때 배제 당해도, 올바른 감사결과 기대했던 문 대표는 처음부터 특정방향으로 계획 된 감사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바른 감사결과가 나오도록 다시 2차 종합감사를 실시 해야 하다고 주장하지만 전주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주시장까지 만난 2차 종합감사의 필요성을 설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더 이상 방법이 없어 문 대표는 지난 4월 3일부터 전주시청 앞에서 A재단에 대한 2차 종합감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표가 힘들게 1인 시위를 하면서까지 알고 싶은 것은 지적장애인들이 새벽 5시 30분에 출근해서 저녁 7시까지 일하고도 한 달 3만원 임금에 감추어진 진실이다.

그의 고군분투가 헛되이 않게 하루 빨리 사람이 우선이라는 전주시의 시정원칙으로, A재단에 대한 2차 종합감사가 시실 되어 3만원 임금의 비밀이 밝혀지길 바란다.

*이 글은 전주에 사는 장애인 활동가 강민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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