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을 맞이하는 해로 장애인연금의 껌값 논란, 장애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범사업의 실시, 활동보조서비스 신규신청 금지 등 장애인들의 초미의 관심을 일으키는 사건들이 일어났다. 또한 그동안 문제되어왔던 장애인시설의 인권유린 및 공무원들의 장애인수당 횡령 등의 사례가 또다시 드러나 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난한 해 장애인계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 및 이슈를 중심으로 2009 장애인계를 정리한다.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및 위원장 코드인사 논란

장애인 등 인권시민단체들의 한 달여에 걸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를 축소하는 직제개편안이 지난 3월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정략이라며 장애인정책의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인권위는 기존 5본부 22팀의 조직을 1관 2국 11과로 줄이고 인원도 208명에서 164명으로 44명이 축소되며 폐지가 예정됐던 광주, 부산, 대구에 위치한 지역사무소는 1년 동안의 유예기간을 걸친 후 존폐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와 함께 안경환 인권위원장이 정부와 마찰로 임기 4개월을 남겨 두고 사퇴한데 이어 후임 현병철 위원장의 자격논란과 코드인사라는 비난에 친일파 후손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인권단체 항의로 취임식을 갖지 못하다가 7월20일 취임식을 갖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양천구청 공무원 장애인수당 26억원 횡령

지난 2월 서울 양천구청 사회복지과 기능직 8급 공무원인 안 모 씨가 지난 2005년 3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총 72회에 걸쳐 26억4천4백만원의 장애인수당을 횡령한 사건이 알려져 장애인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안 씨는 기존의 장애인 보조금 대상자 수당에 예산을 추가로 편성, 추가된 부분의 금액을 매달 일정액씩 빼돌렸다.

안 씨가 3년에 걸쳐 공금을 횡령할 수 있었던 것은 장애인보조금 수당이 등급별로 3만~20만원씩 차등 지급되며 구청별로 개인별 지급액이 아닌 총액만 서울시에 일괄 신청하는 제도상의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장애인보조금이 계좌 이체될 때 구청 예산집행통장에 총 금액과 총 지급인원만 나올 뿐 개별이체 내역이 표시되지 않는 점도 악용됐다.

안 씨 사건으로 그동안 문제제기 되어 왔던 장애인수당 관리 및 지급의 허술함에 대한 보안의 시급함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중증장애인기초연금 내년 7월 시행 확정

지난 4월 7일 보건복지가족부는 장애인계의 오랜 염원이던 장애인연금 시행을 위해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10월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장애인들이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9만원~15만원선인 껌값에 불과하고 그나마 기존의 장애수당을 폐지하는 대신 이름만 바뀐 조삼모사식이어서 장애인들을 분노케 했다. 급기야 장애계는 지난 11월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장애인 1만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의 장애인 홀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사상 최대규모의 집회를 여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그결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는 지난 12월 8일 장애인연금 예산안을 보건복지부 원안까지 증액시켜 예산심사소위원회를 통과시켰다. 이로써 장애인연금 수급자는 기본급여 9만1천원에다 부가급여로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는 15만원, 차상위계층은 12만원, 차차상위계층은 10만원, 시설생활인은 7만원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으나 국회본회의 통과까지는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장애인보장구 보조금 ‘편취’ 일당 검거

장애계에선 정부보조금은 눈먼 돈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정부보조금과 관련된 구조적인 비리문제가 비일비재하지만 일이 터지고 나면 말만 무성할 뿐 대책은 유야무야되기 일쑤다.

지난 4월 9일 인천경찰청이 적발한 사례도 새삼스러울 것 없다. 인천경찰청은 인천과 서울, 경기지역 장애인 1천600여명의 보장구 구입보조금 7억여원을 가로챈 보장구제작?판매업자 및 의사 등 일당 16명을 적발했다.

이들 일당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장애인들에게 고가의 보장구 대신 값싼 보장구를 지급하거나 보장구를 지급하지 않고 판 것처럼 서류를 꾸미는 등의 수법으로 보조금을 편취한 것.

이 밖에도 이들 일당과 함께 장애인을 직접 진료하지 않고도 복지카드 사본만으로 보장구 처방전과 검수확인서를 발행한 정형외과 등 의사 6명도 함께 적발됐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선거 파행

국내 최대이자 대표적 장애인단체로 장애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이하 지장협) 중앙회장 선거가 개표과정에서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며 개표중단 사태까지 빚어진 가운데 부정선거 의혹과 개표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기자회견을 갖는 등 두 후보측이 각각 당선자임을 공표하고 나서 민주화를 바라는 장애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지난 5월 21일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김정록, 박명호, 하영택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치러진 선거는 지장협 최초 민주적 방식의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선거결과 윤곽이 드러나는 검표과정에서 패배를 예상한 기호 3번 모 후보 측의 지지자들이 개표장에 난입하면서 파행을 겪어야 했다.

난입자들은 투표용지를 빼앗아 입에 넣고 손으로 찢는 등 난동을 부리면서 선관위가 투표용지를 바꿔치기 했다며 선거무효를 강요하고 나섰고 참다못한 선관위원장이 사퇴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지장협은 한 달이 넘는 선거파행 끝에 7월 2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김정록 후보를 신임회장으로 선출함으로써 사태를 마무리했으나 상대후보가 고발되고 관련자 25명이 검거되는 등 형사사건으로 비화되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장애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범사업 실시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복지서비스(활동보조) 및 건강서비스(간병 및 방문간호)를 제공하는 장애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2011년 전국 시행을 목표로 시범사업을 실시 중이다. 서울 서초, 광주 남구, 전북 익산, 경기도 이천, 제주 서귀포, 부산 해운대구 지역이 지난 7월부터 내년 1월까지 시범사업 지역으로 확정돼 운영되고 있다.

2007년 7월부터 실시된 노인장기요양보험에 흡수되는 노인요양방식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은 부산 해운대구이며, 나머지 지역은 노인장기요양보험과 별도의 활동보조방식으로 진행된다. 진행대상은 만 6세 이상 65세 미만의 1급 등록장애인이다.

복지부는 시범사업결과를 내년 상반기에 국회에 보고하게 되며 보고결과에 따라 2011년부터 본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강화도 장애인시설, 성폭행·횡령 등 인권유린 적발

지난 7월 인천시 강화군에 위치한 개인운영 장애인시설에서 장애인 인권유린 사실이 적발돼 큰 충격을 주었다. 시설장은 도망간다는 이유로 지적장애인의 발을 쇠사슬로 묶어 놓았으며 축사를 개조한 흙반 마루반인 바닥에서 장애인들이 생활하게 했다. 식사는 조리된 음식이 아닌 푸드뱅크를 통해 지원받은 음식만 제공했으며 장애인들에게 언어폭력에 의한 인권유린도 자행됐음이 드러났다. 장애인들의 앞으로 지급되는 수급비 등도 시설장이 임의로 사용해 개인비용으로 사용했음도 밝혀졌다.

한편 강화군의 또 다른 장애인시설에서는 시설장과 시설장의 아들 및 형이 시설에 거주하는 여학생을 9년에 걸쳐 성폭행했던 것이 드러나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인천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장애인시설의 인권유린과 비리로 다시 한 번 장애인자립생활에 대한 필요성과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봇물을 이뤘다.

▲장애인차량 LPG 세금인상분 지원사업 종료

장애인차량 LPG 세금인상분 지원사업이 올해로 종료된다. 2010년 1월 1일부터는 장애등급과 상관없이 LPG 지원이 없어지는 것.

지난 2006년 차량을 소유한 장애인과 그렇지 않은 장애인과의 형평성, 부정수급으로 인한 재정낭비 등을 이유로 장애인차량의 LPG 지원사업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다. 2007년부터는 신규신청 금지방침이 적용되고, 기존의 4~6급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중단됐다. 또한 1~3급 중증장애인도 올해까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에는 25개 장애인단체로 결성된 '장애인차량 면세유 도입을 위한 공동투쟁단'이 장애인차량에 면세유를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해 홍보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2009세계장애인문화예술축제, 관심집중

우리에게 장애인문화와 예술은 있는가. 부끄럽지만 답은 ‘노’다. 지금까지 시혜적 수준에 머물러온 문화예술에 대한 장애인들의 도전이 시작됐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교류와 화합을 통해 장애인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지난 10월 16일부터 23일까지 서울시청 열린광장 야외특설무대 등에서 진행된 ‘2009세계장애인문화예술축제’는 학술제, 연극제, 영화제, 음악제, 참여문화제 등으로 다양하게 진행됐다.

세계 20여개국 장애인문화예술단체, 국내 장애인문화예술단체 등 장애인 및 비장애인 1만5천여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대형 문화행사로 열렸다.

‘세계장애인문화예술축제’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감정과 예술적인 혼을 갖고 있는 예술문학인이라는 것을 보여줬던 의미 깊은 대회로 각인됐다.

▲활동보조서비스 중단사태 일파만파

보건복지부가 각 지자체에 활동보조서비스 신규신청을 받지 말라는 공문을 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지난 11월 장애계는 강력한 규탄과 함께 복지부장관의 공식적 사과를 요구했다. 장애계는 2009년이 한 달 이상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 이용자가 3만명이 넘어가고 있는데 2010년 지원자를 3만명으로 잡아 놓으면 매년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며 강력히 항의했다.

한편 활동보조서비스의 내년도 예산증액 여부가 장애계 초미의 관심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수정예산안은 정부예산안 1천292억5천만원에 335억원을 증액한 1천627억 5천만원이다. 예산증액으로 서비스대상은 전년 2만5천명에서 3만5천명까지 늘어나며 서비스 평균시간도 72시간에서 78시간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비스 단가는 7천300원으로 유지돼 올해의 7천500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이는 장애인 본인부담금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09 장애계 주요일지

▲1월 20일 = 인천장애인총연합회 정천용 회장 취임

▲1월 25일 =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포스위드’ 준공식

▲2월 10일~13일 = 제6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

▲2월 23일 = 양천구청 장애인수당 26억원 횡령 규탄 기자회견

▲2월 23일 = 인천시 사회복지봉사과 장애인정책팀 신설

▲3월 12일 = 인천계양구 중증장애인요양시설 건립 반대 기자회견

▲3월 30일 = 노동부 장애인고용과, 고령자고용과와 통합

▲4월 7일 = 복지부, 기초장애연금제도 도입 위한 태스크포스팀 구성

▲4월 10일 =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주년 기념 토론회

▲4월 17일 = 제2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 및 한마음 축제

▲4월 21일 = 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장애인권익증진과, 재활지원과에 통합

▲4월 28일 = 인천여성장애인지원상담센터 개소

▲5월 12일~15일 =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5월 21일 =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선거

▲5월 23일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월 27일~29일 =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

▲5월 28일 = 인천영락원 회생절차 개시

▲6월 2일 =인천시 둑실동 중증장애인요양시설 반대 노숙농성 돌입

▲6월 19일 = 2009 인천장애인취업박람회

▲6월 30일 =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임기 4개월 남겨두고 사퇴 표명

▲7월 1일 = 장애인장기요양보험시범사업 실시

▲7월 1일 = 장애인차별상담전화(1577-1330) 개통

▲7월 6일 = 인천시 동구, 장애인체육진흥조례 첫 제정

▲7월 20일 =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취임식

▲7월 24일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김정록 회장 취임식

▲8월 3일 =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의장후보 포기

▲8월 7일~10월 23일 = 인천세계도시축전

▲8월 18일 =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월 21일 = 장애청년드림팀 세계 6대륙으로 출발

▲8월 27일 = 안양샘병원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 협약

▲9월 3일~5일 = 2009 시니어&장애인 엑스포 개최

▲9월 7일~16일 =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 장애인 전시행사 ‘에이블아트’

▲9월 8일 = 한나라당 4기 장애인위원회 출범식

▲9월 9일 = 2010년 장애인복지예산 확보 투쟁 돌입

▲9월 15일~18일 = 2009 전남목포 뷰티풀챌린지, 제26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개최

▲9월 18일 = 성년후견인제 도입, 민법 개정안 입법예고

▲9월 21일~25일 = 제10회 장애인영화제

▲9월 23일 = 인천사회복지종사자 권익위원회 출범

▲9월 25일~28일 = 제2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최

▲10월 5일~23일= 2009 정기국회 국정감사

▲10월 13일~15일 = 장애인 ICT 접근성 국제워크숍

▲10월 14일~15일 = 제7회 인천장애인지도자대회 개최

▲10월 16일~23일 = 2009세계장애인문화예술축제

▲10월 15일 =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 개원

▲10월 23일 = 보건복지가족부 종합감사 실시

▲10월 27일 = (주)스텝스,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 협약

▲11월 2일 = 장애인예산 확보 위한 국회앞 천막농성 돌입

▲11월 17일~29일 = 제5회 대한민국장애인연극제 개최

▲11월 25일 = 제2대 대한장애인체육회 윤석용 회장 취임식

▲12월 3일 = 제11회 한국장애인인권상 시상식

▲12월 10일 = 제4회 인천사회복지상 시상식

장애인생활신문 박지연, 황혜선 기자 /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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