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연맹 이익섭 회장과 국제장애인연맹 비너스 일레건 의장이 제7회 세계장애인대회 준비와 관련한 양해각서에 사인하면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에이블뉴스>

내년 9월 5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전 세계 160여개국 3천500여명의 장애인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제7회 세계장애인한국대회가 열린다.

국제장애인연맹 비너스 일레건 의장과 한국장애인연맹 이익섭 회장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세계장애인한국대회 조직위원회 회의실에서 이번 대회의 준비와 관련해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소식을 알렸다.

이들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연맹 등 32개 장애인단체와 유관 기관으로 구성된 제7회 세계장애인한국대회조직위원회가 꾸려져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익섭 한국장애인연맹 회장이 조직위원장을, 이범재 한국장애인인권포럼 공동대표와 채종걸 한국장애인연맹 부회장이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비너스 일레건 의장은 "내년에 열리는 세계대회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이 통과된 후 처음으로 열리게 되는 가장 큰 규모의 세계적 장애인 행사로 전 세계 장애인들이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의 통과를 축하하기 위해 한국으로 몰려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익섭 회장은 "복지에서 인권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담고 있고 장애인의 삶의 질을 바꿔줄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의 제정을 축하하는 자리가 한국에서 처음 열리게 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장애인 인권이 크게 들려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10월 삿포로에서 제6회 대회를 치른 일본장애인연맹의 미사와 료 의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짧은 준비기간 동안에도 불구하고 제7회 대회 유치를 약속하신 한국측에 감사를 드리며, 일본이 옆에서 최대한 돕겠다"고 약속했다.

국제장애인연맹 비너스 일레건 의장과 일본장애인연맹 미사와 료 의장. <에이블뉴스>

세계장애인대회는 지난 1982년 1월 싱가포르에서 처음 열린 후 3~4년에 한번씩 각국을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애초 제7회 대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국내 사정으로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혀 우리나라가 치르게 됐다.

비너스 일레건 의장은 "세계대회를 한 번 치르게 되면 그 나라의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크게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이미 6차례의 경험을 통해서 확인했다"면서 "한국 장애인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사와 류 의장도 "일본에서 제6회 대회를 치르고 나서 장애인당사자 참여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장애인단체들끼리 네트워크를 갖추게 돼 국제장애인권리조약안을 제정하는데 효과적으로 대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익섭 회장은 "지난 여섯번의 대회가 지역 수준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대회라는 의미가 있었던 반면 제7회 대회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 비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전 세계 수준의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조직위원회측은 제56차 유엔총회에서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최초로 제안했던 멕시코 대통령 빈센트 폭스를 이번 대회에서 기조강연자로 참석할 수 있도록 초청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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