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인이여! 우리의 정체성을 회복하자”

한국농아인협회(회장 변승일)가 농아인의 날 및 창립 60주년을 맞아 지난 3일 오후 1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장향숙 의원, 회원 등 3천여명의 내·외빈이 자리한 가운데 ‘제10회 전국농아인대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의지를 다졌다.

농아인 정체성 회복과 인권에 대한 자각을 역설하고 있는 변승일 회장. <사진제공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농아인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또 하나의 소수 민족”이라고 강조한 뒤 “수어가 가정에서부터 교육, 정보, 직업, 문화 등 모든 영역에까지 의사소통 수단으로 인정받을 때 그간 방치되었던 농아인의 인권과 권리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변 회장은 또한 농아인들에게 “35만 농아인당사자들이 정체성을 회복하고 인권에 대한 자각을 통해 농아인 스스로가 권리회복에 앞장서야 한다”며 자주심과 주체성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이어 김강립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팀장은 유시민 장관의 격려사 대독을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표준수화보급 및 농아방송 등 청인의 복지증진과 인식개선에 힘쓴 농아인협회의 지난 60여년의 노고에 감사하다”면서 “장애유형별 적합 직종을 발굴하고 장애수당 인상 및 자립자금대여 확대 등 장애인 가구의 경제적 어려움을 경감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그간 농아인의 인권향상을 위해 힘쓴 유공자에 대한 포상, 감사패 및 공로패 전달식이 열렸다.

곽진환(충북농아인협회장), 김종호(경기농아인협회 이천시지부장), 김봉렬(경북농아인협회 경산시지부장), 엄정옥(경기농아인협회 공양시지부 실장), 박종규(청음회관 사무국장), 신창석(SK텔레콤 본부장), 김종복(수산건설(주)대표이사), 박흥수(전북농아인협회 자원봉사자)씨 등 총 8명이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경기농아인협회 부천지부의 회원인 이주철·유지화씨에게는 “부천시장상”이 돌아갔다.

특히 주신기 전농아인협회 회장이 한국표준수화사전 제작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수화공로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한민흠씨 외 2명이 ‘올해의 농아인상’, 김연신씨 외 1명이 ‘올해의 수화통역사상’을 수상했으며, 이정자(한국농아인협회 전 사무처장)씨 외 2명과 홍건표 부천시장 외 7명이 각각 공로패와 감사패를 받았다.

이 밖에도 대회에서 삼성SDI도우미견 센터가 농아인협회에 보청견 3마리와 김혜원(서울애화학교 중1), 진수강(인천성동학교 고2), 박영석(대구미래대학 호탤조리과 1) 학생 등 10명에게 30만원씩 총 3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우리난청센터는 보청기 50대를 농아인협회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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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농아인대회는 부천실내체육관에서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에이블뉴스>

한편 ‘농아인의 날’은 현재 한국농아인협회의 모체인 ‘조선농아협회’라는 자조자립단체가 설립된 지난 46년 6월에서 따온 ‘6’과 귀의 모양을 나타내는 ‘3’이 결합돼 6월 3일로 지정됐다. 지난 97년부터 매년 전국농아인대회를 개최,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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