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자기 삶’을 살고, 이용 장애인 개개인의 삶이 묻어나는 사람살이를 나누고자 ‘2019년 장애인거주시설 삶이 있는 이야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공모전은 장애인거주시설 이용 장애인 일상 속의 여가, 취미, 학교, 직장, 자립생활 등 모든 이야기를 주제로 장애인 당사자, 시설 직원이 총 70편의 사연을 공했으며, 그중 11편이 수상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열한 번째는 특별상 “조금씩 성장해 가는 어른 아이”이다.

인천광명원 직원 홍성희

조금씩 성장해 가는 어른 아이

금전관리를 하면서

2017년 8월 근무형태가 바뀌면서 생활지도 담당자 실 이동으로 인해 토파즈실로 가면서 지혜를 담당하게 되었다.

지혜는 25살이지만 정신연령은 그 나이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다.

개별 서비스 목표로 금전관리의 중요성과 교통카드를 이용하여 주 1회 계획된 물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8월 달 지혜가 어떻게 용돈을 사용하는지 보니 용돈을 사용하면 용돈기입장에 물품구입 내용을 작성해 오는 것인데 용돈 기입장에 작성을 하지 않을 때가 있음을 볼 수 있었고 실원들과 함께 물품을 구입하러 외출하면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구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9월에는 용돈이 얼마 남아 있는지도 잘 모르면서 무조건 2주가 되면 용돈 20,000원을 충전해 줄 것을 요구하고 다른 실원들이 사오는 물품마다 사고 싶다고 조르는 어린아이 모습도 계속하여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용돈 기입장을 자세히 살펴보니 본인이 간식으로 구입하는 것도 있지만 타실 이용인들에게 사주는 것도 많이 있음을 볼 수 있었고 본인에게 필요하지 않지만 상대방이 가지고 있으니까 그냥 가지고 싶어서 사달라고 어린아이 같이 떼를 쓰며 요구할 때가 있어 그때부터 지혜가 요구하는 것에 대해 꼭 필요한지 아닌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였다.

또한 다른 이용인들에게 과자나 음료수를 사주는 것도 좋지만 매번 용돈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사주는 것은 옳지 않음을 지속적으로 이야기 해 주고 아껴서 사용할 것을 지도하였더니 9월 중순부터는 수시로 용돈기입장을 가지고 와 담당자에게 보여주고 용돈 충전을 해야 하는지 물어보면서 용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금전관리에 있어서 용돈을 주면 무조건 과자, 라면, 음료수 등 간식만 구입하는 목적으로 용돈을 다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원에서 가까운 인더라인 24시 편의점에서만 물품을 구입하므로 지혜에게 용돈의 용도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생각을 하면서 사용하도록 하였다.

용돈으로 스스로 삶을 경험

10월에도 2주마다 용돈을 충전해 주고 사용하도록 하고 구입한 물품과 금액에 대해 용돈을 잘 사용했는지 안했는지를 설명해 주었더니 용돈에서 3~4천원 정도 남겨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원들이 구입한 물품에 대해 가지고 싶어 하여 요구를 할 때 이용인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설명을 해주고 생각하도록 하니 고집 피우는 경우가 점차적으로 줄어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11월부터는 1달에 2번씩 용돈 충전한 것을 1번으로 줄었고 인더라인에 없는 것을 사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으며 간식도 필요이상 구입하지도 않았고 필요 없는 물품을 구입한다고 용돈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12월에는 물건 구입을 인더라인 뿐 아니라 동네 마트나 부평지하상가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다른 이용인들과 함께 외출하여 구입해 보도록 하였으나 잘 이행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으나 용돈을 함부로 사용하지는 않음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17년도를 마감하고 18년도 계획에 대해 상담을 하였는데 본인 스스로 은행에 가서 현금인출기를 사용하여 입, 출금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여 임선영 팀장님과 상의하여 용돈 통장과 카드를 만들어 입, 출금 및 카드로 물품까지 구입하는 것을 2018년도 개별서비스 목표로 하고 용돈 카드와 통장을 만들어 사용하기로 하였다.

아이에서 성숙한 어른으로

2018년 1월부터 은행에 가서 카드로 입, 출금하기 및 통장정리하기, 카드가 없을 경우 번호표를 뽑고 서류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는 것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고 카드로 업무를 볼 경우 비밀번호는 꼭 외워놔야 함을 상기시키며 연습을 하였다.

특히 용돈 카드를 만들어 스스로 필요한 물품 구입 등을 하기로 하고 용돈 카드를 만들기 위해 은행에 갔는데 “국민행복카드”라고 바우처 카드를 가지고 있어 사용 가능하다고 직원이 알려줘 “용돈카드”로 정하여 사용하기로 하였다.

통장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같이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 주어 카드 및 통장을 새롭게 만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카드를 가지고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지도 않고 쑥스러워 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으며 카드를 달라고 말하지도 못해 가끔 이용인들과 동네 마트에 함께 가면 이용인들은 현금을 가지고 가서 먹을 것을 구입할 때 본인은 카드도 없고 돈도 없이 나가 먹고 싶은 것을 사달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지혜에게 확인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꼭 담당자나 그 날 근무 선생님께 말씀드려 “용돈카드”를 가지고 사용하도록 하였다.

지혜가 혼자서 카드를 가지고 물품 구입에 어려움이 있어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 담당자와 외출을 하여 물건도 고르고 비교도 하면서 구입하고 카드를 주고 계산을 하고 꼭 영수증을 받는 것까지 할 수 있도록 연습하였더니 재미있어 하였다.

또한 친구인 박oo 이용인은 개인적인 활동을 잘하는 편으로 지혜와 함께 외출하여 필요한 것들을 지혜가 스스로 구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부탁을 하였으며 담당자와 친구의 도움을 받아 연습한 결과 이전보다 물품을 구입하는 안목도 높아졌고 카드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음을 볼 수 있다.

친구들과 카페를 가고 싶다는 욕구가 있어 친구와 외출했을 때 카페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 와중에 간단한 간식은 이용인들처럼 현금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들이 있어 이용인과 상담을 하였는데 현금을 사용하면 거스름돈을 관리해야 해서 현금보다는 카드가 편하다고 이야기를 하므로 물품 구입이나 간식 등을 구입할 때 꼭 “용돈카드”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요즘에는 떼를 부리거나 쓸데없이 돈을 쓰는 행동은 하지 않으며 간식도 먹고 싶은 것 외에는 사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용돈에 대한 개념이 예전보다 많이 달라져 있음을 볼 수 있었으며 쓸데없는 것을 구입하지 않고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보이지 않아 그때마다 칭찬을 해 주어 본인도 스스로 잘할 수 있음을 인식시키고 지혜가 느끼는 보상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필요한 피복을 구입하거나 물품을 구입할 때 “너가 용돈을 잘 사용하고 아껴써서 이렇게 좋은 것을 구입할 수 있는거야”를 꼭 이야기하여 용돈을 잘 사용하면 더 좋은 것을 할 수 있음을 점차적으로 알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용돈을 잘 사용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직은 여러 가지 면으로 볼 때 미숙한 점은 있으나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 어른아이에서 생각과 행동과 마음이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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