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은 매년 장애인 일자리 확대 및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장애인일자리사업 우수참여자 체험수기’를 공모하고 있다.

2018년 공모에는 17개 시·도에서 133건의 수기가 접수됐고 심사결과 최우수상 4편, 우수상 9편 등 13편이 선정됐다. 수상작을 연재한다. 세 번째는 특화형 일자리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 김영석 참여자의 ‘경로당 안마사의 아름다운 일터’이다.

경로당 안마사의 아름다운 일터

김영석(대전광역시 중구)

저는 3세 때 척추결핵으로 3년 동안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시력을 잃고 현재 시각장애인 1급으로 살아가고 있는 김영석입니다

시각장애인으로 일반학교 생활은 하지 못하고 서울맹학교와 대전맹학교 전공과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취득한 안마사자격증으로 안마원을 돌아다니며 겨우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3년 시각장애인안마사파견사업인 경로당 안마사를 모집한다고 하여 누구보다도 기뻐하며 서류를 접수하고 현재까지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대전광역시 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경로당안마사로 일을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어르신들의 불편하신 몸을 조금이라도 가볍고 편안하게 해드리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였습니다.

학교 다닐 때 습득하였던 의학지식과 사회에서 새롭게 배운 최신의학정보와 제가 나름대로 안마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총 동원하여 어르신들께 안마를 해드리는데 그 중에서도 연세가 80세가 넘어 노쇠하여 몸 상태가 심해진 어르신들을 뵈면 마음이 매우 아프고 안타까워 쉬는 시간까지 안마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어느 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골다공증, 관절까지 심하여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으신 어르신을 뵈었을 때, ‘안마도 꾸준히 받으시면서 병원치료도 병행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병원에 다니시고 계시죠?’라고 여쭈었더니, 병원은 꾸준히 다니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잘 낫지를 않고 약을 너무 먹어서인지 속이 많이 쓰리다고 말씀하시며, 안마가 더 좋다고 1주일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약도 드셔야 되지만 그 질환에 효과가 있는 음식들을 추천해 드리면서 음식에는 부작용이 없으니까 그 음식들을 챙겨놓으시고 꾸준히 복용하시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리면 정말 고맙다고 꼭 그렇게 해보겠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어느 날 중구에 위치한 경로당에 방문하였을 때 첫 번째로 안마를 받으신 어르신은 90세가 넘었는데도 척추와 관절의 상태가 반듯하여 아주 건강하셨지만, 두 번째의 어르신은 70세 약간 넘으셨다고 하시는데 제1흉추에서 제2,3흉추 극돌기의 좌우 양쪽으로 방관경락 제1선과 제2선에 걸쳐 띠를 형성하고 굳어 있어서 어르신께 ‘어르신 평상시에 목에 가래가 많이 끼시지요?’하고 여쭈니까 앞이 보이지도 않은 사람이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굉장히 의아해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곳을 다시 만져드리면서 목뼈 바로 아래쪽 흉추 좌우 양면으로 굳어 있으신데 이곳이 이렇게 굳어 있으면 기관지가 약하신 것이고, 심해지면 나중에는 폐까지 약해지십니다.

방치하시지마시고 꼭 치료를 받으셔야 하는데 현재 병원치료는 받고 계시는지 여쭈었더니 오래전에는 병원치료를 받았지만 지금은 약만 처방을 받아 드신다고 하시 길래 제가 그 어르신께 기관지에 좋은 식품으로 더덕, 도라지, 머위, 은행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씀드리면서 그중 은행을 항상 비치해 놓으시고 드실 양만큼만 잘 볶아서 하루에 2~3알씩만 꾸준히 복용하실 것을 권해드리며, 기타 다른 식품들은 나물로 요리해 드실 것을 권해드렸습니다.

그러면서 혹시나 은행을 하루 복용량을 넘길까 걱정이 되어, 어느 중년층 남성이 저녁식사 후 군것질거리로 은행을 볶아서 텔레비전 시청을 하며 먹다보니 약 두 시간 동안에 한 대접을 먹고, 포만감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의식을 잃고 아침에 깨어나지를 못하여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한 사례도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약2주정도 지나 그 경로당을 방문하여 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누가 제 손을 덥석 잡으시며 고맙다고 하시면서 사탕을 한 움큼 쥐어주고 가셨습니다.

그리고 또 어느 경로당을 방문하였을 때는 어르신이 제게 안마를 받기위하여 자리에 누우시더니 ‘내 몸이 어디가 좋지 않은지 진단 좀 해봐요?’라고 하시 길래 저는 안마사지 의사가 아니라고 말씀드리며, 안마를 하는 동안 몸 상태를 살펴보니 등 쪽으로 제7흉추에서 제8, 9흉추 극돌기 양옆으로 제1선과 제2선이 굳어있고, 명치아래쪽으로 압통증이 있고, 대퇴부와 하퇴부의 위장경락이 딱딱하게 굳어있기에 잘 풀어드리면서,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위장이 약하신 것 같습니다.

치료를 받으셔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며, 제가 아는 상식선에서 위장에 좋은 약초로 김, 마, 민들레, 양배추가 있다고 꾸준히 복용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 방문하였을 때 그 어르신이 저에게 오는 순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제 앞에 누우시길래 ‘어르신 여기 순서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시니 순번대로 안마사 선생님들에게 가서 안마를 받으시면 되요’라고 말씀드렸더니 막무가내로 저에게 받겠다고 우기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번 한번만 해드리기로 하고, 지난주에 집중적으로 풀어드렸던 부분을 안마해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듯 지난 5년여 동안 수많은 경로당을 다니면서 어르신들과 희로애락을 하다 보니 마치 한 가족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제 몸이 아프고 지칠 때 쯤 연가나 병가를 쓰고 싶어도 1주일을 저희 안마사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눈에 선하여 지친 몸을 다시 추슬러 기쁜 마음으로 저의 아름다운 일터로 출근을 합니다.

끝으로 제가 바라는 것은 저희 안마사들에게 안마를 받으시는 모든 경로당의 어르신들이 안마를 받으니 ‘역시 시원하고, 좋구나!’하시면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노후를 즐겁게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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