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색’은 평화, ‘녹색’은 환경 등 색상은 특정 이미지를 대표하기도 한다. 영국에서 ‘보라색’은 ‘장애’ 관련한 단체명과 함께 사용된다. 영국의 장애인단체 퍼플(Purple), 퍼플 네트워크(Purple Network) 등이 그 예이다.

이에 영국의 ‘퍼플’은 ‘보라색’을 장애인식개선 캠페인에 활용, 장애 관련한 소비시장을 새롭게 인식하자는 ‘퍼플 파운드(Purple pound)’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기고에서는 퍼플 파운드와 이를 적용한 접근 가능한 쇼핑의 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영국 내 장애 관련 소비규모 연간 2,490억 파운드

영국의 ‘퍼플’은 장애 관련 소비시장이 연간 2,490억 파운드로 추정한다. ⓒwearepurple.org.uk

‘퍼플’은 자체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영국인구의 약 19%가 넓은 의미의 장애를 가지고 있고, 전체가구의 53%가 장애인가구라고 밝혔다. 또한, 장애인들이 외식, 소매업 분야에서 매년 총 2,490억 파운드를 지출한다고 추정한다.

퍼플의 CEO 마이크 아담스(Mike Adams)는 “기업에게는 장애시장이 기회”라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장애와 관련해 지출되는 소비규모를 “퍼플 파운드(Purple Pound)”라고 부른다.

퍼플 파운드는 이제껏 기업이 주목하지 못한 새로운 시장이며 기업의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면, 기업에게는 이익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전략적으로 장애인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장애인을 고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따라서 퍼플 파운드는 소비자와 기업 둘 다에게 중요하다.

‘퍼플’이 조사한 주요 통계 수치는 다음과 같다.

- 영국에서는 인구의 19%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 전체 가구의 53%는 장애와 관련 있는 사람 이며 이들이 쓸 수 있는 지출 규모는 연간 2,490억 파운드 이다.

- 장애인과 그 가족이 지출가능 한 규모는 18억 파운드이나, 불편한 서비스 때문에 시장에서 이탈한다. 기업은 이렇게 규모가 큰 시장을 매달 잃고 있다.

- 잠재 장애소비자의 73%는 그들이 방문하는 웹사이트에 대해 장벽을 느끼고 있다.

- 장애인의 83%가 장애인을 지원하는 소매점에서 쇼핑을 한다.

- 평균적으로 소매업의 20%만이 장애인을 고객으로 가지고 있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은 장애에 대해 이해하고 그에 맞는 시장 전략을 세울 수 있다.

- 영국에서는 대략 6백만 명의 장애인이 일을 할 수 있는 연령대에 있으나,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장애인은 320만 명뿐이다.

영국 ‘퍼플’의 CEO인 마이크 아담스는 올해 처음으로 접근 가능한 쇼핑의 날 행사를 추진했다. ⓒinews.co.uk

접근 가능한 쇼핑의 날 ‘퍼플 튜즈데이’ 11월 13일 열려

지난해 마이크 아담스(Mike Adams) 대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 가지 실험을 했다. 그는 휠체어를 이용해 28개의 상점을 방문했다. 그 중 23개의 상점에서는 아담스가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말을 걸지 않았다.

"매장의 직원들은 장애인에게 잘못된 행동으로 의도치 않게 불쾌하게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매장 직원들은 걸어오다가도 저를 보게 되면 방향을 틀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영국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11월 13일, 접근 가능한 쇼핑의 날인 “Purple Tuesday”을 시작했다.

“Purple Tuesday(이하 접근 가능한 쇼핑의 날)”란 상점에서 장애인이 쇼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장려하는 행사이다.

접근 가능한 쇼핑의 날에서 매장에 대해 장려하는 사항은 저시력자를 위한 큰 글씨 사이즈, 가격표시/자폐인을 위해 충분히 상품에 대해 탐색 할 시간을 주는 ‘조용한 시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탈의실 설치, 매장 내 휠체어가 지나 갈 수 있도록 통로 넓히기, 매장직원 대상 장애인식개선 교육, 중심지에 위치한 상점에 경사로 설치 등이다.

영국의 유명 소매체인점인 막스 앤 스펜서(Marks & Spencer), 슈퍼마켓 체인 세인즈버리(Sainsbury’s), 소매체인점 아르고스(Argos) 등을 포함한 500개가 넘는 단체가 이 행사에 참가의사를 밝혔다.

아담스는 이번 행사의 중요성에 대해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도 있는데, 왜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이 성수기를 활용하려고 하지 않는가? 우리는 기업에게 세상을 바꾸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하지 않았던 작은 행동을 하길 바라는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장애시장은 큰 시장이지만, 10% 미만의 기업만이 이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결국 이것은 기업이 매주 420만 파운드의 매출기회를 잃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접근 가능한 쇼핑의 날 행사 시작에 앞서 영국 대형쇼핑매장의 점원들이 모여 이날을 기념했다. ⓒ www.echo-news.co.uk

아담스는 또한 “접근 가능한 쇼핑의 날과 같은 행사는 장애인식개선 및 장애인의 쇼핑경험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행사가 단편적인 이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재정적, 사회적 이익은 분명하고 이러한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앞으로의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출처

1. https://wearepurple.org.uk/

2. https://www.drapersonline.com/business-operations/accessing-the-249bn-purple-pound/7032768.article

3. https://www.bbc.co.uk/news/blogs-ouch-25812302

4. https://spectrumcil.wordpress.com/2017/06/16/what-is-the-purple-pound/

※ 이글은 인천전략이행 기금 운영사무국을 맡고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 대외협력부 손지유 주임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인천전략’은 아‧태지역에 거주하는 6억 9천만 장애인의 권익향상을 위한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2013~2022)의 행동목표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인천전략사무국으로서 국제기구협력사업, 개도국 장애인 지원 사업, 연수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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