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매 복지플래너(경인지역본부). ⓒ국민연금공단

최근 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성주)이 장애인서비스연계사업 필요성 전파를 목적으로 ‘2017년 장애인서비스 연계지원 우수사례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공단 19개 지사 34명의 복지플래너가 총 34편의 우수사례를 제출했고 1·2차 심사결과 수상작으로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장려상 5편, 특별상 1편 등 총 10편을 선정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열 번째는 특별상 “우리도 이젠 잘 살 수 있어요~”이다.

“우리도 이젠 잘 살 수 있어요~”

신동매 복지플래너(경인지역본부)

영수네 가족과의 첫 만남 ~~

청소년기 지적장애인이 2명인 가정에 상담을 통해 이용 가능한 복지서비스를 안내하고자 전화를 드리자, 할머니는 영수엄마가 가출을 해서 자신이 돌보고 있다고 하신다.

가정사가 복잡하고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출장상담을 원하셨다. 중복더위가 한창인 7월 하순에 방문한 영수네 집은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아 푹푹 찌는 열기가 가득했다.

온몸에 땀이 흘렀다. 영수(가명, 지적2급, 14세, 남)네 가정은 7인 가구로 부모, 5형제가 어렵지만 아빠의 소득(건설현장 일용직)으로 그럭저럭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막내 동생을 데리고 가출, 1년 정도 아빠가 살림을 꾸려 나갔으나 날이 갈수록 엉망진창이 되어 이를 보다 못한 조부모님이 영수네 가정으로 들어오셨다고 하신다.

식구는 많고 어떻게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할지 눈앞이 깜깜하다고 하시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밤이 오는 게 두렵다고 하신다. 영수와 한살 위 형(지적3급)도 같은 중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기저질환으로 영수는 아토피피부염이 있다고 하신다.

영수할머니는 영수의 아빠도 지적장애가 있으나 일을 한다며 성실하고 착한 아들이라고 자랑까지 하신다.

그칠 줄 모르는 사연을 듣고 현장에서 가능한 복지서비스를 안내해 드린 후 돌아서는 발걸음은 가족모두가 겪는 어려움이 눈앞에 아른거려 무거웠지만 머릿속엔 벌써 총체적 위기사항으로 관찰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가족복지차원에서의 서비스 지원계획이 하나 둘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필요서비스 파악 및 서비스지원계획 수립 ~~

종합상담을 통해 관찰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서비스지원계획을 수립하여 며칠 후, 사례회의를 통해 ‘전문기관 연계를 통한 가족기능회복’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첫째 가족의 법률지원 및 신용회복 방안, 둘째 교육지원 및 심리상담 등 정서함양 방안, 셋째 주거·후원물품·조부의 취업 등 생활안정지원방안을 세부실천계획으로 수립해 서비스위원회 상정을 결정하였다.

맞춤형복지서비스 연계지원으로 삶의 희망을 ~~

조손․장애인가구인 점을 감안한 맞춤형복지서비스를 의뢰·연계했다.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 및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LH임대주택 신청, 지적장애 발달재활서비스 등 교육지원, 성장기 형제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주·부식 지원, 영수와 조부모의 기저질환 치료를 위한 301 네트워크 서비스, 가족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찾아가는 가족상담 서비스, 가족의 생활습관·건강행태 등 건강관리를 위한 방문보건 서비스, 가족구성원의 신용회복을 위한 찾아가는 금융상담, 모의 가출처리 등 법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찾아가는 법률상담 서비스, 생필품 등 후원물품 지원, 조부의 노인일자리 연계, 발달장애인 힐링 뮤직콘서트를 비롯한 가족휴식지원 등이다.

어느 날, 영수할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지원받은 주·부식으로 손자들 음식도 만들어 주고, 꾸준히 발달재활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온가족이 의료비 걱정 없이 병원도 다니고 전문상담으로 가족상담, 신용회복 상담, 법률상담을 받으며 끙끙 앓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어 큰 위안이 되었다고 하신다.

찾아오시는 선생님들 모두 친절하시며 이렇게 고마운 분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감마저 든다고 하신다. 더욱이 동주민센터의 발 빠른 도움으로 신청한 LH임대주택도 선정되어 이사할 예정이며 영수할아버지 일자리도 연계해 주신다는 전화를 받아 얼마나 기쁜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신다.

손자들과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했는데 복지서비스를 받으면서 삶의 희망이 생겼다고 하신다. 한참동안 근황을 말씀하시는 영수할머니의 음성은 힘이 실려 있었고 안정적이었다.

우리도 이젠 잘 살 수 있어요~~

10월 10일, 추석명절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조심스럽게 안부전화를 드렸다. 영수할머니는 말할 틈도 주시지 않고 말끝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어찌나 많이 하시는지, 디딤돌 역할을 했을 뿐인데 듣고 있는 내 얼굴은 후끈 달아올라 어느새 홍당무가 되었다,

“아이구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선생님 덕분에 우리도 이젠 잘 살 수 있어요. 모든 것이 복지플래너 선생님 덕분입니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가정이 선생님을 만난이후 얼마나 평화롭고 좋아졌는지 몰라요. 얼마 후면 신용불량의 굴레도 벗어날 수 있고 영수엄마 호적정리도 될 것 같아요. 여전히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저도 심리 상담을 받으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자신감 있는 밝은 모습으로 탈바꿈하신 영수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지는 의미 있고 행복한 날이었다.

장애인서비스는 국민연금과 함께였음을 체험한 소중한 기회 ~~

조손·장애인가구인 영수네 가정에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기관마다 영수네 가정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요청해야 했고 하나부터 열까지 점검해야 하는 등 몇 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유대관계가 더욱 더 돈독해져 영수네 가정의 절실했던 문제들을 함께 해결,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음에 보람을 느낀다.

장애인서비스연계지원으로 시작된 만남이 “행복한 어울림의 시작, 장애인서비스는 국민연금공단과 함께였음”을 동행자 모두 직접 체험한 소중한 기회였다. 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소명의식을 가지고 헌신할 것을 다짐하며 영수네 가정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꿋꿋하게 생활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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