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회장 손영호)가 장애인에 대한 청소년의 긍정적인 인식을 일깨우기 위해 '2017 장애청소년 BestFriend'사업을 실시하고 활동사례수기를 공모했다.

이번 공모에는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장애청소년 Best friend로 활동하고 있는 비장애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장의 추천을 받았으며, 최종 최우수 1팀, 우수 4명(팀), 장려 15명(팀) 등 총 20명(팀)이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이들의 활동사례수기를 연재한다. 여섯 번째는 김다은 학생의 활동사례수기다.

범박고등학교 김다은

저는 친구를 구별 없이 사귀고 잘 지내는 편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에 비장애 친구뿐 아니라 조금은 다른 성향과 특징을 가진 장애 친구와도 함께 놀곤 했었는데 그 친구와 놀거나 대화를 나누면 장애 친구와 함께 저도 소외를 당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면 저도 괴롭힘을 당할까봐 그 친구를 돕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 친구는 사정이 생겨 더 이상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되고 만날 수도 없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친구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헤어진 것이 정말 미안하고 후회되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 저희 반에 도움반 친구 3명이 배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움 반 친구들의 힘듦과 소외됨을 무시하여 그 친구를 그저 떠나보내는 똑같은 후회를 하는 경험을 하지말자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반 친구로서 또한 반장으로서 도움 반 친구들이 어떻게 해야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같은 학급에서 잘 생활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큰 고민 이였습니다.

3명의 친구 중 특히 자폐성 장애를 가진 ◯◯이라는 친구는 수업시간 중에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비속어가 섞인 말들로 고함을 지르며 수업방해로 불쾌감을 주곤 했습니다. 이러한 ◯◯이의 모습이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저는 이런 ◯◯이를 진심으로 돕고 싶었습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친구들은 감정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이나, 처음 가본 장소에 놓여 지면 기분이 안 좋아지면서 더욱 소리를 지른다는 특징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면서 ◯◯이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가 비속어를 줄이고, 소리 지르는 것을 줄이려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어렸을 때 점선을 따라 한글을 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 ‘욕하지 않아요’ 이런 문장들을 점선으로 써서 따라 쓰라고 주었습니다.

◯◯이는 점선을 따라 문장을 쓰느라 수업시간에 조용해졌고,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비속어를 전 보다 덜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이에게 잘 따라 와준 모습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또한 모둠활동을 할 때 반친구들은 ◯◯이와 같은 조를 하는 것을 꺼려하는 모습이 보였고, ◯◯이가 수업에 배제됨 없이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저는 선생님께 말씀드려 저와 같은 모둠으로 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는 수업 내용을 이해하고, 학습지에 칸을 채우고 필기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친구이기 때문에 모둠장으로서 수업이 끝나고 이해하기 쉽도록 어려운 단어 하나씩 풀어가며 설명해 주었더니 이해가 간다는 표현을 보였습니다. 또한 ◯◯이는 제가 먼저 ◯◯이에게 말을 걸고 장난을 치는 모습일 지라도 그것이 ◯◯이를 배척하기보다는 함께 대화를 하고 싶다는 표현임을 아는 것인 지 저의 대화방식에 항상 응답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이에게 좋은 말을 건네면 거울처럼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이의 좋은 표현과 행동에 저는 더 기쁨을 느끼고 저의 사소한 배려를 크게 느껴주는 ◯◯이의 모습에서 오히려 제가 더 큰 위로와 기쁨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평소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는지, 혹은 그것을 잘 실천하고 있었는지에 의문이었던 저에게 해답을 주는 모습들이어서 타인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인 제 자신을 더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에게 일방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와 저는 서로 도움이 되는 사이가 되었고, 이것은 저와 ◯◯이의 노력과 배려가 만들어낸 긍정적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제가 배려하는 것을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 배려를 너무 고맙게 생각해주는 것이 오히려 제가 더 ◯◯이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의 노력을 알아주어 함께 노력해준 ◯◯이에게 많을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이만의 진심어린 정성과 마음, 그리고 우정을 통해 어디에서도 받을 수 없는 깊은 감정과 배려를 받았고 또한 배웠습니다. 이것은 오히려 제가 더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는 저에게 많을 것을 깨닫게 해준 고맙고 감사한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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